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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논평] 소극장오페라축제, 관객 중심 전략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1.04.16  2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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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왜 관객이 없을까?

 

오페라는 운동도 지원프로젝트도 아니다. 

퀄리티 높은 작품으로 관객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관객 중심 프로그래밍으로  재편해야 한다.

                                         ”

 

 

소극장오페라축제가 4년 만에 재개됐다. 1999년 시작된 이후  120여 개 민간오페라단이 참여해 온 소극장오페라축제는 장수동(서울오페라앙상블) 감독이 이끌어 오다가 2017년 최지형 연출에게 이임 후 경영상의 문제로 중단된 상태였다. 올해 예술의전당 후원에 힘입어 오랜만에 개막을 하게 되니 주최하는 조직 내부에서는 감개무량해 자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과연 오페라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와닿을까?

 

오페라는 400여 년 전 유럽에서 태동할 때 대중적인 장르로 시작됐는데, 오늘날 왜 어려운 예술로 인식되어 관객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을까? 초감각적인 미디어아트를 비롯해 빠르게 변화하는 다양한 예술방식은 극장에서 장시간 고전적인 무대를 감상하는 것이 인내를 요구하는 시대에 왔다.

그럼에도 오페라 무대는 여전히 고답적인 미학을 고수하며 어둡고 깊은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합창, 오케스트라, 무용이 융합된 종합예술로서 많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 오페라는 그 자체로 웅장한 매력을 지니며 ‘성악’이라는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아름다움을 분출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외국어의 가사 전달과 음악과 내용의 해석 등 장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극장의 대형오페라를 대신해 대중 속으로 파고든 오페라가 소극장오페라축제로 전개돼왔다. 소극장오페라의 역사는 그야말로 지난한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었을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수길(전 국립오페라단장)이 언급한 “이제 운동의 차원을 넘어 축제로 거듭난다”는 것이 그 증언이 아닐까 싶다.

민간에서 20여 년을 지탱해온 축제가 지원금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기도 하다. 예술 장르가 관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운동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즐겁고 의미 있는 감동으로 다가갈 때 예술작품으로 오페라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소극장오페라축제는 나름 다양한 준비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관객을 축제로 끌어들일 매력적인 요소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관객 중심의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가 없다. 성악가를 앞세운 기획도 필요하다. 축제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관객이고, 출연 성악가를 중심에 두고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조직위나 집행위원회의 주최측이 전면에 나서 자축하는 분위기는 쇄신 되어야하며 그러한 사고의 틀도  바뀌어야 한다.

올해 소극장오페라축제의 관건은 얼마나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일게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않으면 예술도 영원할 수 없다”는 명제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개막작 오페라 <김부장의 죽음>

 

소극장오페축제의 성패 여부에 대한 키워드는 무엇보다 ‘관객’이다.

 소극장오페라축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한 제언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우선 축제의 주제(슬로건)를 통해 관객에게 흥미와 관심을 유발해야 한다. 

주제가 있는 축제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관객에게 어필할 요소들을 홍보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축제의 기본 속성인 신선함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볼거리를 홍보해야 한다.

(올해 소극장오페라축제는 특별한 주제도 슬로건도 없다. 4년 만에 재개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축제에  재도약하는 의미의 상징성을 띤 주제를 제시했다면 관객에게 더 어필하지 않았을까?)

 

둘째, 작품 선정에서도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택해 매회 축제의 특색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신작과 실험적 창작에 대한 선정 기준을 둠으로서 특색 있는 축제의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다음 해의 축제를 준비하며 일년 전에 미리 작품을 선정하고, 주제를 정하는 과정을 통해 왜? 무엇 때문에 이 축제가 유의미한가?에 대한 자체적인 고찰과 탐색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진지한 노력이 선행될 때,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 선정- 작품 선정- 홍보 전략- 이벤트 및 부대행사 준비 등의 프로세스가 일관된 주제에 부응하도록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성악가를 부각하는 홍보 및 전략이 필요하다. 

오페라에서는 왜 성악가를 내세워 널리 알리는 홍보를 하지 않는걸까?  '오페라의 꽃'이라 불리는 성악의 묘미를 살려 성악가를 어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볼때, 영화와 연극, 드라마 어떤 장르에서도 누가? 출연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 최근 아카데미 수상으로 화제가 된 영화 <미나리>를 보자. 과연 관객들이 배우들에 대한 관심보다 제작진, 집행위에 관심이 가는걸까? 오페라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홍보마케팅 전략의 타 장르 벤치마킹도 필요하다.)

축사 1

 

  

축사 2

특히, 간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로 작곡가, 연출, 지휘자 등 스탭이 선두에 나서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이번 축제에서 보는바와 같이 스탭들 중심에서 정작 무대에서 관객과 대면하는 성악가들 중심으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들 성악가들을 어떻게 전면에서 알리고 어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프로그램북 앞장에 드러난 주최측 관계자들, 오페라업계 관계자들 축하메시지보다 오페라 애호가, 매니아 관객들로부터 축하메시지를 받아 실었다면 어땠을까? 관객들이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며 기뻐하는 것이 축제 붐업에 더 도움되지 않을까?

조직위, 집행위 명단은 뒤에서 축제가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조용히 노력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 아닐까? 주최하는 측에서 스스로 나서서 '셀프 만만세'를 외치는 모양새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소프라노 조수미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넷째, 홍보대사 및 중진 성악가 기용도 필요하다. 

홍보대사를 통한 대외적 홍보 이미지를 부각하고, 경험 있는 숙련된 중진 성악가를 주역으로 세워 기량과 작품의 질적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예산의 문제 이전에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는 것은 조직위와 집행위의 역할이기도 하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축하 영상 보다는 홍보대사로 초빙하거나 실제 무대에서 조수미가 소극장오페라축제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서 화제를 만들어야 하지 않았을까?)

축제는 운동도 아니고, 신진 지원프로젝트가 아니다. 우수한 작품으로 관객의 호주머니를 열어 구매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우리말 오페라 충분한 훈련이 기반되어야 한다.

우리말로 하는 축제의 특징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철저한 준비로 어색하지 않은 숙련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외국어의 뉘앙스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별한 재미가 없는 썰렁한 포토존
새로 신설한 프로그램으로 버스킹 오페라 '로(路)페라' 는 홍보 부족으로 관객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산한 분위기다.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자유로운 방식의 버스킹 오페라로 보완과 더불어 재구성이 필요하다.

여섯째, 부대행사 및 이벤트의 포인트도 관객 중심이어야 한다. 

이번 축제에는 관객을 위한 행사가 미흡하다. 관객이 축제에 직접 참여할 내용이 없다. 

멋진 포토존과 오페라와 관련된 재미있는 장치 마련, 기념할만한 굿즈,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한 이벤트 등을 통해 관객의 흥미를 끌어 SNS 돌풍 등 붐업을 유도해야 한다. 트렌디한 전략적 홍보 마케팅과 더불어 부대행사의 방향도 전환될 필요가 있다. 

오페라 발전을 위한 '오페라포럼', '오페라피칭' 등과 같은 내적 사업전략은 축제에서보다는 평소에 오페라계 안에서 상시적으로 강구되어야 할 내용일 것이다. 관객 참여 없이 관계자들끼리의 포럼에서는  늘상 되풀이되는 이너 서클의 문제일 뿐이다.

 

일곱째,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올해 축제에서 신설한 시상식 제도에도 관객 참여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몇몇 교수들에 의한 선정보다 축제이기에, 관객들도 수상작 선정에 동참하는 과정을 통해 한층 축제의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다. 또,  관객이 뽑는 인기상도 있으면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미도 확장되고  더 풍성해지지 않겠는가.

관객 참여형 무대는 시대의 변화 트렌드다. 더욱이 붐업을 위해서라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프로그램 앞장을 줄줄이 장식하는 오페라계 관련 인사들의 축사판 인양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오페라, 관객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임효정  (발행인)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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