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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못 가본 전시]_듣는 사람: 호모 아우디오(Homo Audio)

기사승인 2020.09.07  23: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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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근영_메마르고 날카로운 별_Ceramic, 30x20x27cm, 2020_A

전시 제목: What’s the Matter?

참여 작가: 변보은, 서유영, 여인모, 홍근영

전시 장소: 키미아트 갤러리

전시 기간: 2020. 6. 23. ~ 8. 31.

 

 

숨을 쉬고 뱉는 것은 공들여 하는 일이 아니다. 공기는 지천으로 널려있는데다 눈에 보이지도 않아서 차라리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공기를 벌써 반년이 넘도록 매일 감각하며 살고 있다. 마스크를 부풀리는 내 숨소리가 들리면 머릿속에는 생각 대신 공기가 들어간다. 마주 앉은 사람의 표정은 반이 가려져 있다. 입술은 어느새 은밀한 신체 부위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지도 입꼬리를 내려 불만을 드러내지도 못한다. 목구멍을 나온 말소리는 마스크 안에서 웅웅거린다. 사람들은 미소로 넘어갈 일 앞에서 소리 내어 웃고, 인상 한번 쓰고 말 일에는 악을 쓴다. 가린 것은 입인데 모두 귀가 먹었다. 서기 2020년, 바이러스가 뒤덮은 지구 위에서 인간은 진화한다.

 

황토색 별, 뾰족한 산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는다. 별 표면은 노인의 살결처럼 가슬가슬하다. 그 표면에 어슴푸레 얼굴 하나가 드러난다. 입술을 닫고 허공을 응시하는 얼굴, 허공에는 어둠이 내리면 아름다웠던 과거가 재생되고 빛이 비치면 막막한 미래가 펼쳐진다. 얼굴 옆에는 큰 구멍이 뚫려있다. 귀가 있을 자리다. 귓속을 들여다보니 안은 텅 비어있다. 언젠가 새로운 이야기가 들려와 지금 이 머릿속에 가득 차있는 공기를 대신해주기를 기다린다.

 

홍근영은 성신여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융합문화예술대학원에서 공공미술을 전공했다. 개인전 “변화된 기후”(대안공간눈, 2014)를 시작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오산시립미술관을 비롯한 국내외 다수의 문화재단과 박물관에서 그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기호 객원기자 (종이와빛 발행인)

 

홍근영_메마르고 날카로운 별_Ceramic, 30x20x27cm, 2020_B
메마르고 날카로운 별_Ceramic, 30x20x27cm, 2020_C

 

 

이기호 객원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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