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인현 극단민들레 예술감독
어느 해보다 특히, 올해 전쟁과 폭력, 평화와 항거에 대한 정신을 다각도로 조명해 보는 해였다. 지난 10월 30일~31일 양일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2020 국제공동 창제작 시범 공연’으로 극단 민들레의 <전쟁의 슬픔>(바오닌 작, Bao Ninh;s The Sorrow of War)과 덴마크 오딘 극단(NTL-OT)의 <슬픔의 씨앗> 두 작품이 줌 방식으로 상영됐다. 국제 공동 협력으로 두 작품을 제작한 극단 민들레의 송인현 예술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역성을 배워보고 싶었다. 예술가의 에너지를 지역민과 더불어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덴마크의 오딘 극단의 방식이 즉석에서 지역 시민들과 잘 만든다는 걸 들었다. 예술가로서 성장함과 동시에 지역과 같이 할 수 있는 형식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송인현 감독은 고전 작품으로 시범 공연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이원 중계로 시도된 두 작품은 하나의 원작에 대해 한국-덴마크 두 극단의 해석의 방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 전쟁이 끝나 고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각각의 해석의 방식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말한다.
송감독은 “뒤풀이 라는 것이 연극적으로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는데, 코로나로 실연 공연이 취소되면서 못하게 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전쟁의 슬픔>에서 굿을 차용한 무대 형식에 대해 “죽은사람들의 이야기, ‘굿’이 갖고 있는 치유적인 성격에 대해 연구해보자고 했고, 전통과 굿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는데, 기본적인 굿의 아이디어를 적용해보면 어떻겠나?에서 시작했다. 생명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를 섞었고, 원고를 태우거나 아버지가 자신의 그림을 태운다든지 하는 것을 굿의 구성-12가지 굿의 구성에 집어넣었더니 스토리가 그냥 생기는 것 같았다.”고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성과가 굿의 형식에 대한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구조적인 면에서 굿의 구조가 하나의 기승전결의 형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웠다. 그동안 ‘굿’을 하나하나 단편적으로만 봤었지, 12거리를 다 본 적은 없고, 단편적인 한 대목을 봤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굿이라는 것이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지닌 것 알게 됐다.” 그리고, “이 새로운 방식은 “드러나지 않은 전통”을 갖고 현대음악이라는 것을 통해 구현해볼 수 있는 도전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드러나지 않는 전통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 판소리꾼의 음악을 듣는 순간 19세기가 된다. 바꿔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소리하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내츄럴 보이스로, 말하듯 소리하기를 실험해볼까 한다.”
그는 화성의 매향이 역사의 현장에서 평화 연극을 지향하며 연극 활동을 해왔다.
“전쟁을 공감,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광주 같은 세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각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오닌이 “어떤 승리도 나쁜 평화만 못하다”고 한 말도 같은 뜻일 것이라 본다. 어떤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전쟁은 안된다. - 그런 생각이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우리가 유해를 발굴해내는 일을 못하면 산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어제, 배우들하고도 도청에 올라가서 5.18 정신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죽은 사람의 유해를 발굴해내는 것으로 완성해내는 것처럼 그만큼 몸이 중하다.
산 사람의 몸도 잘 아끼고 가꿔야 되는 것 아니냐?
우리 아이들하고 살아갈 미래에서 ‘전쟁 없는 세상’ 나아가 폭력으로부터 자유롭고 폭력을 거부할 줄 알고, 쓰지 않아야 되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내가 꿈꾸는 세상이 어떻게 기억해야 되는가? 하는 것을 생각한다. 광주분들이 기억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전쟁 없는 세상을 어떻게 꿈꾸는가.
임효정 기자 / 광주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