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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의 무대위의 예술] 시작도 끝도 없이.. 노스탤지어!

기사승인 2020.03.12  00: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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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사라진 시대의 음악, 박순아 <노쓰코리아 가야금>

노쓰코리아 , 남산국악당

무대가 열리면 무대 뒤 영상으로 화면 가득 눈 덮인 겨울 숲속의 여정이 길게 이어진다. 하얀 눈송이 핀 숲길을 따라 '수많은 겨울 Countless Winter' 의 가야금 선율이 흐른다. 이어 무대 위로 가야금주자 박순아가 나와 자기소개를 하며 자신의 이력과 맞춤한 ;노스탤지어‘를 연주한다. 오늘의 공연은 남산국악당의 기획공연 시리즈 - 다시곰도다샤의 일환으로 ’박순아 <노쓰코리아 가야금>‘이다.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그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재일동포 출신의 박순아는 일본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 가야금을 공부하고, 이후 북한 평양으로 건너가 국립평양음악무용대학(현재 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에서 25현 가야금을 배웠다. 그 뒤 일본에서 금강산가극단 단원으로 활동, 2006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12금 가야금을 수학했다. 북한에서는 악기개량사업으로 현재는 12금 가야금이 존재하지 않고 있어 박순아의 가야금에 대한 연구 열정을 알 수 있다. 일본, 북한, 한국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박순아는 태생적인 디아스포라의 노스탤지어를 간직하고 있어 그의 음악에 담겨진 ‘슬프고도 아름다운’ 멜로디가 더욱 서정적으로 공감을 일으킨다.

연주 제목 <노쓰코리아 가야금>이 의미하는 것처럼 박순아는 '노스탤지어' .... ‘총동원가’ -'눈이 내린다 Snow fall' - '결전의 길로 The Road‘ ㅡ '해당화ㅡ슬프고도 아름다운' ‘분계선 코스모스’ ‘시작도 끝도 없이’ ....등으로 이어지는 북한 가야금 연주곡을 연주한다. 지난 해 발매된 음반에도 쓰여진 동명의 제목은 박순아의 음악적 정체성이며 현재라고도 할 수 있는데, 지난 해 겨울, 12월 20일과 21일 공연한 것을 올해 앙코르 공연 무대를 가진 것이다.(2020.2.14.-45 남산국악당) 북한의 ‘가야금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1960-70년대 북한의 가야금 연주곡들을 들어보는 귀한 무대이기도 했다.

 

음반에 실린 15곡은 1960~70년대 북한 가야금 연주곡으로, 악기개량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12현, 13현이던 가야금의 줄 수가 19현, 21현으로 늘어나고 5음계 역시 7음계로 확장되는 등 음악적으로 파격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던 시기의 곡들로, 기존 12~13현 가야금 연주 보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편곡이 이루어 졌는데, 이후 농음(농현)이 특징인 가야금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차츰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날 박순아는 통상 전통공연의 무대와 달리 하얀 장미꽃이 가득 깔린 바닥에 조명을 활용한 화려한 색채감으로, 양손 주법을 통해 가장 화려한 주법을 꽃피웠던 '가야금 르네상스' 시기 가야금 연주곡의 정수를 선보였다.

현재 그녀는 국내에서는 ‘바람곶’과 창작국악그룹 ‘비빙’으로도 활동하며 무용가 안은미, 국립무용단 외 다양한 국내 창작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동아시아와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7년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카데미음악상수상영화 “The Last Emperor”에서 쟁연주를 담당했던 중국 쟝샤오칭(Jiang Xiao-Qing), 일본 바바 노부코와 함께 아시아의 금(琴)연주그룹 고토히메(KOTOHIME)로도 연주하는 등 글로벌 활동으로 여러 예술장르와의 예술협업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음악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러나 박순아의 음악 인생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하듯이, 그녀의 가야금과 첫 만남은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회상된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선물로 주신 하나의 카세트 테이프, 그것이 이북가야금곡이 담긴 유일한 연주곡집-<가야금독주곡집> 이었고. 이 테이프는 나의 제1호 보물이 되어, 언젠가 이 곡들을 연주하는 것이 그 시절의 꿈이었다.”고 말하고 있잖은가. 그녀의 말처럼 그 시절 북에는 아름다운 노래가 많았다고 한다.

그 많던 북한의 음악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남아있기는 한 걸까? 지금은 다른 형태로 변화되어 다른 모습일지언정 그 음악들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지금 그녀의 음악으로 우리에게 들려오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은 이 음악들은 또 다른 감정으로 나한테 다가왔으며 잊었던 그 시절의 뜨거운 감정을 다시 불러온다.“ 고 말하는 그녀의 그 뜨거움이 가야금 선율 속에 남아 쏟아지는 눈처럼 내린다. 붉게 물든 무대 위로 먹먹함이 전해온다.

오늘날 연주되는 우리 음악과 북한의 화려했던 가야금 음악을 비교해보는 재미와 흥미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이야기들은 연주 제목처럼 여전히 우리에겐 현실이고, ‘시작도 끝도 없이’ 디아스포라처럼 아스라한 노스탤지어를 부른다. 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노쓰 ㅡ사우쓰 코리아'로 봄소식을 기다린다.

 

임효정 (발행인· 문화칼럼니스트)

 

 

https://youtu.be/Y3d1QoeLFro

 

https://youtu.be/4FQvDhC2tJ0

 

https://youtu.be/Ts2SOQBbTPs

 

DPRK song

https://youtu.be/cdualYFphG8

 

#노쓰코리아박순아 #북한가야금연주곡15곡 #가야금 #춘설 #황병기 #눈이내린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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