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에 횡령 의혹까지, 악재 겹친 2017 부산바다미술제
바다미술제 기자회견 |
1 다대포 가을바다에서 만나는 설치미술
9월 15일부터 30일간 진행되는 2017 부산바다미술제에는 국내 작가 19명(팀)과 해외 10개국 작가 15명(팀), 특별팀 7개 팀 등 총 41명의 작가가 제작한 설치작업 41점이 전시됐다.
1987년 시작된 이래 올해 30년을 맞은 부산바다미술제는 2015년부터 송정해수욕장에서 다대포해수욕장으로 그 무대를 옮겼다. 다대포해수욕장은 얕은 바다와 잘 보존된 자연환경 등으로 좋은 전시공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2015년에 비해 많아진 작품 수와 작품 규모에 따른 조화롭지 못한 작품 배치 등은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었다. 고즈넉한 가을바다에서 여백의 미를 느끼며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있어 여러 작품이 가까이 붙어 이미지가 겹치고, 청색 모래막 등이 작품 사이사이 길게 설치된 점 등은 방해가 되어 전체적 조망이 아쉽다.
2017바다미술제 메인 포스터 |
올해 부산바다미술제는 '유희적 예술'을 테마로 현대미술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소개한다는 컨셉이다. 지난 14일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도태근 전시감독(신라대 조형미술학과 교수)은 "다대포의 스펙터클한 수평선 위에 놓인 작품들을 통해 일상에서 만나는 예술은 친근한 오브제들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유희와 자연과 환경을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산바다미술제는 학술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에서 조성된 아트빌리지 특별부스와 동아대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에서 학술심포지엄, 아티스트 토크, 오픈 세미나 및 아고라 강연 등이 8회에 걸쳐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23일 오후 김관음행홀에서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저명한 미학자들이 참가해 '예술과 유희, 상상력'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펠릭스 알버트 바콜로(Felix Albert Bacolor),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2017, 50피트 공기주입식 흰 고래, 4.5톤 기중기, 가변설치 |
태풍에 횡령 의혹까지, 악재 겹친 2017 부산바다미술제
개막식은 16일 오후 4시 서병수 부산시장, 임동락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등 내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대포해수욕장 전시장에서 열렸는데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일정이 축소 되고 일부 작품의 설치가 중단되는 등의 해프닝을 겪었다.
관계자들은 작품 훼손 우려 등으로 밤새 현장을 지켰다고 하는데, 자연환경미술제를 기치로 한 부산바다미술제인만큼 날씨 등 자연과 환경의 역습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의 예산 집행이 도마에 올랐다. 조직위원회 핵심인사가 작가에게 지급된 유지보수비를 빼돌렸다는 의혹과 더불어 작품 기증을 한 특정작가에게 1억 원을 재료비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기증을 했던 다른 작가들에게는 재료비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재료비 지급은 전례가 없던 일로 바다미술제 출품작 작품 한 점당 평균 700만원의 비용이 지급되었다고 한다. 부산시 문화관광부는 각종 의혹들을 살피기 위해 대대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페르보(PERBOS) 플로리다, 2017, 파이프 받침대, 아쿠아봉, 부표, 물놀이 용품, 가변크기, 2017바다미술제 커미션 작품 |
한요나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