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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갤러리]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넘어 _정운식

기사승인 2018.07.08  12: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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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얼굴’은 ‘누군가’를 ‘떠오르게’한다

I will 1360X100X800mm Aluminum,graffiti paint 2016 (1)

정운식은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다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지금의 자신도 이런 영향들 속에서 형성되었고 계속해서 변해간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는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을 기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들의 얼굴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는 개인의 삶의 여정이 얼굴에 온전히 드러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의 생각은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얼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을 상기시킨다. 이런 생각에서 그는 이 얼굴들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러니 그의 작업에서 하나하나의 철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얼굴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런 상징성을 내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도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전시된 여러 인물들은 정운식이 미술을 선택하고 청년작가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작가들이다. 그는 철판을 정밀하게 레이저 커팅 하여 각각의 조각을 만든다. 그리고 그들을 볼트로 조합하여 하나의 이미지, 즉 얼굴을 만든다. 그런데 그는 철이라는 재료의 물성을 그대로 보여주기 보다는 표면에 회화적 요소를 가미했다. 하기는 최초의 철조 작업으로 알려진 피카소의 작품도 철사를 사용하여 자신의 드로잉을 3차원으로 구현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정운식의 작업이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다.

이 작품들을 초상화와 전신상-그는 이 작품에 대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신상이라 했다-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정운식의 작품은 입체인 것 같으면서도 회화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작품은 정면성이 매우 강하다. 그리고 여러 철판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정면에서 봤을 때는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조금씩 측면으로 돌아가면 갈수록 점차 인물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각각의 조각들을 허공에 고정시키기 위해 사용한 수많은 볼트로 인해 수직, 수평선이 교차하는 묘한 구조물만이 보인다. 이와 같은 분류의 어려움이 있지마는 전시장에는 여러 인물들이 전시되어있다. 대체 어떤 이유에서 정운식은 그들을 선택하여, 그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을까?

 

Audrey black 320x80x510mm steel, urethane paint 2015 (1)

Ⅲ.

필자가 정운식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그의 초상화 작품은 앤디 워홀이 제작한 유명 인사들의 실크스크린 초상화를 입체로 전환시켰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정운식은 지금 그가 하는 작업의 출발점이 판화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언젠가 그는 ‘판화를 위해 제작된 원판은 조각인가 회화인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판화의 원판을 만든다는 것은 ‘각刻’하는 것이다. 그림과는 완연히 다른 것이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는 판화의 원화와 부조의 관계를 생각해보기 시작하였다.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 지금의 작업이다. 이런 그의 작품은 조각도 아니고 회화도 아닌 그 경계선상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그러므로 이 작업들은 앞서 말한 피카소가 자신의 드로잉을 철사를 이용하여 입체화한 것과 같이 ‘다색판화의 입체화’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거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고 다양한 복제기술과 매체가 등장하는 요즘, 이런 기술과 매체들로 인해 조각의 개념이 무엇인지, 회화와 조각의 경계가 어디인지 새롭게 생각해볼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된다. 그래서 약 팔십 여 년 전 발터 벤야민이 사진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개념을 정립하고자 회의했던 것과 같이 정운식의 작업에 출발점이 되었던 판화에서 비롯된 회의는 지금도 필요한 것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는 첩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Ⅳ.

정운식의 작업은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작업이다. 사진을 스캔해서 포토샵에서 손을 보고, CAD 도면으로 만들어 레이저 절단을 하면 각각의 조각은 완성된다. 그리고 순서에 맞춰 각각의 조각들을 볼트로 조여 입체로 완성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도색작업이 추가된다. 그의 작품이 컴퓨터의 도움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마치 사진이 초기에 기계적 재현인 이유로 창작예술로 인정받지 못한 것과 같이 그의 작업도 평가절하 되는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업은 특히 포토샵과 CAD 도면 제작 단계부터 극도의 수작업을 수반하며, 최종 조립까지 지난한 수작업의 연속이다. 컴퓨터로 이 작업을 해본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보면서 이런 점에 대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몰입과 집중을 요한다. 삼매경에 빠지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삼매경에 빠지면 오로지 대상에게만 집중하게 된다. 한편으로 그는 작업 내내 수작업의 임계점에서 극기克己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정운식에게 앞으로의 과제는 내용의 변화가 생겼을 때 어떤 형식으로 이 변화된 내용을 잘 표현하여 관객과 소통할 것인지 숙고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창작의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서두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삶의 깊이만큼 작업의 깊이도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그의 작업에서 내용이 변했기에 형식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속도를 내어 달려온 만큼 숨고르기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그에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넘어 그가 찾고 있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춘호 Park, Choon Ho 의 발췌글 중 (문학박사,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

 

정 운 식 Jung un sik

Award 2017 GAMMA(Global Alliance of Marketing & Management Association)

Young Artist Competition - Young Artist of the Year Award

2017 사단법인 메디치(MEDICI Association, Inc.) 우수 작가상 수상

2016-2015 경상남도 차세대유망예술인 선정

2013 신화예술인촌 조형미술 대상2013

2013 쇠부리 스틸아트 금상

 

Symposium 2015 대교국제조각 심포지엄

Solo Exhibition 2017 …appear.. (서울, 탐앤탐스 블랙), will (서울,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2016 ‘I will’ (서울, 이정아갤러리), ‘Anther day’ (서울, 모즈갤러리)

2015 보이지만 보이지않는 (서울, 혜화아트센터), 그저웃지요 (서울,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등

Group Exhibition 2017.12 1230예술연구회 정기전 (오션갤러리, 부산)

2017.11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7.11 International Invited (연세대학교, 서울)

2017.10 제작의 미래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7.7 바코드 (양평미술관, 양평)

2017.6 서울 국제 조각 페스타(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16.7 감각의 항해술展 (리나갤러리, 서울)

2015.6 감성‘철’이야기 기획展 (포스코갤러리-포스코본사, 포항)

2016.6 국제조각페스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6.3 Art and the City (네이버 , 서울) 등 다수

Works of collector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광주시립미술관, 영은 미술관, 모즈 갤러리, 다온 갤러리, 오션 갤러리 등

홈플러스 그룹, 애경 그룹, (주) 프레인글로벌, 미래에셋(주), 대교문화재단, 익산문화재단,

울산 북구청, 울산 신화마을, 샤인데일 골프리조트, 연하등, 등/ 국내·외 개인 소장 등

 

 

 

작업노트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아련한 ‘기억과 추억’들은 누군가를 떠올리게도 하고 그 누군가의 얼굴이나 장소, 보았던 모든 것, 들었던 것들에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그림자를 찾게 된다. 그렇게 ‘누군가의 얼굴’에서 나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누군가의 얼굴에서 추억을 찾는다. 그런 여러 장면들 속의 얼굴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얼굴은 과거와 현재를 이루는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현재, 다가올 미래에 얼굴은 나에게 시간과 공간, 기억, 추억 속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 얼굴에서 ‘추억과 누군가’를 찾는다. 얼굴은 개인이 가진 ‘자기’로서의 마음, 감정, 사고, 삶과 같은 다양한 요소로 타인과 소통하고 드러나며, 마주하는 ‘장소’라는 생각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 장소에서 나는 나를 뒤돌아보게 된다.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장소이자,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장소로서 ‘얼굴’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추억은 잊을 수 없는 누군가의 행동, 말투, 향기, 목소리, 버릇 등 많은 부분들이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얼굴에서 시작된 작업은 그렇게 그 인물에 대한 생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너무도 ‘나’라는 존재로 돌아오는 작업이 되어간다.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그 기억의 파편 속에 숨어있는 추억들은 그렇게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나의 시간에 발현된다. 무수히 많은 판들과 선들로 이루어지는 공간을 가진 이 인물들의 얼굴은 단편적으로 드러내었다. 그 파편들 속에서 발아한 생각과 추억, 기억들은 각자가 느끼고 생각하고 추억하는 것은 다르기에 선과 선, 판과 판이 만나 만들어지는 빈 공간에서 자유롭게 펼쳐진다. 그 보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각은 안과 밖이 없이 흐르고,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 무엇이 된다. 인물의 얼굴은 나의 이상향이 되고 이상향의 발현은 기억속의 누군가로 귀결된다.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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