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송인현의 세계연극을 찾아서③ 이탈리아

기사승인 2017.03.18  01:40:01

공유
default_news_ad2

 

아이들이 문화에 접근하는 권리

 

이탈리아 볼로냐의 작은 어린이 공연축제

“라 바라카, 비오지니 2017” (Ra Baracca Visioni 2017)

 

요즈음 유럽의 어린이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는 영유아극(Small Size)과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축제 ‘라 바라카, 비오지니 2017 (Ra Baracca Visioni 2017)’(2.24-3.5) 를 살펴보자. 스몰사이즈(Small Size)라고 하니까 작은 규모의 공연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0세에서 36개월 미만 어린이들이 보는 공연을 말한다.

조금 범위를 넓힌다고 해도 5세 미만의 어린 이들이 보는 공연이다. 영유아극의 모든 것을 보기 위해서는 매년 2월 말에서 3월초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라 바라카의 비젼(비오지니) 페스티벌을 찾으면 된다. 영유아극의 조류와 공연,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는 축제인데, 영유아극에 대해 오래 연구해서 준비하는 프로젝트형 공연과 국가 간 합작공연, 새로운 프로젝트 공연들과 다양한 워크숍이 준비되어 있다.

 

 

"영유아를 위한 공연이라고 해서 

돌봄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은 없다. 

아이를 돌보는 것 같은 체험 공연도 

엄청난 예술적 감성을 느끼게 된다."

 

올 2017년에는 “극장의 비젼 미래의 비젼 (Visions of Future Visions of Theatre ---”를 주제로 2월 24일부터 3월 5일까지 열흘 동안 축제가 열린다. 물론 축제가 끝나도 5월까지 라 바라카의 좋은 공연들이 지속적으로 올려 지니 기간을 놓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라 바라카(Ra Baracca)는 ‘오두막’, ‘선실’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이 극단은 1976년에 창단하여 1979년부터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여 운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예술인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축제가 펼쳐지는 테스토니 라가찌(Testoni Ragazzi) 극장은 1983에 성당을 개조해서 극장으로 만들었다.

라 바라카 협동조합에서 이 공간을 시로부터 100년간 무상으로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100년 무상이라는 특혜는 이 극단의 활동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지를 반증이기도 하는 것이다. 성당을 개조했기 때문에 400석 규모의 대 공연장과 100석 규모의 소극장, 그리고 많은 워크숍 룸을 갖고 있다.

 

 

이러한 극장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여 이 축제에서는 단순하게 공연을 보는 것 뿐 아니라 많은 워크숍을 준비하여 영유아극에 대한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 예술가들과 교사, 매개자들이 서로 교류한다. 올해는 4개 대륙에서 20 극단에서 26공연이 올려 진다. 그런가 하면 2개의 컨퍼런스와 3개의 미팅, 17개의 워크숍이 준비되어 있다.

유럽연합의 자금으로 진행하는 다섯 개의 공동 제작물 와이드 아이즈 (Wide eyes) 프로그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벨기에 덴마크, 이탈리아, 폴란드 루마니아의 다섯 단체가 수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얻는 결과를 발표한다. 매우 창의적인 작은 공연을 통해서 연극의 보급(?)을 생각한다. 이는 미래 공연예술의 생존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교육도 있겠지만 문화로 자연스럽게 강요하지 않고 그 의미를 전하며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인지 유럽에서는 아프리카 공연을 초청해서 유럽의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작업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공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매우 수준이 높고 독창적이다. 카메룬의 Shazama극단의 <나무거리 MEKIH(The streets of the wood)>는 극장은 물론 유치원 모래밭에서도 공연이 가능한 작품이다. 씨앗, 뿌리, 나무, 장작, 지팡이 및 종이 등이 사용되는데, 이것들은 나무의 다양한 모습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나무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소리와 리듬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재의 특성을 발견하게 한다.

편안하게 즐기면서 음악이 전해주는 감정을 공유하면서 아이디어와 이미지를 공유하게 된다. 그런가하면 노르웨이 포트극단(Theater Fot)의 <참새 SPURV(Passero)>는 양떼를 따라 여행하는 참새 이야기를 빛과 춤, 음악으로 전하면서 다른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두려움과 같은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매우 예술적인 감성으로 전한다.

 

 

영유아를 위한 공연이라고 탁아를 전제로 한 공연이 아니다. 아니 그런 공연은 있을 수 없다. 영유아들을 훌륭한 관객으로 생각하고 이들과 예술의 감성을 교류하는 공연들이 주를 이룬다. 0세를 위한 작품들은 이들이 언어의 서사적 구조로 이해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대사 없이 이뤄진다. 그러니까 음악적 요소, 무용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이것을 음악이나 무용으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안내서에는 가족을 위한공연,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보기 좋은 공연, 극장용 공연 등으로 나눠서 표시되어 있다. 축제가 단순하게 공연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초청해서 공연하거나 다른 지역 극장에서 초청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시장 역할도 하고 있다.

영유아를 위한 공연이라고 해서 돌봄을 목적으로 하는 공연은 없다. 아이를 돌보는 것 같은 체험 공연도 엄청난 예술적 감성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의 예술 체험을 위한 공연처럼 보이지만 어른들에게 많은 자극을 준다. 그래서 어떤 공연이든 어른들이 봐도 매우 만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컨퍼런스와 미팅의 주제로 “아이들이 문화에 접근하는 권리”, “교육의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무료 공연” 등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소외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유럽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문화를 접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우리도 모든 어린이들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송인현 극단 민들레 대표, 연출가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