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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갤러리] 풍요를 꿈꾸다_박종경

기사승인 2021.02.17  23: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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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Richness 90X45cm oil on canvas 2017년작

박종경은 작품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 거의 시도한 적이 없는 소재인 콩에 주목한다. 작업의 출발은 콩의 사실적인 표현과 함께 한국적인 이미지, 그중 농사가 주된 경제활동이었던 화가 자신의 어린 시절 고향인 농촌의 생활을 환기시켜주는 특정의 소재에서 찾는다. 이를테면 새끼로 짠 멍석이나 대나무로 짠 소쿠리와 채반, 맷돌과 됫박, 나무통과 바가지 등 콩과 관련성이 있는 기물들이 등장한다. 이 다양한 기물들과 콩이 어우러져 화면을 구성한다.

Dream-Richness 230X125cm oil on canvas 2020년작

수확한 콩을 멍석이나 자리 위에 펴 말리는 정경을 모티브로 한 박종경의 그림들은 콩이 주연 급에 해당한다면, 다른 여타의 기물들은 주연을 돕는 조연에 해당한다. 작가도 밝히고 있듯 고향을 상기시켜주는 상징적인 메타포(암시,은유)로서 콩이 차용된 것이다. 어디 콩 뿐이랴. 다른 기물들도 고향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향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소재들이라고나 할까.

Dream-Richness 227.3X182cm oil on canvas 2019년작

최근 들어서는 기물들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섹스폰, 바이올린. 트럼펫 등의 서양악기들, 현대적 느낌의 콩을 담는 그릇들, 고추와 콩의 접목 등 동서양의 구분을 두지 않고 세계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중성을 보여준다. 특히 음악적 소재의 도입은 한해 농사가 풍년이 되면 춤추고 노래 부르던 의미를 담고 있다. 

Dream-Richness 162X97cm oil on canvas 2019년작

노란 황금색을 띄는 박종경의 콩은 가을 결실을 맺은 누런 황금들판 같은 풍요를 꿈꾸는 현대인의 갈망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미의 가장 원초적 본능인 건강과 다산 부귀영화를 콩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또한 작가의 그림은 엄청난 노동을 요구한다. 작가는 건강하고 풍성한 결실을 맺기 위한 농부의 땀방울과 자신의 작업을 비유하면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말하는데, 이렇듯 현대인에게 널리 보편화된 미적 욕망에 어필되는 것인 만큼 쉽게 공감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멍석 위에 펴 말리는 콩더미 사이사이로 그 일부를 드러내 보이고 있는 기물들이 어떤 정감을 자아내며, 흡사 농촌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의 한 컷이나 스냅사진을, 일종의 우연을 가장한 연출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콩더미를 부드럽게 감싸며 굴곡을 만들고 있는 음영이 빛의 실체를 감지케 하며, 한적한 시골 정경에 빠져들게 한다. 

Dream-Richness 45.5x37.8cm oil on canvas 2019년작

 

이때만큼은 사람보다 참새가 더 잘 어울린다.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참새가 더 한가롭게 느껴지며, 이 정경 속에서만큼은 심지어 시간마저도 느리게 흐를 것 같다. 이렇게 상기되어지는 어린 시절의 고향에 대한 향수는 진정 현대인이 상실한 바로 그 고향 아닐까! 그 고향은 과연 현대인이 상실한 진실 된 삶 즉, 배고픔은 있지만 마루에 쌓아놓은 쌀가마니만 보아도 너무나 행복하고 풍요로웠던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향수와 정겨움, 따뜻한 그리움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것 같다.

 

 때로 지나친 논리는 감상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미지가, 허구가 이끄는 대로 이끌리는 것이 좋은 때도 있는 법이다. 바로 꿈꾸기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상실된 것은 허구를 통해서 채워질 수밖에 없고, 상실된 고향은 다만 꿈꾸기를 통해서만 되찾아질 수 있을 뿐이다. 이로써 고향을 주제로 한 작가의 그림은 사실(fact)은 더 잘 꿈꾸기 위한 제안처럼 읽힌다. 현실을 망각 하지도 않고, 과거에 종속되지도 않으며, 가장 본질적인 우리네 삶의 모습을 콩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고충환 (미술평론가)

 

박종경(Park Jong Kyung)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동예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20회(오로라 갤러리,소나무갤러리,갤러리위,나무아트스페이스,동원화랑, 갤러리사비나, 한전아트센터 등)

 

2008-12,14,15 한국 구상 대제전 / 서울, 한가람미술관

2000-18 (KIAF, 대구아트페어,부산아트쇼,SOAF.화랑미술제,미국,홍콩,싱가폴,인도네시아,중국등 국내외 아트페어 수십여회 참가)

2010:부산비엔날레 한중일 극사실주의 작가전(부산문예회관)

2012:극사실주의 화가들전(울산,현대예술관)

2009:한국현대미술의 흐름-극사실 회화전(김해 문화예술의전당)

2011:인도네시아 린다갤러리 한국작가 3인 기획전(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디자인 센터)

2019:극사실회화 초대 자연과 미술전(울산 문화 예술회관)

대구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구미술 발전인상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엮임

현:한국미협, 자관전, 대구 구상작가회 회원

현:중국 광주시 쯔니탕 예술특구 창작스튜디오에서 소속작가로 작업.중국국영 2019년CCTV다큐멘터리`콩`제작참여 방영

 

작품소장처:대구은행,하나은행,대구지방법원,서부지청,대양상선,세운철강,삼화간장,해태크라운제과. CJ진천두부공장, 경북관광공사. 대구시 달서구 첨단문예회관, 법무법인 KR등

작업하는 모습

양몽원 기자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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