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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일간의 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 _2022부산비엔날레

기사승인 2022.09.14  05: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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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물결 위 우리 WE, ON THE RISING WAVE’

부산현대미술관 행사장

2022부산비엔날레가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를 전시 주제로, 9월 3일부터 11월 6일까지 65일간 부산현대미술관과 영도, 부산항, 초량 등지에서 개최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물결 위 우리'라는 주제로 25개국 64팀, 8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총 239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부산항 제1부두 창고, 영도 공장, 초량 주택에서 개최되며, 다양한 공간적 특성들이 부산의 역사, 자연, 산업, 삶을 표현하고 있다.

부산 지역의 역사와 노동,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구성했다.

전시 주제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의 ‘물결’은 오랜 세월 부산으로 유입되고 밀려났던 사람들, 요동치는 역사에 대한 표현이자, 세계와의 상호 연결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기술 환경의 전파에 대한 은유이면서 해안 언덕으로 이루어진 굴곡진 부산의 지형을 함축하기도 한다. ‘물결 위 우리’는 이러한 지형과 역사 위에서 각 개인의 몸이 그 환경과 긴밀히 엮여 있음을 드러내며, 유동하는 땅을 딛고 미래를 조망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콘크리트와 철근 위에 거대한 그물이 물결 무늬로 걸려있다. 어선에서 쓴 그물은 도시를 이루는 무채색의 콘크리트와 만나 오래된 유적의 흔적처럼 보인다.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근대 이후 부산의 역사와 도시 구조의 변천 속에 새겨지고 감추어진 이야기를 돌아보고, 2020부산비엔날레에 이어 세계적 팬데믹으로 단절된 구조 속에서 부산으로 부터 출발하여 이를 전 지구적 현실과 연결 지어 바라본다.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을 중심으로 부산의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을 참조하고 이와 연결된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살핀다.

총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준비 프로그램은 근대도시 부산의 형성과 확장 속 도시 풍경의 변화를 살펴보며, 부산과 전지구적 현실을 연결하는 테마인 ‘이주, 여성 노동, 자연’을 중심으로 비엔날레의 배경이 되는 부산의 장소성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준비프로그램을 통해 마련된 강연과 대화는 영문 자막과 수어 통역을 추가하여 2022 부산비엔날레 웹사이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었다.

전시 이외에도 ▲퍼포먼스 ▲아티스트 토크·렉처 ▲워크숍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Otobong Nkanga, Lined with shivers sprouting from the rock, 2021

퍼포먼스는 참여작가인 나이지리아의 오토봉 엥캉가(Otobong Nkanga)와 니나 바이어 + 봅 킬(Nina Beier + Bob Kil), 쿠킹 섹션스(Cooking Sections)가 선보일 예정이며 전시 티켓으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참여작가들로부터 리서치와 촬영 그리고 전시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을 둘러싼 생생한 작업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렉처가 3일부터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Sandy Rodriguez, De los Child Detention Centers, Family Separations and Other Atrocities, 2018

워크숍은 미국 출신의 작가 샌디 로드리게스(Sandy Rodriguez)와 함께 천연 안료 물감을 직접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부산의 지도를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함께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부산항 제1부두에서는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토박이와 농부의 음식을 연구하는 입말음식가 하미현의 요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영도에 위치한 전시장에서는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해 질 무렵 전시 주제와 맞닿은 미술 영상과 다큐멘터리 영화 작품을 상영하는 야외극장을 개장한다.

아울러 이번 비엔날레는 현장 관람과 함께 전시 전체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투어 콘텐츠'도 준비돼 있다. 온라인 투어 콘텐츠는 관람객들이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을 통해 전시장 전체를 미리 체험할 수 있다.

 

개막식은 다음달 3일 오후 4시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조직위원장의 개막 선언과 함께 이번 전시에 대한 전시감독의 설명, 참여작가들의 소감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김민희, 조율 작가의 뱃노래 프로젝트 '영도이로구나'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며, 공식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다.

 

 

2022부산비엔날레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작가들과 함께 미래의 공존 방향을 찾아간다.

 

9.3-11.6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부두, 영도, 초량

 

 

 

 

 

 

김해주 전시감독

김해주 전시감독

“부산의 뒷골목 이야기가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되고, 교차하고,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모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하고, 나아가 서로 다른 우리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단단하게 물결을 딛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1.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은 2018년 개관 이후 부산비엔날레의 주 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체 규모는 5,780m²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위치한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의 생물, 지질 및 해양환경은 다양한 생물종의 터전으로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되어 있다. 1970년대까지 아시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1980-90년대 전국적인 산업화 및 도시 개발 과정에서 섬의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어, 한때는 분뇨와 지역생활폐기물을 관할하는 쓰레기 매립지로서도 사용되었다. 을숙도는 부산의 도시 발전 과정에서 일어난 생태 환경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소이다.

 

 

 #2. 부산항 제1부두

부산항 제1부두는 부산을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관문이자 이주의 통로였고, 근대도시 부산의 출발점이다. 1912년 준공 이후 1937년까지 항만과 철도 노선의 연결을 거쳐 일본의 대륙 침략의 거점이자, 수송로, 무역 및 여객 부두로 기능했고, 해방 이후 6.25전쟁기에는 귀국민 수송 및 전쟁물자, 피란민 수송 기능을 담당하였다. 부산항 일대는 섬유, 신발, 자동차, 설탕 등 근대 산업의 발원지로서 부산의 경제와 노동, 이주와 맞닿은 장소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2006년 부산신항의 개장으로 부산항의 물류 기능이 분산됨에 따라 북항 일대의 재개발과 함께 부산항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항 제1부두는 1876년 개항 이후 부산항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존중하여 현재 북항 재개발 계획에서 분리되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제1부두내 약 4000m² 옛 창고 건물을 주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3. 영도

영도는 6·25전쟁 피란민들의 애환이 깃든 섬이다. 부산으로 온 피란민들은 영도대교 난간에 벽보를 붙이며 가족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기도 했고, 다리 밑 점바치들에게 가족의 생사를 묻기도 했다. 1930년대부터는 다수의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근대조선공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6·25전쟁 이후로는 어업 종사자의 급증으로 남항동, 대평동의 선박건조 및 수리 기술이 발전하였고, 현재도 십여 곳의 수리조선소와 200여 개에 달하는 선박 관련 공업사와 선박부품업체가 영도에 자리하고 있다. 영도는 산업의 생애 주기, 이와 연결되는 거주민들의 삶과 노동의 역학관계를 보여준다. 피난민과 실향민의 집이자 깡깡이 아지매들과 출항 해녀들의 일터인 영도는 이주와 노동의 섬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송강중공업(과거 조선소의 벤더업체로 선박의장품, 조립금속품, 산업기계 등을 제조)의 폐공장 건물을 전시장소로 활용한다.

 

. . 영도 야외극장

2022부산비엔날레의 전시 기간에 맞추어 이 장소의 한켠에 야외극장을 개장한다. 영도 야외극장은 매주 해가 질 무렵 부터 전시의 주제와 맞닿은 미술 영상과 다큐멘터리 영화 작품을 상영한다. 영도 야외극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미카 로텐버그와 마야드 투시의 신작 <리모트>를 포함하여 2022부산비엔날레에 출품한 미술 작가들의 영상부터, 뱃노래 프로젝트 <영도이로구나>의 뮤직비디오 버전,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김영조, 김정근, 김지곤 감독의 다큐멘터리까지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상영 일정과 프로그램은 사전에 2022부산비엔날레 SNS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며, 기상 악화 시 사전 공지 후 운영하지 않는다. 이주와 노동의 역사가 깃든 섬인 영도에서 작품과 함께 호흡하며 2022부산비엔날레의 주제인 ‘물결 위 우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초량

일제강점기 약 28만이었던 부산의 인구는 1980년에 약 350만에 근접하게 된다. 해방에 따른 귀환동포의 유입, 한국전쟁을 피해 유입된 피란민, 60년대 경제개발정책에 따른 노동자의 유입은 부산의 인구변화를 이끌었다. 산과 언덕 위에 빼곡히 자리잡은 부산의 거주지 풍경은 이 같은 부산의 도시 발전과 사람들의 이주에 의해 만들어졌다. 산복도로는 산 중턱을 연결하는 도로라는 뜻으로 서민들의 거주지를 연결하는 이동망이다. 2000년대 이후 산복도로 풍경의 일부는 재개발로 변화하고 있고 바다를 바라보던 그들의 경관도 고층의 빌딩과 아파트들이 막아서고 있다. 도시이지만 친밀한 규모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산복도로 마을의 풍경은 도시 부산의 오랜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초량의 언덕에 위치한 집 한 채를 전시장으로 사용한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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