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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극장, 건축 앞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_박성택 서초문화재단 대표

기사승인 2018.08.07  22: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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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전당, 본래의 제자리 찾아야.. 문체부, 경영자 관리 책임

 

박성택 서초문화재단 대표

서초문화재단 박성택 대표는 서울 예술의전당 경영 일선에서(사무처장) 25년 동안 몸담아오며, 또 부산문화예술회관의 대표 등 오랜 극장 운영 경험에 비추어 극장 운영에 대한 견해를 풀어놓는다. 

현재 서초문화재단은 서초구 내 예술의전당에서 가까운 반포동 심산기념문화센터 내에 위치해 지역공연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지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 박대표는 무엇보다 극장 운영은 본래의 포지셔닝에 맞게 특성을 살려서 운영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현재 예술의전당의 운영방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명확한 일침을 놓는다. “극장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건물부터 짓지 말라!”

 

 

“얼마 전 메타기획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한 자문을 구하러 왔었다. 부산문화예술회관 재직 당시 경영자로서 6년 동안 입이 닳도록 이야기 했건만 이제 와서 다시 돈들여 용역 주니 결국 다시 내게 물으러 왔다.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박성택 대표는 현재 서초문화재단 오기 직전 부산문화회관 관장으로 재직했었다.(2013-2015) 당시, 그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짓는 사업은 건축에 앞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말했었다고 한다.

“처음에 2,700억 들여 설계 했는데, 설계 과정에서 1,700억으로 줄었는데, 객석과 외관만으로 건축 설계 발주만 했지, 무대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고려도 하지 않았다,

상주단체를 두느냐 안 두느냐, 제작 극장이냐 서울 예술의전당처럼 대관 극장으로 할 것이냐 하는 운영 방식에 따라 극장 구조 자체가 달라지는데, 이런 사안을 정하지 않은 채 설계 발주를 하니 제대로 된 전문가의 의견도 있을 리 만무했다.“

극장은 프로그램 자체제작의 방식, 상주단체 존속 여부 등 그에 따라 공간의 규모, 구성 및 배치가 달라진다는 것. 그리고 극장경영방식(시 직영 또는 전문법인 운영)이 먼저 정해져야만 향후 운영비 재정의 조달방식이 결정되고 건립공사 과정에 극장운영자의 전문적 조언이 작용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검토가 없이 극장만 지어지면 추후 발생할 문제는 불 보듯 하다는 것이다.

(지금 국립오페라단처럼 페이퍼컴퍼니가 되거나, 오케스트라는 부산시립교향악단으로 쓸 것인가, 전용 오케스트라를 둘 것인가 등에 대한 것 등 그런 것을 먼저 결정해야 1년에 운영비가 얼마가 사용될 것인지가 산출되고 비용 조달에 대해서도 결정될 수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1987년 1월에 재단법인으로 설립되어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특히 국내에서 전용 오페라하우스로 유일하게 지어진 곳인데, 현재는 다목적 용도로 뮤지컬 공연도 하고 있어 국립오페라단도 대관 신청을 해야 사용할 수 있어 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전당 내에는 기념관 하나 없이 온갖 상업시설들이 난무하고 여러 잡다한 사업들로 우선시 되어야 할 순수예술의 제작극장으로서의 임무가 방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고양, 성남 등에서는 예술의전당을 롤모델로 본따 아트센터를 지었지만,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앞서는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그 용도와 역할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박대표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건축에 앞서, 그 운영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보고 대상으로 하는 극장이냐, 아니면 부산 시민을 위한 오페라극장으로 운영할것인가? 혹은 랜드마크로 제대로 된 오페라하우스 시스템을 갖춘 오페라전용 극장으로 할 것인지를 차제에 위상을 정해서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오늘날 전용 오페라극장이라고 할 수 없다. 국립예술단체가 오페라하우스 건물에 상주하고 있지만, 대관신청을 통해서 대관료를 지불하고 사용 가능하며, 또 여름, 겨울 비수기 극장 시설 점검 기간에는 현재 뮤지컬 공연을 겸해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올해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뮤지컬 <라이온킹> 내한공연이 잡혀있어 국립오페라단의 내년 시즌 개막작은 5월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립발레단은 4월에 개막작을 공연 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 운영 책임, 문화부 임무 방치, 극장 경영자 마인드 문제

 

이에 대해 박대표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운영은 문화부가 임무를 방치했다고 본다.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예술의전당 본래의 목표가 순수 기초 예술 진흥이라면 상업적 뮤지컬 공연이 우선되어서는 안된다. 전시실도 이벤트 기획사에 의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임대 사업 등으로 예술의전당 운영이 수익사업에 주력하지 않도록 관리도 책임을 져야한다.” 고 피력했다.

그는 예술의전당이 설립 초기 미션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적 자금을 들여서 지은 극장의 최초의 미션이 무엇인가를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악이나 순수예술 분야는 정부가 필요해서 지은 것이라면, 시설유지비 50% 정도를 지원해주고 알아서 하라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것.

 

“제가 기획국장으로 재직하는 5년 동안은 뮤지컬 공연을 안했다. 극장 경영자 마인드도 문제가 있다. 결국 어느 쪽에 주력할 것인가는 극장 경영자 책임이다. 대체 수입을 위해 직영하던 편의시설(커피숍) 등은 정부시설물인데, 개인에게 내어주니 상업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게 되어 이용 가격이 올라가게 되고, 공공극장의 기능을 잃어버린 거다. 극장의 포지셔닝을 재정비해야 한다. 

예술의전당이 본래의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첫째는 문화부 방치, 둘째는 극장 경영자 마인드 문제다. 설령, 사업비가 없어 대관만 해야 한다면 예술의전당에 1인당 평균 임금 연봉 7천만원의 고급 인력이 왜 필요한가. 공연 자체 제작을 안한다면 직원을 반으로 줄여야 하는 게 맞다. 우리나라 최고 예술기관인 예술의전당 음악당에 여태까지 음악부장에 음악 전공한 사람 딱 두 명이었다.

 

박대표는 예술의전당에서 내년 뮤지컬<라이온킹> 내한 공연이 있다는 것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상업뮤지컬에 지원금을 주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을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인데, 우리 문화계에서 뮤지컬업계의 영향력이 어떻게 구조적 모순들과 얽히는지에 대해 한 사례로 이전의 해프닝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2006년, 일본 시키 자체 제작 뮤지컬 <라이온 킹>이 국내 첫 공연할 때, 시키측은 입장료 5만원(R석 기준)을 제시했다. 당시 국내 대형뮤지컬 가격은 R석 기준 평균 12만원선 이었고, 2004-5년 때는 예술의전당에서 조용필 쇼를 기획(한예종 최준호 교수 예술감독)해서 몇 년을 공연했는데, 이때 티켓 가격이 12만원 정도였다. 이때 시키 극단은 티켓 가격을 5만원으로 제안했는데, 국내 뮤지컬 제작사 등에서 반대하고, 윤호진씨(뮤지컬 제작사 에이콤 대표)는 일본 불매 운동을 벌이기까지 하는 등으로 이에 시키 극단은 부득이 9만원으로 올려서 책정하게 되는 우스운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 시키(四季) 극단 뮤지컬 <라이온 킹>

 

 

인적 청산이 그래서 필요하다 <채용 비리> 전수 조사 빠져있다

박대표는 새정권 들어 인적 청산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박근혜 정권 때 문화정책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또 그대로 문재인 정권 때 같은 자리에서 일을 한다면, 무슨 변화와 쇄신이 있겠나? 대통령, 장관 바뀌었는데, 문화정책은 안바뀌었다. 전문인들이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서 임명되었다면 보장할 수도 있겠지만, 낙하산 인사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황인데, 내년 사업까지 만들어 나가는 형세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 제작극장으로 해보자 해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설립 목적대로 운영할라치면 잘못된 정책의 대표적 사례를 잘했다고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운 정책이 가능할 수 있겠나?“

또한 그는 예술의전당이 5년 동안 주무 관청의 감사를 한번도 받지 않은 무풍지대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정권 때부터 4년 동안 직무 감사 한번도 안했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그대로다. 블랙리스트는 그 자체는 대단한데, 현존하는 문제 덩어리의 일부다. 이 문제덩어리가 현존하는 문화부 블랙리스트 자체다.”

그는 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문연의 본래 설립의 목적이 무엇이냐? 최초에 설립 당시 전문연(전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으로 정보 교류와 공동사업, 친목, 공동제작 등이었는데, 지금은 지원금 나눠주는 사업소가 되어 버렸다. 한문연의 역할은 전국의 회관 발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지방의 문화 인력들이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법인화 노력 등을 해야 한다.“

지원 받는 수혜 대상이 지원금 배분하는 방식, 지원방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방 문화예술의 생태계를 조성 후 할 일이라는 것이다. 클래식 공연 수입사들의 공연은 한문연에서 조율해야 하는데, 오히려 부스를 만들어 지방에 판매를 독려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방방곡곡 사업과 관련해 국립예술단체가 이에 참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는다.

“방방곡곡 사업은 국립예술단체가 할 일이 아니다. 잘못된 정책은 바뀌어야 하는데 변화가 없다. 국립예술단체가 왜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가야 하느냐? 그것은 지방 예술단체가 할 일이고 그것에 지원하면 된다. 국립오페라단, 발레단은 자기 베이스(극장)에서 고유한 본질을 찾아서 고퀄리티의 자기 작품을 해야 한다. 로얄오페라하우스가 전국 방방곡곡 보따리장수처럼 떠돌아다니는가? 국립이 할 일 따로 있고, 지방 예술단체가 할 일 따로 있다. 오페라극장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페라극장을 포함한 예술의전당 운영에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 문체부에 있음을 재삼 강조했다. 국공립 극장들은 시장논리로 갈 수 없는 장르를 보호하고 장려하기 위해 지은 건데, 그 용도에 맞게 운영되어야 하고, 그 운영에 책임도 져야 하는데, 그 책임을 안진다.

극장을 지어놓고, 정작 사업비는 없다. 대관, 임대 사업으로 알아서 해라.,고 하는 것은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는 것, 그 지역에서 그 계통의 예술로 시민들에게 복지를 위해 사업비를 투자해야 하는데, 최소한의 제작 경비를 지원해서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거면 아예 극장을 짓지 말라고 한다.

예술의전당이나 부산오페라하우스 등에서 이야기할 때, 적자라고 하는데, 그건 사회적 비용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일 년에 약 500억 정도 총비용이 든다면, 그것은 시민이 낸 세금을 되돌려 받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정부가 문화예술에 쓰는 비용은 인풋이지 아웃 풋을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의전당은 돈 벌려고 만든 곳이 아니다. 최소한의 수익금으로 부담할 뿐이다.

보편적인 재정 자립도를 40%를 보는데, 지금 예술의전당은 재정자립도 85%로 국회에서도 재정자립도 낮춰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가령 약 연 300억 정도 지원하면, 예당은 우리 음악인들을 무대에 세울 수 있는 기획도 할 수 있고, 자체 제작이 가능해진다. 그럼으로써 예술인들 고용 창출이 생겨나고, 티켓 비용도 낮아진다, 예술인과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런 선순환이 지방도 그렇고, 예술의전당도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는 방향이다. 전속 오케스트라, 오페라합창단도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그럴려고 극장을 운영하는 거다.

 

 

공연장 특성에 맞는 극장 운영이 중요하다

현재 재직 중인 예술의전당 인근에 소재한 서초문화재단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지역공연장의 해야 할 일은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지역민의 모든 것을 담당할 수는 없지만, 문화예술을 소비할 때 순수 예술 , 기초 예술을 어려워하는데 있어 그 중간 단계로 습성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런 프로그램으로 해설음악회, 토크 콘서트 등 교육과 공연을 같이 해주는 것으로 심리적 부담감을 없애주고 맛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 일을 양산해줘야 상급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예술인들한테도 큰 공연장에 서는 것만 꿈꾸지 말고 지역의 작은 공연장 무대에도 자주 서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 시장을 예술인들 스스로 만들어줘야 한다. 이 사람들을 키워내야 고급 예술 단계로 가게 된다. 오늘 저녁에도 하우스 콘서트를 하는데, 이런 것이 저변 확대라고 생각한다. 지역공연장은 지역의 성향에 맞는 극장 운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효정 기자 사진 조일권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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