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ARKO 한국창작음악제(국악부문)의 지난 11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은 한국음악의 미래와 변용의 다양성을 위한 지난 8년간의 작업을 되돌아 봐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무대였다. 작곡가 박영란의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파사칼리아>를 제외 하고는 이번 무대에서 초연된 작품들은 다양한 연령층의 작곡가들의 작품이 공연되었으나 마치 서양음악을 국악 대편성으로 공연하는 형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창작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펼쳐진 지난 8년간의 작품들과 그 이름과 색깔만 다소 바뀌었을 뿐 국악관현악단의 대편성 틀에 묻혀 오히려 자기 색깔이 뚜렷하지 못한 대동소이한 모범 답안지 같은 악보를 보는 듯 한 기분이 공연 내내 들었다. 개인적으로 결코 창작 국악 관현악 작품의 한계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금 피리를 위한 협주곡(김대성 작곡), 아쟁산조(강순미 작곡), 가야금산조(박영란,이귀숙 작곡)등 국악기와의 협주곡 형태로 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는 작품들이 여러 이미지의 편린으로 연주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아창제(국악부문)가 창작음악계에 가져다 준 소중한 가치, 신선한 충격 그리고 우리 음악의 세계화의 발신지 역할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경연과 위촉 그리고 공연 방식의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추진위원회를 비롯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아‧창‧제에 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장수동 (오페라연출가.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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