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노멀 <2021 교향악축제>, 창작곡, 민간오케스트라 참여 기회, 특화 프로그램 등....
한국 창작곡 기회 점차 늘려야..
시·도립 외 민간오케스트라 참여 기회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민간오케스트라협의체 창설 준비 중
위촉, 특색 있는 주제별 선곡 등 특화프로그램 보완 등
매년 4월의 봄소식을 교향악 선율에 실어 전해오는 교향악축제가 올해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더욱 규모를 확장해 대규모 축제로 전개한다. 21개 교향악단이 21일 동안 각각 다른 선곡들로 고전주의에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러나, 30년 이상 이어져 개최돼 많은 변화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방식들에 대한 요구가 지적된다. 국내 클래식 연주단체와 아티스트들의 기량도 높아졌고 클래식 환경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또, 시립이나 도립이 아닌, 민간오케스트라연합회 창설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33회째 맞는 교향악축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며 지속해나갈 발전적 방향성에 대해 점검해보자.
교향악축제의 역사 및 현황
교향악축제는 1989년 전년도 서울 예술의전당 개관음악제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첫 발을 내딛은 이래 2021년 현재 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져 오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클래식음악축제다. 매년 4월, 한 달 동안 국내 관현악단들이 참여해 개최되며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 발전되어 오고 있다.
2021년까지 553개 교향악단(중복 포함)이 참여 했다. 역대 최다 참여한 단체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31회이며, 그 뒤를 이어 수원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이 30회와 29회 참여했다. 지휘자 중 최다 출연은 현재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임헌정(22회), 최다 출연 협연자는 바이올리니스트의 대모로 불리는 김남윤(15회)인 걸로 나타났다.
교향악축제 (2020년 기준)
참여 횟수 |
539개 교향악단 |
최다 참여 단체 |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31회) |
최다 출연 지휘자 |
임헌정(22회) |
최다 출연 협연자 |
김남윤(15회 / 바이올린) |
교향악축제는 국내 전역의 지방오케스트라를 포함해 참여함으로써 취지를 살려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던 음악 환경을 개선하고 교향악단들이 음악으로 교류하며 중앙 무대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기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한, 개최 초기에는 재능 있는 독주자들을 발굴해 관현악단과의 협연 기회를 마련하고,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관현악 작품들을 초연 혹은 재연하는 무대로 활용되기도 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이 향상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호가 팬층이 한층 두터워지고 청중들의 관람 수준도 놀랍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증표이기도 하다.
참여하는 교향악단들은 국내 악단들은 물론, 간혹 해외교포들이 창단한 악단이나 합동공연형식으로 외국 악단들이 드물게 참여하기도 했는데, 서울 윈드앙상블 같은 취주악단이 끼어 있기도 했다. 대부분 지방의 시.도립 오케스트라 혹은 KBS 같은 공영방송국 소속 악단들이 많았다. 공공의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제외하면 민간오케스트라의 참가율은 거의 희박해 민간오케스트라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민간오케스트라들이 앞장서 단체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교향악축제에서 제고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첫째, 국내 작곡가의 창작곡 연주 프로그램을 점차적으로 늘려가야 할 필요가 있다.
교향악축제 초창기에는 국내 작곡가들의 곡이 꽤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창작 초연곡은 구색맞추기로 한 두 곡 정도 끼어넣는 걸로 희박해졌다. 교향악축제 초창기 멤버였던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교향악축제 초기에는 서곡에 국내 작곡가들의 작품을 거의 의무적으로 넣어서 연주 기회가 많았는데, 어느 시기부터 차츰 국내 작곡가들의 작품이 프로그램에서 찾기 어렵게 된 것 같다. 여러 가지 상황적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재연곡들로 현대음악을 듣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주의 어려움과 관객몰이에 부정적인 의견들이 없지 않다. 지휘자들은 연주하기에 마땅한 곡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작곡가들도 분발하고, 악단들도 역량 제고 및 육성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듣기 편안한 서정적인 곡부터 점차적으로 새로운 음악을 듣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아창제, 현대음악작곡페스티벌 등을 통해 양산되고 있는 현대 작곡가들의 창작곡들을 포함해 기성 국내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교향악축제 무대를 통해 연주되어 선보여야 한다.
둘째로 민간오케스트라의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한 원칙과 제도적 장치를 통해 사전에 선정함으로써 중앙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단체도 충분한 연습시간을 확보하고 준비한다면 악단의 이미지 쇄신과 기량을 높일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클래식 음악시장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대구시향의 불참으로 대신해 참가하게 된 KCO오케스트라는 민간 챔버오케스트라임에도 창단 56년의 역사와 다년간의 해외 초청 연주(139회) 등으로 이미 그 실력이 검증받은 악단이지만, 이외 민간오케스트라에게도 별도 섹션 마련 등의 강구책으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소극장오페라처럼 앙상블 단체 혹은 체임버오케스트라를 구성해도 좋지 않을까.
현재 국내에는 단체의 이름을 걸고 정기연주회 및 연중 연주회를 갖는 민간오케스트라로 뉴서울필하모닉(30년), 서울그랜드필하모닉(26년), 모스틀리필하모닉오케스트라(21년),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18년) 등을 비롯해 전국에 20여 개의 민간오케스트라가 있다. 군포시의 상주단체로 있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24년)는 민간오케스트라임에도 군포시향과 같은 역할을 하며 교향악축제에 참여해오고 있다.
군포필의 김홍기 단장은 “민간오케스트라가 상근단원을 갖추고 운영하려면 연간 70~80회 이상의 연주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교향악축제의 경우 이미 검증된 오케스트라로 참여하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민간오케스트라가 참여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힘든 시기에 민간오케스트라 10팀 가량이 모여 민간오케스트라연합회를 구성해 함께 극복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그랜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훈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서울에만해도 7~8개의 민간교향악단들이 있는데,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오며 잘하고 있는 악단들이 많아졌다. 민간교향악단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리아오페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송영주 지휘자(광명푸른숲오케스트라, 광명시 청소년교향악단 겸임)는 “교향악축제는 악단뿐 아니라 지휘자들도 비교되기 때문에 민간오케스트라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질적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셋째, 다양한 협연자의 폭을 확장할 필요도 있다.
현재 교향악축제의 협연자들은 재능 있는 독주자라기보다 나름 이름이 알려진 유명 연주자들로 협연을 구성하는 편이다. 최고 기량의 우수한 솔리스트들의 무대이기도 한 축제에서 몇 년째 등장하는 스타 연주자 외에도 새로운 인물 발굴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축제에서 신선한 인물을 만나고, 창의적인 새로움을 만나는 것은 매력적인 즐거움이기도 하다.
넷째, 위촉곡과 축제의 특색을 보다 구체화해 기대감을 높이면 더욱 붐업이 될 수 있다.
고전에서 현대까지 다채로운 음악을 접하는 방식 외에 특화된 주제에 집중하는 음악제로 매년 새로운 기대감으로 신선함을 줄 수도 있다. 위촉곡도 주제에 부합하는 음악을 주문하면 더욱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매년 분명한 색깔과 특색있는 음악으로 새로운 음악제에 대한 궁금함을 갖게 되지 않을까. 2022년 교향악축제는 어떤 색을 띨까? 더욱 변화된 음악제를 기대해본다.
임효정 기자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