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사회와 인사의 투명성
‘예술경영’이란 직업군이 언제쯤부터 생겨난 걸까?
최근 국.공립의 예술기관 기관장을 비롯한 예술감독이라는 직책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문화재단을 비롯한 문화예술기관들에서 예술경영자의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20여년의 지방분권 시대 역사와 더불어 지방자치제는 각 시도의 문화예술정책을 수행할 전문적인 예술경영자들의 영입이 필요해지며, 극장장, 아트센터, 미술관 등등의 문화예술기관 기관장 직에 대한 인사가 계속 되면서 인사 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을 비롯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신임 회장,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국립극장의 국립무용단과 경기도립국악단의 예술감독 등 예술경영자들의 인사가 정해졌다. 이들 예술경영자들은 선거로 당선된 한문연 회장을 제외하곤, 문체부 장관 혹은 지자체 장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예술경영자’ 라는 전문적 신종 직종에 대한 관심과 화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이 직책의 임기가 짧고, 임명권자에 의한 결정으로 인해 전문직이라는 인상이 약해지는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정권 교체와 더불어 자기 세력의 일자리 창출이나 다름없는 ‘낙하산 인사’ 라고 하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으레 있는 일이지만, 전문성이 필수불가결한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예외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문이었지만, 지방분권화가 시작된 1995년 즈음 민선1기 김영삼 정권을 지나 본격화되는 김대중 정권 이후 이명박 정권 때부터 문화예술계에 까지 ‘낙하산 인사’ 라는 마수가 뻗치기 시작하면서 문화계의 인사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이명박 전대통령의 대표적 코드 인사였던 유인촌 전장관은 그의 임기 시절 각종 인사 문제를 야기 시키며 흑역사를 남겼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지난 정권의 인사를 보전하며 관대함으로 새로운 공정 인사에 대해 기대한 바 있었으나, 역시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없지 않다..
더욱이 최근 인사 코드의 조건에 ‘친소 관계’ 라고 하는 단어는 낙하산 인사의 다름 아닌 필요충분조건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어쨌든 인사의 공정성, 투명성을 위해서는 다시 전문성의 강화가 더욱 필요하고, 이에 대한 역할과 권한, 책임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국.공립의 예술감독의 직과 극장 및 문화재단의 경영자에 대한 인사는 보다 디테일한 세분화와 전문적 역할에 대한 제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제각각인 국. 공립 예술기관의 직제에 대한 재검토와 더불어 기관장의 보직에 대한 역할과 책임 소재 등도 다시 밝혀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전국적 규모의 각 기관별로 증가하고 있는 예술경영자로 불리는 직책의 일자리에 대해서도 임명권자의 문화적인 마인드는 물론 공정한 심사와 절차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밀실 인사가 아닌, 심사위원의 선정부터 공개하는 투명한 절차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현재 2-3년의 짧은 임기에 대해서도 제고가 필요하다. 정치적인 낙하산 인사가 되다보니 나눠주기식 시혜 인사로 점철되면서 점점 전문성을 담보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하고 떠난 마리 토메우 역시 3년의 임기로는 장기적인 계획을 실행하기 어려워 아쉽다는 말을 남겼었다. 또한 예술경영 분야의 짧은 임기는 이 경영자들에게도 부담이 되어 ‘파리 목숨’ 이라고 하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임기 중 전력투구해야 할 업무 수행보다 다음 옮겨갈 일자리로서 타 기관의 기관장 자리에 대한 탐색에 더 관심을 두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점에서 생각해볼 점은 과연 ‘예술경영자’의 일자리는 순환식으로 돌아가며 계속 이어져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문화재단 대표' 직책 돌려막기식?
짧은 임기, 다음 갈 곳은?
어떤 문화재단의 대표로 있다가 또 다른 기관의 재단 대표로 계속 돌아가며 할 수 있는 직종일까? 예술경영의 전문적 경영자라는 것이 특별한 자격이나 자격증의 증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한 번의 경험으로 자가발전하며 공무원처럼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현상인데,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실제로 이들은 그가 속해진 자리에서 얻어진 혜택으로 학위를 획득하며 상승 발전의 기회를 얻고 이를 발판으로 계속 자리를 보전해 가는데, 이것은 기회의 불공정이 아닌가? 새로운 신진 인물의 역량 시험의 기회는 점점 희박해지는 것이 아닐까? 기회의 균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신진 인재들에게 기회는 언제 주어질까?
예술경영의 전문직이라는 것은 이미 획득되어진, 그가 노력해 쌓은 그의 이력과 전문성에 대한 경험치로 인해 경영자라는 자리에서 능력과 아이디어로 기관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들은 한 번 주어진 기회로 그의 아이디어와 능력을 통해 발전에 기여하는 자리이지 만년 전국구로 돌아가며 어느 곳에나 해당하는 영구직이 아닐 것이다. 주어진 기회에 그가 가진 최선의 역량을 다하고, 이후에는 본연의 각자 원래 전문적 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예술경영’ 은 그럼으로 ‘예술 자체를 하는..“ 예술감독직과 구별된다 할 것이다. ’예술을 위한 경영‘을 하는 자리로 예술경영에서는 무엇보다 기획이 중요하다. 예술경영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며, 궁극적으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짜나가는 기획력,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공공의 녹을 받으며 역할을 수행한 것에는 반드시 평가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이 경영평가에 따른 부조리한 기준은 별도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지금도 예술경영에 대한 인사는 계속 되고 있다. 당장 대구의 콘서트하우스 관장 공모심사에 12명의 지원자가 신청해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공모에서도 8명의 지원자 중 최종 2명이 올라간 후 확정되는 과정에 지역 인사냐, 지역을 넘어선 외부의 인사냐에 대한 논의와 의혹들이 불거졌다. 지자체의 인사 향방은 항상 지역성과 전문성의 선택에서 지역의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시장의 정치적 판단과 의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한 사회로 가는 인사의 적합성과 투명성의 잣대는 무엇보다 심사위원 및 절차의 공개로 명확한 책임소재를 밝히는 것이 아닐까.
Editor - in - Chief 임효정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