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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공존 & 실험정신... 양승환 예술감독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기사승인 2019.04.09  14: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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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대중화, 대중의 고급화

국악방송은 젊은 국악인들의 가능성과 꿈의 무대로 ‘2019 국악창작곡 개발 – 제13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예술감독으로 젊은 작곡가 양승환을 선임했다. 신임 양감독은 국악작곡 및 뮤지컬, 창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곡가로 서울대학교에서 국악작곡을 전공하고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음악이론 및 작곡을 전공했다. 월드뮤직그룹 ‘바이날로그’의 동인이자 ‘딸’의 멤버로 활동했고, 2014년 KBS 국악대상 작곡상을 수상하고 국립창극단 <숙영낭자전> 음악감독, 국립민속국악원 창극 <나운규의 아리랑> 작ž편곡,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 <춘향>, <홍도> 작ž편곡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양 감독과 함께 이끌어나갈 <제13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는 4월 8일부터 19일까지 참가작품을 접수받는다. 국악의 대중화 및 현대화를 목표로 2007년부터 추진된 대회는 매년 우수한 창작곡을 개발하고 실력 있는 신진국악인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국무총리상과 상금 1천 5백만원이 주어진다. 양감독은 “음악동료나 친구 같은 멘토로서 참가자들과 함께 한국음악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나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승환 예술감독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Q1. “한국음악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

 

한국의 전통음악은 무조건 지키고 보존해야한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사실 국악은 시대가 바뀌면서 계속 변해왔고 진화해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중국의 음악들이 유입되었지만 자기화(향악화)하는 과정을 거쳐 진정한 한국음악으로 바뀌었고,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민족문화말살정책 속에서도 국악은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창작 국악은 20세기 서구 문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길고 긴 과도기를 거쳐왔고요, 이제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분명 국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믿어왔다면, 이제는 그런 맹목적 믿음보다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공부한 동료나 후배 음악인들이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동시대성을 지닌 새로운 음악들을 만들어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공연하고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성공한 팀들의 음악들은 서로 굉장히 다른 스타일의 음악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본인들의 음악적 정체성 찾기에 몰두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 한국음악의 새로운 방향성이란 어떤 음악적 스타일이나 장르로 단정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인터넷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음악문화를 쉽게 접하고 경험하고 학습까지 가능한 시대에 사는 음악가들이 장르의 벽을 허물고 예술성과 대중성이 공존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의 나아갈 방향과 더불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잘 진행되고 있나?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역대 수상자들의 음원, 공연 영상, 뮤직 비디오들을 감상하실 수 있는데요, 해마다 수상 팀들의 음악적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음을 여실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올해 13회를 맞이하는 이 대회는 국악창작곡 컨텐츠 개발이라는 취지를 잘 이어나가고 있고, 동시에 신진국악인들의 등용문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경연대회와 차별화된 멘토링을 통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감독의 멘토링 방법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제게 주어진 임무가 몇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음악적 멘토로서의 멘토링이 가장 막중한 임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참가한 곡들의 음악의 세련미나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주력할 테고요, 저의 지나친 음악 취향이나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제3자로서의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또한 멘토를 몇 분 더 섭외하여 팀들에게 꼭 필요한 멘토링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하겠습니다.

 

 

- 홍콩 공연 등 해외활동 지원을 확장하고 있는데, 21c 한국 음악의 현재 해외 진출 가능성은?

 

21c 한국음악프로젝트가 전년도보다 업그레이드 된 점이 있다면 수상곡 온라인유통과 해외공연인데요. 하반기에 예정되어 있는 홍콩 공연을 통해 수상팀을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현지 음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합니다. 젊은 음악가들이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최근 씽씽, 잠비나이와 같이 한국전통음악 단체들이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주목받는 것을 보면 한국 전통음악의 해외진출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수상곡들을 국내․외 주요 음원사이트를 통해 유통하고 유투브 등 온라인을 통해 해외 대중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의 목적이 현대에 어필하는 국악의 대중성이라면,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국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각종 음원 차트 등 여타 대중음악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까요?

 

90년대 국악의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본격적으로 퓨전 국악팀들이 나오기 시작한지 이제 겨우 2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한국대중음악 역사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속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장족의 발전을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대중음악의 각종 음원 차트와 비교한다는 거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아직 국악의 대중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입니다. 21c 한국음악프로젝트가 분명히 대중성을 표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를 들어 아이돌 음악이 추구하고 있는 대중성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듣고 좋아한다고 반드시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성’이라는 말 자체가 갖고 있는 위험성 또한 고려해야할 부분입니다. 전통음악은 음악의 특성상 오랜 수련 과정이 필요하고 비로소 ‘성음’이 갖춰진 후에 퓨전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서 반짝이는 ‘스타’도 필요하겠지만,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겸비한 신진국악인들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21c 한국음악프로젝트를 통해서 발굴된 많은 뮤지션들이 TV에 출연하기도 하고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하게 공연을 펼치고 있어 국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 기왕의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에서 좋은 곡을 꼽는다면?

 

대회가 12년 동안 진행되면서 수많은 좋은 곡들이 나왔는데요, 그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곡을 꼽으라면 2018년에 은상을 수상한 박한결X장명서의 ‘대나무숲’과 2017년에 은상을 수상한 Hey string의 ‘Potencia’입니다.

 

 

- 좋은 국악 창작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인데, 어떤 곡이 좋은 곡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악이라는 것이 기호와 취미에 따라 각양각색 일 수 있는데.. 그럼에도 좋은 곡이라고 한다면 어떤 기준이 있을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겸비한 작품이 좋은 국악 창작곡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품은 작품, 다시 말해 전통적인 소재를 가지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전통 악기들만을 사용해서 현대적인 느낌이 들도록 구성한 작품 등이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 예술감독으로서 이 프로젝트에 기대하는 목표가 있다면?

 

첫째로 많은 팀들이 지원하셨으면 좋겠고요, 둘째로 본선에 진출할 최종 열 팀의 음악적 스타일이 모두 다르면 다를수록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무대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참가자들에게 수상을 위한 팁을 알려준다면?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의 몇 가지 중요한 키워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꿈, 그리고 가능성’, ‘예술성의 대중화’, ‘대중성의 고급화’, ‘전통성과 현대성의 공존’, ‘실험정신’...

마지막으로 2019년 올해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여러분과 멋진 곡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임효정 기자 / 사진제공 국악방송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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