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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노동자들의 체험, 몸에 어떻게 나타날까?

기사승인 2021.06.05  13: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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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두 안무 <제7의 인간>

_떠나야만 했던, 돌아갈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

 

2010년 초연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정영두 안무의 무용 <제7의 인간>이 11년 만에 재공연된다. 영국 작가 존 버거(John Berger)와 사진작가 쟝 모르(Jean Mohr)가 유럽 이민노동자의 체험을 다큐멘터리 기록 형식으로 담아낸 동명의 저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주 노동자를 통해 고향을 떠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들을 떠나도록 강요하는 것은 무엇인지, 떠나고 머무는 것이 그들의 몸과 정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현대무용가 정영두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극단 ‘현장’의 배우로 출발해 26살의 늦은 나이에 무용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한예종 졸업 후 선보인 <불편한 하나>(2003), <내려오지 않기>(2004) 등의 작품을 통해 무용계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산책>(2009), <시간은 두 자매가 사는 서쪽 마을에서 멈추었다>(2011), <먼저 생각하는 자 – 프로메테우스의 불>(2012) 등을 통해 정교하고 세밀한 안무를 선보여온 그는 최근작 <푸가>(2015), 국립현대무용단의 <쓰리 스트라빈스키>(2018), LDP무용단의 <트리플 빌>(2018)에서 더욱 원숙한 안무를 선보여 왔다.

 

정영두는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선발된 무용수들과 함께 2010년 초연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 장면들을 압축하고 재구성하여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 11명의 무용수들은 연습 기간 동안 이주 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습득하고, 국내 체류 중인 이주 노동자와의 및 이주민센터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제7의 인간>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소요, 거대한 자본시장의 논리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표류할 수 밖에 없는 현대 유목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무용수들은 밀도 있는 앙상블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우리 곁에 살아 숨쉬는 ‘제7의 인간’이 되어 관객들에게 또 한 번 둔중한 충격을 선사해 줄 것이다. 이번 공연은 두 댄스 씨어터, LG아트센터, 고양문화재단, 구리문화재단이 함께 제작한 새로운 <제7의 인간>은 LG아트센터(6월 4일-5일)를 시작으로, 고양아람누리(6월 11일-12일), 구리아트홀(6월 18일-19일) 등 3개 공연장에서 연달아 공연된다.  6.4-5 LG아트센터

 

 

6월의 LG아트센터 공연

이날치 X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수궁가> 6.11-12 

박규희 X 박주원  6.23

 

 

<제7의 인간> 詩: 아틸라 요제프

 

네가 이 세상에 나서려거든
일곱 번 태어나는 것이 나으리라
한 번은, 불타는 집 안에서
한 번은, 얼어붙은 홍수 속에서
한 번은, 거칠은 미치광이 수용소에서
한 번은, 무르익은 밀밭에서
한 번은, 텅 빈 수도원에서
그리고 한 번은 돼지우리 속에서
여섯 아기들이 울어도 충분치 않아: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네가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할 때면
너의 적에게 일곱 명을 내보여라
한 명은, 일요일에 일을 쉬고
한 명은, 월요일에 일을 시작하고
한 명은, 돈을 안 받고 가르치고
한 명은, 익사하면서 수영을 배웠고
한 명은, 숲을 이룰 씨앗이 되고
한 명은, 원시의 조상들이 보호해 주는 사람
그러나 그들 모두의 책략도 충분치 않아: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네가 어떤 여자 하나를 찾고 싶거든
일곱 남자를 보내어 찾게 하라.
한 명은, 말만 듣고 자기 마음을 내주는 자
한 명은, 제 몸조심한 하는 자
한 명은, 몽상가를 자칭하는 자
한 명은, 치마 밑으로 그 여자를 만질 수 있는 자
한 명은, 단추와 여밈고리에 훤한 자
한 명은, 그녀의 비단수건을 밟는 자
그들이 그녀 주위에서 파리떼처럼 윙윙거리게 하라
그리고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네가 글을 쓰고 또 그럴 힘이 있다면
일곱 명이 너의 시를 쓰게 하라
한 명은, 대리석 마을을 건설하는 사람
한 명은, 자면서 태어난 사람
한 명은, 하늘의 해도를 그리고 외고 있는 사람
한 명은, 글로 이름이 불리는 사람
한 명은, 자기 영혼을 완전케 한 사람
한 명은, 산 쥐들을 해부하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현명하지만: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일일 씌어진 대로 되면
너는 일곱 명을 위해 죽어야 한다.
한 명은, 요람에서 젖을 빠는 자
한 명은, 단단한 어린 젖가슴을 움켜쥐는 자
한 명은, 빈 접시들을 내던지는 자
한 명은, 가난한 사람들의 승리를 돕는 자
한 명은, 산산조각이 날 때까지 일을 하는 자
한 명은, 달만 마냥 바라보는 자
온 세상이 너의 묘비석이 되리니: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 ‘제7의 인간’은 본래 헝가리의 시인 아틸라 요제프(Attila Jozsef)의 시 제목이며 존버거와 쟝 모르의 저서 <제7의 인간> 서두에 본 시가 게재되어 있다.

 

 

정영두

DOO DANCE THEATER 대표

 

수상 내역

2005 월간 ‘몸’ 선정 올해의 예술상 안무가상

2004 ‘요코하마 댄스콜렉션 솔로 앤 듀오 컴페티션’ 요코하마 시 예술문화진흥재단상 & 재일 프랑스 대사관상

공연 이력

<포스트 아파트> (2019) 안무/연출

국립현대무용단 ‘쓰리 스트라빈스키’ 중 <심포니 인 C> (2018) 안무

<새와 여인, 그리고 새벽의 숲> (2017) 안무

<無·音·花 Silent Flower> (2016) 안무

음악극 <적로> (2017) 연출

LG아트센터 기획공연 <푸가> (2015) 안무

<까마귀와 까치> (2014) 안무

<보복> (2014) 안무

LG아트센터 기획공연 <먼저 생각하는 자 – 프로메테우스의 불> (2012) 안무

LG아트센터 기획공연 <제7의 인간> (2010) 안무

<기도GIDO> (2008) 안무

<산책> (2006) 안무

<텅 빈 흰 몸> (2005) 안무

<불편한 하나> (2003) 안무

<내려오지 않기> (2003) 안무

 

외 다수

 

강영우 음악평론가. 두산백과사전 클래식 집필위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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