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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작곡가와 연주자의 관계

기사승인 2021.05.02  0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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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재준 신작 초연_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류재준, 초연 무대의 대명사 작곡가다운 면모 이어가

작곡가 류재준은 자신의 작곡 작품을 국내 무대에서 한국초연이나 세계초연으로 올리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대표적 작곡가의 한명이다.

클래식 고어들은 국내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 가운데 국내 초연이나 세계 초연작을 올리는 무대를 작곡가 류재준에게서 가장 많이 접했을 것이고, 공연이 끝나면 으례 공연자나 공연단체와 류재준이 국내나 세계초연(初演)의 감격을 나누기 위해 류재준을 무대로 콜(call)해 감격을 나누는 장면을 많이 목격해왔다. 

그런 예들을 열거하자면 서울국제음악제 2019에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죄르 필하모닉과 류재준 작곡의 피아노협주곡 협연,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이 2006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Podlasie Symphony Orchestra와 류재준 작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세계초연, 첼리스트 심준호가 허원숙과 한국 초연한 류재준 작곡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강함과 부드러움 선과 구조가 동시에 모였다는 평을 받은 류재준 작곡의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카프리스, World premiere로 열린 첼리스트 아르토 노라스가 스웨덴 라티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류재준 작곡의 첼로 콘체르토등을 꼽을 수 있다. 

올해 들어서도 작곡가 류재준은 지난 2월27일 IBK홀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연주한 피아나소나타 No.1을 월드 프레미어로 무대에 올렸는데 서정적 선율미가 전악장에 흐르며 선법적 색채가 더해져 신선하고 신비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견작품 탓인지 라쉬코프스키가 연주의 신중함을 견지하는 자세를 보였고 론도풍으로 쓰인 4악장 판타지아에서 라쉬코프스키의 유유자적한 연주도 기억에 남는다. 

작곡가 류재준의 한국초연 무대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2009년 5월 서울국제음악제를 통해 소프라노 서울대 김인혜 교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고양되며 클라이맥스로 마무리하는 것이 압권이던 레퀴엠(Sinfonia da Requiem) 무대다. 저음부터 스멀스멀하게 올라오는 몸부림 같은 처연한 1악장부터 밝고 힘있는 2악장, 웅장하며 안식적인 3악장, 거대한, 그야말로 압도적인 마지막 악장은 서로간에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장대한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2008년 5월 제12회 베토벤 이스터 페스티벌에서 폴란드에서의 세계 초연 평을 들었던 국내 초연 무대였다.

4월초 열린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류재준의 초연 무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플루트사중주 연주가 끝나자 플루티스트 조성현은 객석에 앉아있던 작곡가 류재준을 무대로 불러 앙상블오푸스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첼리스트 김민지등 연주자들과 함께 초연의 감격을 나누도록 했다. 이렇듯 지난 4월9일 저녁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열린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를 통해서도 류재준은 자신의 작곡 작품인 플루트사중주 ‘봄이 오는 소리’(Flute Quartet ‘The Sound of Spring coming’)를 세계초연으로 올려 이런 초연 무대의 대명사 작곡가다운 면모를 이어갔다.

  

-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 1악장의 음향의 팔레트 인상적

나는 2010년대 이후 류재준이 음악감독으로 있은 카잘스페스티벌이나 서울국제음악제등의 대부분 연주장에 있어왔기 때문에 당시 작곡가 류재준의 초연작에 대한 감상등에 대해 당시 적어논 리뷰등을 들쳐보면 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에 대해선 유럽과 아시아 음악의 감성이 특별히 조합된 최근 발매된 앨범 뫼비우스(Moebius)에도 수록된 류재준의 피아노협주곡은 1악장의 음향의 팔레트가 펼쳐지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썼던 기억이 있다.

2014년 3회째를 맞았던 카잘스 페스티벌 연주의 하이라이트는 전반부에 류재준의 '3개의 마드리갈'이 아시아 초연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해 전반부 첫곡으로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바이올린), 아르토 노라스(첼로), 미쉘 레티엑(클라리넷)이 나와 연주한 류재준의 3개의 마드리갈 (Song, Canon & finale) 역시 작품 전체가 중세의 음유시인이 방황하며 부르는 노래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았다. 

류재준이 음악감독으로 있던 2014 카잘스 페스티벌 인 코리아의 어쩌면 첫날 공연 ‘어느 화창한 봄날에(One Fine Spring Day)’의 공연은 “슈베르트의 송어 5중주의 4악장 Andantino-Allegretto의 관객에게 가장 귀에 익은 선율및 앵콜 첫곡으로 들려준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 Aria)는 청중으로 하여금 이것이야말로 실내악의 진정한 참맛이구나 하는 느낌으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 공연이었다. 

송어5중주의 1악장부터 무르익는 하이라이트가 될 것임을 예견케한 연주는 전반부의 펜데레츠키-6중주가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호른등 서로 섞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악기들이 모여 6중주를 펼치는 것에 반해 물흐르듯 유기적 연계로 연주되는듯해 어느 화창한 봄날에 송어5중주는 참 따뜻했다. 앵콜곡 G선상의 아리아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첼로 백나영과 뒤편에서 선 성민제의 콘트라베이스는 주옥같은 실내악 화음을 빚어내는데 환상 일조를 했다.

-생명의 소중함및 함께 있음의 기쁨과 따스함 음악으로 전해

당시 공연기획사 오푸스 및 음악감독 류재준이 주도한 카잘스 페스티벌이 국내 최고의 실내악 축제로 발돋움할 싹을 보여주었던 것을 기억하며 참석한 올해 지난 4월9일의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있었던 류재준의 플루트사중주(Flute Quartet ‘The Sound of Spring coming’)는 IV. Sprout(새싹) 연주에서 볼 수 있었듯 새싹처럼 신선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어 유례없이 힘들고 어려웠던 한 해가 지나고 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생명의 소중함및 함께 있음의 기쁨과 따스함을 음악으로 전하고 있었다.

이날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는 프랑스 인상주의를 이어받은 플로랑 슈미트의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이 서곡으로 연주된데 이어 독일 낭만의 마지막을 장식한 아놀드 쉔베르크의 현악6중주 ‘정화된 밤’이 후반 마지막 작품 연주를 장식했다. 제33회를 맞는 올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지난 3월말부터 4월 22일까지 연일 열린 교향악축제의 열기속에서도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는 이에 뒤질세라 만석의 뜨거움을 보여주었고 플루트 조성현, 바이올린 백주영과 김다미, 첼로 김민지와 최경은, 비올라의 김상진과 이한나, 하프의 김지인등으로 구성된 앙상블오푸스는 이에 화답하는 수준높은 연주로 관객의 열기에 화답했다.

- 류재준의 플루트사중주 ‘봄이 오는 소리’, 이날 하이라이트 연주

앙상블오푸스가 첫 연주한 플로랑 슈미트의 ‘로카이유 풍의 모음곡(1935)’는 하프연주로 시작되며 봄이 오듯 화사하고 밝은 선율로 이날 연주회의 타이틀 ‘봄이 오는 소리(‘The Sound of Spring coming)’의 마중물이 됐다. 전반부 두번째로 연주된 류재준의 플루트사중주 ‘봄이 오는 소리’는 후반부의 쉔베르크의 오늘날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자 중요한 실내악 레퍼토리임에도 이날의 하이라이트 연주곡이 된 것처럼 생각됐다. 이날 세계초연된 ‘플루트사중주’에 대해 류재준은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숨막히는 답답한 삶을 살았던 음악가들과 청중들에게 플루트의 맑고 깨끗한 음색과 선율로 청명한 봄을 다시 맞는 기쁨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 연주곡 쉔베르크의 ‘정화된 밤(Verklaerte Nacht, op.40)은 “자 보세요. 이 우주가 얼마나 밝게 빛나는지! 광채가 주변의 모두에게 내리고 있어요”라거나 “두 사람은 높고 밝은 밤을 걷는다”는 리하르트 데멜 시집 ‘여성과 세상’중 ‘두 사람’의 시편이 관객석 전면의 전광판에 투사된 나레이션을 통해 관객이 봄밤에 같이 정화됨을 느끼고 밤의 詩같은 느낌을 줬다.

2010년 창단된 앙상블 오푸스는 국제적인 명성과 뛰어난 연주능력을 갖춘 플루트 조성현,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김다미, 비올라 김상진과 이한나, 첼로의 김민지와 최경은, 하프의 김지인등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단체로서 작곡가 류재준이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리더를 맡고 있다. 2010년에 창단됐음에도 올해 17회 정기연주회에 그쳤다는 것은 연주단체의 연주능력에 비해 활동량이 다소 많지 않았던 것으로 비쳐져 보다 많은 연주기회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원들 개개인이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탓일 수도 있는데 앙상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음악단체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모인 만큼 앙상블오푸스가 개성있고 독특하며 관객과 즐길 수 있는 공연콘텐츠를 찾고 제작하는 일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앙상블오푸스가 특히 해외의 유능한 작곡가, 연주자들과 교류를 통해 시그니처 프로그램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일견 오푸스가 매년 주최하는 있는 서울국제음악제의 방향성과도 닿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10월23일부터 10월30일까지 롯데콘서트홀과 JCC아트센터등에서 펼쳐질 올 하반기에 있을 2021 서울국제음악제 “놀이동산(WonderLand)”의 프로그램들과 그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홍일(칼럼니스트/The Korea News Plus기자)

 

 

제17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일시: 2021년 4월9일(금) 저녁 7시30분

장소: 예술의 전당 IBK홀

 

 

양몽원 기자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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