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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의 마지막 유작 <화염 속의 천사>를 만나는 시간

기사승인 2017.07.11  1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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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의 변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202회 정기연주회

지휘 : 최수열 협연 : 김봄소리(바이올린) 연주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내 삶을 돌아보게 할 당신, 그대 이름은 ‘죽음’이노라

                                                  ”

 

7월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202회 정기연주회’는 “죽음에 관한 두 개의 교향시”란 주제로 윤이상의 <화염속의 천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정화>를 연주한다. 윤이상의 <화염 속의 천사>는 실연으로 접할 기회가 흔치않은 좋은 기회이고, 동․서양의 두 작곡가의 음악을 대비한 프로그램이 흥미롭다. 묵직한 주제의 두 교향시 사이에는 낭만적인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추가해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한다. 지휘는 최수열이 맡았다.

 

죽음을 바라보는 두 작곡가의 세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윤이상의 교향시 <화염 속의 천사>는 1995년 민주화를 염원하며 분신자살을 한 학생을 위해 작곡한 작품으로 그의 유작이기도 하다. 서울시향과 부산시향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연주된다. 반평생 조국을 잃은 유민으로 살다간 윤이상의 마지막 작품 속에 내포된 비통한 삶을 떠올리며 감상한다면, 그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와 함께 또 다른 교향시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정화>는 서양음악사에서 ‘교향시’라는 장르에서 놀라운 업적을 남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 이십대의 작곡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믿기 힘든 천재작곡가의 음악적 어법과 관현악법이 백미인 곡이다.

 

<화염 속의 천사>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청년들에 대한 슬픔과 추모를 형상화한 작품인데, 죽음 앞에 선 그들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스쳤을까를 생각하면, 이에 대한 음악적 답변으로 대비되는 연주,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정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 곡은 죽음을 눈앞에 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이다. 동․서양의 두 작곡가의 작품을 통해 죽음을 바라보는 관념적인 세계가 음악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가를 비교해볼 수 있어 기대된다.

 

윤이상과 <화염 속의 천사>

음악을 듣기만이 아니라 연주를 영상으로 보거나 콘서트장에서 라이브로 보고 듣는 것은 음악이 표현하는 그 내용이 어떤 악기로 어떻게 변주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번 윤이상의 <화염 속의 천사> 연주에서는 천사의 투신 장면, 특히 분신에 휩싸이는 천사를 묘사하는 부분의 리듬의 향연을 특히 주목할 만하다. 하프가 천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팀파니, 스네어 드럼, 마라카스, 탐탐, 베이스 드럼 등이 함께 한다.

윤이상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한국의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1981년 <광주여 영원히>를 작곡했고, 사회의 억압과 폭력에 저항하며 분신했던 남한의 젊은이들을 위한 레퀴엠으로 1994년 <화염속의 천사>를 완성했다. 이 곡은 다양한 타악기가 함께 하는 2관 편성의 교향시로, 크게 세 부분(A-B-C)으로 나눠지는데, 처음부분(A)에서 ‘Bb ’음은 불안정한 사회를 표현하는 상징적 역할을 하고, 목관의 불규칙한 선율은 윤이상이 재현하고자 했던 분신자살과 저항과 분노처럼 들린다. 중간(B)에는 불의의 환경 속 천사의 깊은 내면 갈등과 화염에 싸인 천사의 투신장면을 고요히 묘사한다. 마지막(C)부분에서는 주로 목관과 현악기가 맑고 밝은 분위기를 표현한다.

<화염 속의 천사>와 함께 거론되는 음악이 <에필로그>인데, 윤이상은 <화염 속의 천사>에서 어떤 불완전함을 느껴 <에필로그>를 작곡해 붙였다. 윤이상은 “분신으로 목숨을 잃은 젊은 영혼들이 다른 세상으로 갈 때, 그 영혼들은 아마도 <에필로그>에서와 같은 소리를 듣게 될 것이며, 그것은 이상하게 울리는 음세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에필로그>는 이 천사들이 사후에 우주에서 들을 수 있는 우주의 음향으로 여성합창과 소프라노 독창이 함께 한다. 독창은 세상을 떠난 청년들의 모친의 마음을 노래한 것이며, 합창은 청년들의 혼이 내는 자유로운 소리라고 한다.

이러한 음악의 울림에 대해 윤이상은 루이제 린저와의 대화(‘윤이상, 상처 입은 용’)에서도 ‘대관현악을 위한 <차원>’을 이야기하며 “세 가지 차원이 각각 고유한 음향 세계를 갖고 있고, 그때 파이프오르간은 초현세적인 세계를 표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악기의 표현에 대해 말한다. 이에 대해 루이제 린저는 “이 작품 끝부분에서는 오보에가 사라진 뒤에 파이프오르간만이 남아 계속되는군요. 모든 것이 정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파이프오르간이 모렌도(점점 약해짐)로 끝나도 작품 그 자체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영원은 죽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간이 죽을 뿐이지요. 오케스트라의 울림은 멈출 수 있지만, 파이프오르간은 멈추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음악의 울림은 귀에는 들리지 않아도 계속 남아 울린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이번 공연에서는 <에필로그>는 제외하고 <화염속의 천사>만 연주한다. 유작이 돼버린 <화염 속의 천사>는 윤이상이 서거한 그 해, 1994년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연을 선보였고, 1999년 국내 초연을 앞두고는 국내 의견이 충돌하며 분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휘자 최수열 _&#9400;박재형

 

또,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 사이를 낭만의 극치인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연결한다. 세계 여러 콩쿠르에 잇달아 입상해 주목 받고 있는 김봄소리가 협연한다. 지휘자 최수열은 “어쩌면 프로그램 중 이 협주곡의 의미를 죽음의 순간, 삶의 가장 행복했고 편안했던 시간을 추억하는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202회 정기연주회 ‘삶과 죽음의 변용’에서 우리는 이런 음악의 울림을 통해 정화된 마음과 영원에 대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임효정 기자

 

 

최수열_ 객원지휘

지휘자 최수열은 서울시향의 부지휘자, 성남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제1회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며 이듬해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로 선임되어 리허설룸콘서트, 창고음악회, 음악극장 등 다양한 기획의 공연들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치용을 사사하고 독일학술교류처(DAAD)장학금을 받으며 드레스덴에서 학업을 마쳤으며, 같은 시기에 프랑크푸르트의 세계적인 현대음악단체인 앙상블 모데른의 아카데미에서도 일했다. 독일MDR교향악단, 쾰른체임버오케스트라, 예나필하모닉, 중국국가대극원(NCPA)오케스트라, 대만국립교향악단, 일본 센다이필하모닉 등을 비롯하여 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 KBS교향악단, 수원시향, 부천필하모닉, 경기필하모닉, 성남시향, 부산시향, 대구시향, 광주시향, 울산시향, 강릉시향, 제주도향,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화음챔버오케스트라,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의 국내 주요악단들을 지휘해 오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김봄소리_ 바이올리니스트

2016년 제 15회 국제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2위, 2016년 앨리스 엘리노어 쉔펠드 국제 현악 콩쿠르 2위, 2016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 2위,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쿨(5위)과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쿨(Laureate), 2013년 제 62회 뮌헨 ARD 국제 콩쿠르 1위없는 2위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세계 굴지의 콩쿠르에 잇달아 입상하는 쾌거를 이뤄 국내외 음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예원학교 재학 시 금호영재로서 한국 음악계에 데뷔하였으며 부산 음악 콩쿠르, 한국일보 등 국내 유수의 콩쿠르에서 우승하였다. 2010년 센다이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입상 하며 세계무대에 첫 발을 디딘 그녀는 2010년 제 10회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 한국인 연주자로는 유일하게 입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녀의 연주는 핀란드 최대 일간지인 Helsingin Sanomat 등의 언론사와 YLE, NHK 텔레비젼 뉴스를 통해 실황으로 생중계되었고, 현지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신선하고 탁월한 음악성으로 청중을 매혹시킨 연주자로 호평 받았다. 또 2011년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차이나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의 영광을 거머쥔 그녀는 Classical music prize와 린 야오지 특별상도 함께 수상 하였고 2012년 세계 정상급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인 하노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등 굵직굵직한 세계무대에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7.14 8pm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program

윤이상_ 화염속의 천사 (*에필로그 제외)

브루흐_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협연: 김봄소리)

R. 슈트라우스_ 죽음과 정화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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