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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밸런스(균형)이 중요하다! _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기사승인 2020.09.14  1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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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보의 미덕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 트렌드 부응한 전략적 기획으로 오페라 붐업

 

 

신구 갈등 해소로 지역 예술가 화합, 시민에게 사랑받는 극장으로 발돋움

                                                        "

 

지난 해 11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한 박인건 대표(57년생)는 국내 주요 예술기관의 요직을 두루 거친 문화예술행정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내 유일의 오페라전용극장으로 18회째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주관하며 새롭게 도약하는 시점에서 신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역사회에서는 새 대표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박대표는 연초에 대구오페라하우스의 2020년 키워드로 ‘개방, 연대, 변화’를 강조하며, 예술경영마인드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운영방안과 새로운 사업계획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코로나19의 확산에 즈음에 올 가을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앞두고 새로운 기획 프로그램을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후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로 부임했다. 소감은?

기존에 잘하고 있는 것에는 더 잘되게, 아쉬운 것은 새로 만드는 것이 숙제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적인 것은 코로나 때문에 보류되고 있는데, 하드웨어가 더 급한 것이 있다.

시야 확보석 200석을 늘리고, 공연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 연습실을 확보해 보강하려고 한다. 지역 공연계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지역사회 예술단체 연습실과 오페라하우스 전용 연습실로 활용 가능하게 해서 항상 불 켜진 공연장으로 공간 활용을 구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무엇보다 지역음악가들과의 화합이 중요하다. 대구 성악가들의 합심을 위해 올해 초에 젊은 신진 성악가들과 중견 성악가들의 토론의 장을 마련해 신·구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보류됐다. 서로의 오해를 풀고 가까이 화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보다 폭넓은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으로 극장 문턱 낮추기와 새로운 관객층 확보 및 극장 가동률 제고를 통한 시민에게 한 발 다가가는 극장이 되고자한다.

 

 

- 향후 그려나갈 오페라하우스의 예술적 지형에 대한 구상은?

대구시는 현재 인구 250만의 대도시임에도 오페라 즐기는 인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오페라 향유층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관객층 개발이 필요하다. 오페라 애호가층의 전막 오페라만이 아니라 일반 관객을 위한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전략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우선 첫째로, 시의성 있는 기획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 공연계에서는 때에 맞춤한 기획 공연을 준비하는데, 오페라도 마찬가지다. 마티네도 있지만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악기로 즐기는 오페라 등을 비롯해 강석우, 조윤범, 장일범 등 유명 해설자들과 금난새 지휘자 등 대중적인 프로그램도 마련코자 한다.

둘째는 여러 예술기관들과 재원을 쉐어하면서 공동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2월, 서울시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제작으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셋째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대한 외연 확장과 내적인 소통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에 대한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형성해야 한다. ‘인터내셔널’이란 이름에 걸맞는 폭넓은 국제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독일, 이태리 등 유럽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참가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구오페라축제에 국내 오피니언 리더들의 초청 등을 통해 관심을 이끌며 홍보 강화와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강구하는 내·외적인 발란스 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국제교류 확대에 대한 계획이라면?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18회째 맞으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국제를 빼고, 국내 오페라만으로 축소해서 하게 되지만, 향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태리, 독일에 편중된 것을 넘어 미국과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국을 포함한 오페라로 새롭게 부상하는 국가를 주목해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음악은 러시아를 간과할 수 없는데, 올해는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다양한 교류행사들이 예정되었음에도 코로나로 활발히 하지는 못했으나 내년 2021년은 한국에서 ‘러시아시즌(Russian Seasons)’이 개최될 예정으로,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러시아와 문화예술 교류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볼쇼이오페라단 등과도 교류를 계획하고 있다.

 

 

-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시민들에게 더 사랑받기 위해서라면?

이것 또한 발란스(균형)이 중요하다고 본다. 국내 유일의 전용오페라극장이지만 종합 구성물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오페라 인접 장르를 포함함 균형 있는 배분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페라 60%, 기타 40% 로 오페라 외적인 다목적홀로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지역의 문화예술 애호가층들로 구성된 후원회를 통해 100여명 정도의 충성도 있는 매니아 집단과 소통하려고 한다. 후원회 회원들과의 네트워킹은 관객 동원을 할 수 있고, 이들이 로비에서 자주 만나며 문화예술 사랑방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식 후원회 발족 전, 최근에 어떤 분이 익명으로 4천 만원을 기부하며 대구 성악가들을 위해 써달라고 한 일도 있어 가능성과 효과를 예감하고 있다.

 

- 극장 경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현재 공공극장 이다보니 행정 마인드만 가득하고 예술경영 마인드가 부족한 편이다. 극장가동률 제고를 통한 재정자립도 확충이 자칫 경영 위주의 운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나, 100을 써서 1%도 안 벌려고 하는 것은 행정 마인드의 잘못된 인식이다. 40-50% 표가 팔릴 수 있는 공연을 못 만들면 선수가 아니다. 행정 마인드를 예술경영 마인드로 바꾸고자 한다. 티켓이 팔릴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좋은 공연으로 유료 관객을 확보하고 경영 활성화하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만들겠다는 책임과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 창작오페라에 대한 계획은?

대구오페라축제는 그동안 꾸준히 창작오페라를 제작해왔는데, 창작오페라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창작오페라를 처음 본 관객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잘 만들어야 한다.

시대의 트렌드에 부응해 융합콘텐츠와 예술도 발맞춰 실험을 해야 한다. 기존 오페라 무대 세트에 보관료만해도 5천 만 원이 소비되는 것 등을 감안하면 오페라도 현대 과학과 연계해야 하고, 우선 그런 실험을 창작에서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제작한 오페라 <능소화>가 국고 지원의 융합콘텐츠로 IT와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작품 제작으로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새로운 관객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지난해부터 ‘문화회식’과 ‘렉처오페라’를 시작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박대표는 이와 더불어 오페라붐을 위해서는 이벤트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며 큰 야외오페라를 해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또한 근래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오페라 공연으로 Met 오페라의 <라 트라비아타>를 꼽으며 오페라 감상의 체험을 이야기했다.

“옛날 고전오페라와 현대 오페라를 비교해보며 현대오페라의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실감나게 충격으로 와 닿았다. 고전과 현대를 비교해서 다시 보면서 새롭게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대표는 코로나 시기의 공연산업과 관련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방안으로 양보의 미덕을 강조했다. 지속적인 균형과 규모에 맞춤한 극장의 경영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공연화가 상용화 되고 있지만 영상은 기술적인 임시방편으로 한계가 있다고 본다. 무대는 숨소리가 들리고, 틀린 것도 보고 하는 현장감에 감흥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면에서 포스트 코로나에는 잃어버린 관객을 되찾아야 하는 것이 숙제다. 서비스업은 재생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예측은 어렵지만 더욱 자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정부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진 사람이 좀 더 양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많은 받았다면, 개런티도 과감히 줄여서 양보함으로써 발란스(균형) 맞는 사회가 앞으로의 극장과 예술가, 공연산업이 다함께 살아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인터뷰 임효정 기자 /  사진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

FACP(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 KBS교향악단 사장,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관장,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중구문화재단 사장,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부장, 예술의전당 공연부장 역임.

경희대학교 기악학과 졸업, 경희대학교대학원 음악교육 석사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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