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창작음악 한 곡 없이 ‘K-클래식’ 글로벌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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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창작곡없이 글로벌축제? ‘K-클래식’은 한국창작음악으로 시작해야
- 악단들에 자율적 권한 확대, 작곡가 추천 등 사전 협의 필요
- 기획력 부재, 장기적 방향성 전문 시스템 구축으로 예술 역량 높여야
올해 37회째 맞는 <교향악축제>의 프로그램이 발표되며 한국창작음악이 한 곡도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매년 4월 한 달간 국내 악단들의 최대 축제인 <교향악축제>는 세계 유일의 오케스트라 축제라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 최대 클래식음악축제를 표방한다. 대중적 인기도 높아 많은 관객들이 교향악축제에 대한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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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교향악축제_광주시립교향악단(지휘 홍석원) |
특히, 올해 교향악축제는 세계적 페스티벌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축제명을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로 변경하고, 부제를 “The New Beginning(새 출발)” 이라고 밝혔다.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66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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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작곡 한 곡도 없다! 왜? 한국창작음악없이 ‘K-클래식’ 글로벌축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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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의 전통과 함께 글로벌축제를 지향한다는 방향성인데, 정작 프로그램에서는 변화가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그동안 진행해오던 ‘공모’에 의한 한국창작음악이 생략돼 한 곡도 없다는 점에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클래식의 국제적인 위상과 추세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세계 최고 제1악단으로 불리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Berliner Philharmoniker)는 올해 신년의 1월 프로그램에 한국 작곡가 2인, 신동훈(실낱 태양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를 위한 내 그림자), 이인식(진도아리랑)의 세곡이 3회 연주 됐다. http://www.ithemove.com/news/articleView.html?idxno=3941
K-클래식의 출발은 한국창작음악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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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클래식조직위원회 탁계석 회장은 “해외무대에서 우리 창작음악없이 서양클래식 연주 기량만 높이면 무슨 의미인가? K-클래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흐름은 연주자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서와 우리의 혼(Esprit)가 담긴 오늘의 우리음악으로 국제무대에서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창작곡 한 곡도 없다!
주최하는 예술의전당 음악부는 올해 축제에 대해 “K-클래식의 거대한 흐름을 조망할 기회”라고 공표하며 젊은 지휘자군과 연주자들을 꼽았다. 8090세대 지휘자들의 대거 참여와 협연자들의 최다 출연의 라인업이다.
한국창작음악은 한 곡도 없이 베토벤, 라벨, 쇼쇼타코비치.. 등 서양 클래식만 잘 연주하면 되는 것일까? 글로벌축제의 해외무대에서 자국의 곡 없이 외국인들에게 공감을 전할 수 있을까?
올해 교향악축제에는 전국의 18개 교향악단이 참가한다. 참가하는 선곡에 관해서는 각 악단들에게 주어져 지휘자와 예술감독이 정한다. 협연자는 예술의전당에서 추천하는 연주자로 악단과 협의해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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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곡 없는 프로그램에 대해 D시향의 지휘자 백진현은 “예전 교향악축제에서 창작곡 미션이 있었던 때는 축제측에서 그에 대한 컨셉으로 요청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올해는 별다른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하던대로 정했고, 우리 악단은 현대음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황장원 음악비평가는 창작곡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익숙하지 않은 곡의 연주는 수준 파악이 어렵고 공연 분위기 조성에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악단들에서 한 두 곡 정도 나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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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은 왜 올해 창작곡 공모를 하지 않았을까?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는 별도의 축제 전담팀 없이(예술감독도 없다) 공연예술본부 산하 음악기획부에서 기획 진행하고 있다.
음악기획부 김재연 부장은 “3년 전부터 공모하며 작곡가협회 등과 논의하는 과정에 조율이 어려운 점이 있었고, 최근 2년은 직접 공모로 창작곡을 진행했는데, 응모가 많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향악축제에 공모로 선정된 작품에는 작곡료 300만원에 연주료 회당 500만원이 책정됐는데, 왜 응모가 많지 않았을까? (아창제 작곡료 600만원보다 높은 금액인데...)
이와 관련한 작곡가들을 리서치한 결과 나름 활동이 분주한 작곡가들의 경우, 한 번 참가했다가 떨어지면 이후 응모를 하지 않았고, 응모한 작품들도 타악이나 대편성 등으로 실제로 지방악단들이 연주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점 등이 드러났다.
예술의전당측은 내년부터 위촉으로 창작곡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망 있는 작곡가들은 위촉비가 상당한 액수라 부담스럽기도 하고, 교향악축제에서는 신진 작곡가들을 발굴해서 키워보자는 의미로 공모를 해왔는데,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위촉을 해보려 한다”
악단들에 자율적 권한 확대, 작곡가 추천 등 사전 협의
한편, 교향악축제가 지금까지 37회째 지속 되어 온 데는 ‘자율성’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도 말한다.
심사를 했던 최우정 작곡가는 “예술감독이 있으면 통제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악단들에 더 많은 선택의 폭이 주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심사위원들이 뽑아놓은 곡을 악단의 지휘자들이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최우정은 “심사위원에 작곡가뿐 아니라 지휘자들이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공모든, 위촉이든 실제 연주하는 악단들에 권한을 확대해 그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교향악축제 참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사전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위촉을 할 경우, 저명한 작곡가를 선택하게 되므로 젊은 작곡가 발굴이 어려울 수 있다. 각 악단들에게 작곡가를 추천하도록 하는 방법은 어떨까?” 라며 제안했다.
나실인 작곡가는 공모에 참가했다 떨어졌던 적이 있다며 작곡 의뢰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주최측에서 공모를 할 때, 어떤 특별한 주제나 어느 정도의 난이도로 작품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작곡가는 그걸 받아들일 수 있다. 창의성 존중한다고 마음대로 하라고 해놓고 이래서 저래서 안된다고 하면.... 작곡가들이 너무 난해하고 폼 나는 작곡해서 연주하기가 쉽지않다고 말하면서 그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작곡가들과 사전 면담을 통해 정해지면 좋겠다. 특히, ‘위촉’ 같은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때는 특히 그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곡가들과의 리서치를 통해 보면 축제 주최 측과 작곡가 간 입장 차이가 있는 걸로 드러났다. 다음과 같은 개선점이 필요한 걸로 보인다.
- 작곡가와 사전 면담을 통해 의뢰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성 제기 - 위촉 작곡 시, 새로운 시도를 위한 사전 조율의 중요성 - 주최측과 작곡가 간의 입장 차이 및 난해한 작품 선호 경향에 대한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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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원 중단, 예당 자체 예산으로 충당
한편, 올해부터 그동안 “한화와 함께하는 교향악축제” 라는 타이틀을 달고 진행해오던 축제가 한화의 지원이 올해부터 중단된 것과 관련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에 예당측에서는
“축제 예산이 정해져 있기때문에 한화에서 지원하는 협찬금 여부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상 교향악축제의 예산은 7~8억 정도인데, 한화에서 4억 정도를 지원해왔다고 하니 그만큼 손실금은 티켓 판매로 충당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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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작곡 한 곡 없이 18개 악단의 연주로 18일간 열릴 <2025 교향악축제>(4.1-4.20)는 내년에는 위촉의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대표 교향악단들의 최대 축제인 <교향악축제>는 심도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방향성으로 악단들과 작곡가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의 연결성으로 작곡가 발굴과 우수한 한국창작곡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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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