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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논평] 3.1절 합창<나의 나라>와 창작음악의 나아갈 길

기사승인 2021.03.05  18: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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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3.1절 기념 창작칸타타 <나의 나라>

국립합창단의 3.1절 기념 칸타타 '나의 나라'는 올해 들어 첫 빅콘서트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역사적인 국경일의 의미를 넘어서 코로나 19로 답답해하던 시민들의 속을 뻥 뚫어준 점에서도 생쾌한 카타르시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간 많은 창작음악들, 아창제 국악, 양악도 보았지만, 이번 국립합창단의 창작칸타타 <나의 나라>처럼 여러 합창단- 국립합창단, 광명시립합창단, 시흥시립합창단-들과

쿱오케스트라가 합동 연주로 하며, 대금, 장새납, 양금, 피리, 가야금, 아쟁 등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울리며 거기에 더해 성악, 정가, 판소리가 융합된 그야말로 대규모 편성이 주는 웅장한 스케일은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무엇보다 서양 레퍼토리에서 쉽게 공감하기 힘든 우리 작곡가의 '우리 말, 우리 음악'의 소통은 바야흐로 이제, 진정한 민족의 웅혼한 힘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우리 음악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그동안 국경일, 기념일에 우리 역사와 정신과는 무관한 외국 작품들로만 무개념하게 콘서트를 펼친 부끄러움이 있었고, 아직도 그 잔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관습적인 의례행사의 음악을 깨고 대동단결의 민족혼을 불러 일으킨 것이 국립합창단 윤의중예술감독의 기획으로 발현된 합창음악이다. 윤감독은 부임하면서 상임작곡가와 더불어 그간 칸타타 조국혼, 달의 춤, 동방의 빛 코리아판타지, 나의 나라 등 창작음악을 지속적으로 쏟아내면서 국립합창단의 창작음악에 신뢰와 기대가 쌓인 관객층(팬덤)이 형성된 것이다. 대부분 일회성인 창작작품에서 보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로 창단 48년이 되는 국립합창단 역사를 통틀어 레퍼토리로 남은 것이 몇 작품인가?

우리 공공의 창작 작업들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뮤지컬 등에서는 일부 몇 개의 창작작품이 레퍼토리로 정착되고 있지만, 오페라, 합창, 발레 등 순수예술 장르 중에는 무엇이 있는가. 전국에 60여 개가 넘는 시립합창단들에는 자기 레퍼토리가 있는가? 다른 합창단에 의해 공연된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답이 궁색해진다.

 

연장선에서 국립오페라단 역시 이 지점에서 자유롭지 않다. 민간 오페라들도 70년을 지난 오페라사에서 창작 오페라 역시 상설 레퍼토리로 관객이 환호하는 작품이 몇이나 될까? 없는 것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작품들이 극히 미진한 것이다.

 

3.1절 기념으로 공연한 3월 2일, 국립합창단의 이날 공연에서 관람한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유의미한 소감평을 던졌다. “1회 공연하기는 아깝다. 적어도 2회 공연으로, 그리고 3.1절 당일에 했으면 더욱 뜻깊고, 뭉클한 감동이 전달되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 국립예술단체인만큼 레퍼토리를 서울에서만이 아닌 전국에 확대해 전파할 의무도 있다고 본다.

해매다 연말 연시가 되면 늘상 관습적으로 하는 베토벤 <합창>이나 <신세계 교향곡>, 신년음악회로 <빈소년합창단> <비엔나 왈츠>가 지루하지도 않은가! 예술의전당이 중심이 되어 전국 중요 극장들과 네트워크로 이런 작품들을 선별해 전국화에 초석을 놓음직하다.

30년을 훌쩍 넘긴 <교향악축제> 역시 어느 나라 축제인지 정체성이 모호하다. 전국 각 시도의 시립교향악단들이 공연하는 날이면 로비에서 기관장, 지역민을 비롯해 말씨는 분명 사투리 정서가 가득한데, 자기 모국어, 토속어를 갖지 않은 오케스트라 언어는 참으로 생경하기만하다. 음악에 국경은 없지만 최소한 국가 기념 음악회, 특별한 축제에서는 모국어를 가꾸고 우리 정서에 맞는 우리 음악으로 스스로 문화국가의 격을 높이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효정 (발행인, 문화칼럼니스트)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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