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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연주자겸작곡가, 멀티의 시대 가능성 열다

기사승인 2024.06.20  16: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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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 국악원 창작악단 기획 공연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 연주회가 국립국악원에서 기획공연으로 한다는 것에 상당히 기대가 많았다. 창작자들이 배출되는 학교가 생기면서 연주자와 작곡가는 분리됐다. 그러다 보니 형식이나 이론적 기법은 발달하였으나 연주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호흡을 공부할 기회가 없어져 버렸다. 이제는 다시 연주가 겸 작곡가의 시대가 와야 할 시기에 직면했다 할 수 있다.

 

지난 6월 13-14일 양일간 연주회를 보면서 가장 중점적인 관심은 재연의 가능성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성을 잃지 않으면서 청중들의 호응도 있어야 한다.

일단 작곡가 선정 방법이 궁금했다. 전체적인 작곡 방향성을 정해 선정했는가 (예를 들어

대중성을 중점으로 하겠다거나 실험적인 것을 하겠다거나) 이다.

아님, 방향성보다는 연주자이면서 동시에 작곡을 하는 층이 얇아 별다른 의도 없이 어느 정도 실력있는 서로 다른 악기 연주자겸 작곡가를 선정한 걸까?

 

이번 연주에서는 한 곡 한 곡 평가보다는 전체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아창제나 다른 작곡가에게 위촉한 경우보다는 연주자가 직접 작곡한 창작곡으로 악곡 진행이 훨씬 부드러웠다. 일단 연주적인 면에서 흐름의 거부감이 없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협주곡임에도 불구하고 반주악단을 풀 인원으로 하다 보니 반주의 소리가 너무 커서 독주자의 소리가 들리지 않기도 했다. 또한, 관현악단(오케스트레이션)에 너무 비중을 두어 독주 악기를 빼고 연주해도 그냥 관현악곡인 줄 알 수 있는 곡들도 있어 주객전도의 곡도 있었다. 협주곡처럼 과감히 단원들을 많이 빼는 것이 더 좋았겠다 싶다.

또 녹음 믹싱의 경우, 같은 음역대를 중복하지 않거나 소리크기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 연주에서는 작곡기법에서 관현악 악기의 같은 음역대가 너무 많이 나와 소리가 둔탁하거나 계속 들으면 피로감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피리 같은 소리가 큰 악기가 너무 고음에서 많이 나와 피로감을 더했다. 이런 협주곡에서는 낮은 음역이 더 좋지 않았을까?

 

국악악단의 고질적인 저음이 이번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실내악인 경우, 아쟁으로 저음이 가능하지만 편성이 커진 지금은 새로운 악기를 개발해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국악원 악기 연구팀에서 해야 할 일이다.

이번에도 저음을 위해 콘트라베이스, 첼로가 등장했는데 음악회를 오랫동안 봐온 음악가로 볼 때 왜 아직 이질적인 느낌이 나는 악기를 그냥 사용하고 있는지, 한국적인 느낌이 나는 악기를 만들 생각이 없는지, 포기한 건지 궁금했다. 양금의 사용은 칭찬할만하다.

또 전체적인 예술감독이 없어서인지 악단이 검정 옷을 입고 있는데, 독주자가 검정 옷을 입고 있어서 협연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협연자의 연주 동작도 음악의 연속인데, 동작이 잘 보이지 않아 연주내용이 감소했다. 그리고 독주자들이 들을 수 있는 모니터 스피커가 연주자를 가린다거나 하는 문제도 있었다. 조금 작은 것으로 하거나 조금 옆으로 배치하는 방법도 생각해볼만 하다. 이런 디테일은 전체감독이 미리 관현악단과 독주자의 의상을 파악하고 조정했어야 했다. 또 창작악단에서는 비파를 해금 그룹처럼 한 파트로 넣었으면 어땠을까?

시대에 따라 점점 빨라지는 음악이 많은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악기가 비파라고 본다. 그동안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악기 위치 배치 실험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이후 계속 안 하는 것을 보면 별 효과가 없는 듯 하니 과감히 악기 자체를 바꾸는 방법도 고려해보면 좋을듯하다. 이렇게 편성을 바꾼 후 위촉해 보는 것도 신선할 것 같다.

또한, 클래식 창작계도 너무 예술성(?)을 내세우다 보니 청중이 떠나고 초연으로 끝나는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국악도 공모인 경우 쉽게 작곡하면 선정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무리하게 복잡하게 작곡해서 재연하기 부담스러운 일회성 곡이 많았다. 국립국악원의 이 기획은 아창제처럼 공모가 아니니 무리한 기법을 넣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었다. 더러 몇 곡은 단 악장으로 끝났으면 더 좋았을텐데, 악장을 나누어 길게 해서 더 안 좋아진 곡도 있었다. 전통적인 거문고 기법을 잘 살린 거문고 협주곡, 화려한 소금 협주곡이 있었고,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해금 협주곡, 청중과 호흡하는 대금협주곡, 장고 협주곡이 있었다.

결론은 협주곡답게 독주악기가 살아날 수 있게 반주를 좀 더 실내악처럼 하면 좋겠다. 협연자가 연주 후 쉴 때, 관현악이 중간 간주를 넣을 때, 다음 독주를 유도할 수 있게 연관성 있게 작곡되었으면 하는 곡들도 있었다. 또 의무적으로 악장을 나눠 길게 할 것이 아니라 단 악장 이라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곡이면 더 효과적이겠다. 또 작곡가가 따로 작곡한 곡이다 보니 모든 곡이 종지 때 소위 말하는 “꽝” 종지법을 상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자유로워져야 한다.

 

이번 연주를 통해 연주자의 악기적인 주법은 매우 휼륭했다. 관현악법을 좀더 연마하면 연주가이면서 작곡가인 시대의 장을 열 가능성을 보인 무대였다. 최근에 관람했던 창작곡 공연 중 최고의 작픔 들이었다. 특별한 기획을 한 국악원 창작악단에 박수를 보낸다.

 

박종철(작곡가, 하트뮤직 대표)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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