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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에 울리는 '환희의 송가'- 2020 마지막 송가

기사승인 2020.12.20  15: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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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명 실내악 편성, 단 1회 온라인 생중계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 서울시향의  2020년 마지막 연주로 단 1회 온라인 생중계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강은경)은 2020년 12월 20일(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 온라인 콘서트 <2020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합창'>의 실황을 서울시향 네이버 TV와 서울시향과 서울시 유튜브를 통해 단 한번전 세계로 생중계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CeYRfSCMnE

 

롯데콘서트홀에서 이뤄지는 이날 공연은 약 65분간 서울시향 공식 네이버 TV 채널과 유튜브 채널, 서울시 유튜브 라이브 서울 등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중계 종료 후 다시 보기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매 연말 서울시향의 정기공연 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핀란드 출신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야코 쿠시스토(Jaakko Kuusisto)가 출연진의 안전을 고려해 ‘무대 위 거리 두기’가 가능한 실내악 규모로 편곡했고, 총 64명(지휘자 1명, 솔리스트 4명, 합창단 24명 포함)이 연주하게 된다. (2019년 서울시향의 ‘베토벤 합창’에는 단원 및 합창단 약 200여 명 출연) 또한, 이번 공연은 비대면으로 진행하지만 참여하는 연주자 및 스태프는 안전한 공연 운영을 위해 모두 사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으로 통보 받았다.

●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Markus Stenz)가 편곡 버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지휘를 맡고, 협연자로는 조성진에 이어 도이치 그라모폰(DG) 전속 아티스트가 된 소프라노 박혜상,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2019/20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했던 테너 박승주(마리오 박), 경희대학교 교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빈 슈타츠오퍼의 전속가수 베이스 박종민과 국립합창단이 함께한다. 편곡자 야코 쿠시스토는 “베토벤 교향곡 9번과 같은 걸작의 편곡을 시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큰 작업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이번 편곡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체임버 규모로 편곡, 팬데믹 시대에 ‘합창’ 듣기

● 연말이면 어김없이 전 세계 콘서트홀에 울려 퍼지곤 했던 이 시대의 가장 유명한 교향곡인 베토벤의 ‘합창’은 고밀도 대편성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팬데믹 시대에 실연으로 가장 듣기 힘든 곡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서울시향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매년 연말 무대에 올려온 전통을 지키고자, 무대 위 거리 두기를 고려한 실내악 편성으로 일찌감치 편곡을 의뢰했다.

 

●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은 고전에서 낭만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다이내믹한 변화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새로운 악기가 더해져 음향은 확대되고, 음색은 더욱 풍부해졌다. 금관악기 수가 늘어나고 팀파니 하나뿐이었던 타악기 파트에 트라이앵글, 심벌즈, 베이스 드럼이 추가되었다. 여기에 그동안 순수 기악곡으로 여겨졌던 교향곡이라는 장르에 ‘인간의 목소리’를 도입, 이전과 다른 교향곡을 내놓으며,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낭만주의 교향곡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낭만파 전후의 많은 작곡가들이 베토벤 9번 교향곡의 파격적인 구성과 자유로운 형식에 영향을 받았다. 브루크너 교향곡 3번 d단조,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 등 작품에서 베토벤 9번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으며, 브람스는 그의 첫 교향곡이 ‘베토벤 10번 교향곡’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교향곡에 최초로 성악을 사용한 베토벤의 선구적 발상은 말러와 쇼스타코비치에게 두드러지게 계승되었다.

 

● 서양 고전주의 음악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며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바꾸는 시도는 흔치 않다. 그러나 베토벤은 이미 자신의 교향곡 2번을 실내악으로 편곡한 바 있어, 작곡가 자신이 후대의 음악가들의 도전을 허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향의 ‘합창’ 편곡자 야코 쿠시스토는 서울시향의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가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1988~2008년) 핀란드 라티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1998~2012년)으로 활동했으며, BIS 레이블로 시벨리우스 레코딩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핀란드 쿠오피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실내악, 성악 교향악, 오페라를 포함 약 40여 곡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편곡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다.

그는 “베토벤 교향곡 9번과 같은 고전주의 명곡을 편곡한다는 것은 하거나 말겠다고 대답하기 전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과제이다. 원곡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대단히 많이 요구된다. 베토벤의 작품은 더 이상의 ‘개선될’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에, 최대한 원곡의 틀을 유지하며 편곡을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쪽을 택했다”라고 밝혔다.

쿠시스토가 편곡한 ‘합창’에는 관악기 연주자가 8명만 등장, 19명의 관악 연주자가 등장하는 베토벤의 원보와 비교해보면, 절반 미만으로, 이러한 소규모 악단으로 연주되는 ‘합창’은 그간 들어왔던 장대한 무대와 다를 수 있으나, 베토벤이 의도한 디테일을 더욱 섬세하게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자유와 화합, 인류가 이루는 이상적인 공동체

● 베토벤 9번 교향곡이 음악사적인 영향력을 뛰어넘어 더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자유와 화합, 인류애와 같은 인간 최고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고단한 삶을 뒤로하고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으며, 익히 알려진 대로 9번 교향곡을 작곡하던 시기에는 청력을 상실하여 초연 당시 관객들의 박수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어둠에서 광명으로’ 향하는 베토벤 특유의 구도가 뚜렷이 나타나 있는 교향곡 9번은 이와 같이 고난과 절망 속에서 희망과 기쁨을 찬미하는 작곡자 본인의 초인적인 자기 고백이다.

 

● 1악장은 당당하게 시작하는 일반적인 교향곡의 도입부와 달리 신비스럽게 시작된다. 서양음악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교향곡 개시 방법이라 할 만 한데, 혼돈과 같은 도입부를 지나 불안감과 의구심을 갖게 하며 삶에서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갈등을 보여준다. 통상적으로 2악장은 느리고 서정적인 가요 악장, 3악장에 빠르고 경쾌한 스케르초 악장이 오지만, 베토벤은 이런 관습을 버리고 순서를 바꾸어 2악장을 빠른 악장, 3악장은 느린 악장을 배치했다. 2악장은 현악기와 팀파니의 짧고 강렬한 울림으로 시작한 후 경쾌하게 약동하며 거친 에너지로 채운다. 단조에서 장조로 급하게 조바꿈 되는 중간부 트리오는 4악장 ‘환희의 송가’의 복선이다. 3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는 베토벤의 음악 중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악장이라 할 수 있다.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후반부에 음악의 흐름상 납득이 되지 않는 금관악기 팡파르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이러한 전개는 마치 행복한 삶에 불행이 뛰어들 수 있다는 경고 같기도 하며, 곧 인류에게 평화와 화합으로 만나는 환희의 순간이 곧 다가오고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음악은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의한 칸타타인 4악장을 향해 가고 있다. 베토벤이 제시하고자 했던 이상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악장으로 음악은 서사적으로 전개된다. 베토벤은 간결하고 쉬운 선율로 앞선 제시한 투쟁이나 노력, 열광, 안정도 필요하지만 진정한 환희는 보다 소박하고 친숙한 것임을 알려준다. 앞서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연주 한 레치타티보를 바리톤의 음성으로 “오, 벗들이여! 이런 소리가 아닙니다. 우리 이보다 더욱 기쁨에 넘친 노래를 부릅시다.”가 울려 퍼지며, 성악이 교향곡에 등장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진다. 그런 다음 바리톤과 합창이 연달아 “환희(Freude!)”를 외치며 유명한 환희의 송가가 시작된다. 4악장 말미에 모든 인류가 형제처럼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적인 공동체가 오케스트라와 합창으로 펼쳐지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르쿠스 슈텐츠 ⓒ Molina Visuals (2)

● 2020년 12월에 공연되는 베토벤의 ‘합창’ 공연은 여러 면에서 각별하다. 많은 연주자들이 무대를 잃고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을 수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합창’ 교향곡을 공연 할 방법을 모색하였다. 절망을 이겨 낸 투쟁의 아이콘 베토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공간적 제약을 넘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이번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은 12월 20일(일) 오후 5시부터 약 65분 동안 서울시향 공식 네이버 TV 채널(tv.naver.com/seoulphil)과 유튜브 채널( www.youtube.com/seoulphil1), 서울시 유튜브 라이브 서울(www.youtube.com/seoullive)에서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중계 종료 후 다시 보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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