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에 데모하는 연극의 방식 <와, 공룡이다!>
연극계 크라우드펀딩 성공 <와, 공룡이다!>
어린이를 위한 연극 <와, 공룡이다!>(연출 송인현)가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추진되어 무대에 오른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인터넷을 활용해 일반 개인들로부터 투자 자금 따위를 모으는 방식을 말하는데, 연극계에서 행해지는 일반적인 크라우드 펀딩은 ‘후원 형식’으로, 주로 펀딩을 하고 초대권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에 극단민들레가 진행한 방식은 ‘투자방식’으로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고 4개월 뒤에 원금과 3%(연9%)의 이자까지 돌려받는 형식이다. 극단민들레 송인현 대표는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주변에 청하면서도 부담이 덜해서 많이 부탁을 했습니다. 만약 잘못될 경우라도 투자자는 금융회사로부터 약속된 금액을 돌려받게 됩니다. 그 뒤는 금융회사와 민들레가 법적으로 처리하게 되겠지요.” 라고 설명했다.
관객의 눈보다 지원의 틀에 갇혀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며,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순수한 매표 관객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
어린이전용극장이 없다
송대표는 “투자 방법이 어려워서 중도에 포기한 분들이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투자자들이 참여하여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공연 예술로 끌어들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투자’만 생각하고 참여한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이 사람들이 분명 공연예술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또 일반인이 참여하였다는 것은 이 작품이 매표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일반인의 펀딩은 매표 관객의 심리와 맞닿은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후원자들이기 때문에 이 분들의 역할이 단순한 우호 집단과 다르며 홀륭한 홍보 수단의 역할을 담당해주기도 한다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추진한 이유가 자신의 ‘국가에 데모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국민 소득 3만 불 시대에도 불구하고, 천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참다운 어린이전용극장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극장을 만들어달라고 머리띠를 두르기보다 쓸데없어 보이는 일을 하면서, 비용까지 더 들여가며 사회에 호소했습니다. 극장은 한 번도 안 가본 건축업자들이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상상을 펼치라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
<와, 공룡이다>는 처음부터 매표 관객을 만나기 위해 준비를 했기 때문에, 제작도 펀딩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대하는 것은 지방에 있는 어린이들과도 <와, 공룡이다>를 통해 무한상상을 펼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특성을 고려한 어린이전용극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앞서 민들레연극마을에서 상설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곳에서는 무대장지보다 더 확실한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 작품은 그가 손자들과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 아이들을 돌보지 않아요, 같이 놀죠.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부담이나 미래의 가치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저출산 등 많은 사회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아이들이 주는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이 현 사회의 가치와 충돌하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데모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영우 기자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