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10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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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 2023, 종이에 색연필, 플래쉬 물감, 152.4x152.4 cm. 디트로이트의 개인 소장가 소장. 작가, 커먼웰스 앤 카운슬 제공 |
콜롬비아-한국계 작가 갈라 포라스-김은 기억, 역사, 문화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박물관으로 대표되는 미술 기관과 관련 법령을 비롯한 제도권이 유물과 맺는 관계를 탐구해왔다.
유물과 제도의 다층적 관계에 대한 프로젝트 전시 갈라 포라스-김의 개인전 <국보>가 미술계에 주목 받으며 3월 31일(일)까지 리움미술관 M1 2층에서 열린다.
지난 해 10월부터 개최된 <국보>전은 남북한의 국보,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문화유산, 고미술품의 전시 방식을 다룬 작품을 통해 국가, 미술관 등의 제도가 유물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방식과 식민과 분단의 역사가 우리 문화유산에 부여한 맥락을 살피며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특히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공존하며 서로의 관계성을 끊임없이 재정의하는 장을 만드는 리움미술관의 특성에 맞는 작가의 신작 3점을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10점과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갈라 포라스-김은 이번 전시에서 소장품의 분류, 등재 체계, 유물 보존의 전제, 작품 연출 방식을 통해 미술관의 종합적인 구조를 바라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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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530점>, 2023, 종이에 색연필, 플래쉬 물감, 패널 4개, 각 181x300cm.작가, 커먼웰스 앤 카운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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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530점>은 남한의 국보와 북한의 국보 유적을 한데 모아 나란히 배치하여 그린 그림으로, 역사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주체들이 유물을 분류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드러낸다.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되기 이전 ‘조선’이라는 나라의 문화유산이 해방 이후 둘로 나누어지고, 서로 다른 체계 속에서 분류 및 관리되어 온 역사가 작품 안에서 다시 합쳐지며 역사적, 사회적 흐름 속에서 변화해 온 국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리움미술관 소장품인 군선도, 금관 및 부속금구 등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된 국보들은 미술관에서 유물을 어떤 방식으로 보존하고 전시하는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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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_ <일제 강점기에 해외 반출된 유물 37점> 과 <아미타여래삼존도>가 걸려있다. |
<일제 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은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의 유물 37점을 그린 그림이다. 작품은 일제 강점기 혹은 그 이전 다양한 경로로 한국을 떠나 해외 여러 곳에 소장품으로 남겨진 유물들을 한 데 모아 놓는다. 이 작품은 특히 리움미술관 소장품의 근간을 마련한 고 이병철 창업 회장이 문화유산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고려 불화 <아미타여래삼존도>와 함께 전시되어 사회문화적 시사점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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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동채 표형 연화문 주자의 연출된 그림자>, 2023, 그림자, 가변크기리움미술관 제공, 사진: 양이언 |
<청자 동채 표형 연화문 주자의 연출된 그림자>는 고미술품 중 도자기를 전시하는 방식에 대한 관찰에서 출발한다. 어두운 분위기 속 좌대 위에 조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놓여있는 작품은 유물을 둘러싼 미술관의 작품 연출 방식에 초점을 맞추며 미술관의 전시 방식이 관람객의 유물 해석 과정에 끼치는 영향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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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a Porras-Kim headshot_갈라 포라스-김 작가 사진 |
갈라 포라스-김(b.1984)은 콜롬비아-한국계 작가로 로스엔젤레스와 런던을 오가며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억, 역사, 문화 정체성 등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박물관과 미술관 등으로 대표되는 예술 기관과 문화유산 관련 법령을 비롯한 제도권이 유물과 맺는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주요 전시로는 《Entre lapsos de historias》 (국립멕시코대학 현대미술관,2023), 《Gala Porras-Kim: The weight of a patina of time》(UCLA 파울러 뮤지엄, 2023), 《Precipitation for an Arid Landscape》(아만트 재단, 2022), 《Open House: Gala Porras-Kim》(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2019)등의 개인전을 선보였으며, 제34회 상파울로 비엔날레(2021), 제 13회 광주비엔날레(2021), 휘트니 비엔날레(2019),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2017), 해머뮤지엄(2016) 등 유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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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한 이진아 리움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문화유산, 미술관, 전시에 대해 종합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국가와 미술관이 문화유산과 맺는 관계는 무엇을 유물로 지정하며 어떻게 관리할지, 어떤 것을 전시하고 연출할지 등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데, 때로는 그 선택이 유물보다 주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상설전 전시장 M1 2층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2023.10.31- 3.31(일) 리움미술관 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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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6 폼페이 유물전- 그대, 그곳에 있었다 더현대 서울 6층 AL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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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