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w, Start afresh! 다시 새롭게!
오페라 <살로메> |
올해 가을은 전국이 오페라로 물들 듯 오페라가 봇물처럼 쏟아지며 20주년을 맞은 <대구오페라축제 DIOF>가 특히 주목받는다. 지난해 바그너 4부작 <링>시리즈와 오페라 <심청>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대구오페라축제가 올해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DIOF 2023)>(10.6-11.10)에서는 메인 오페라 5편을 모두 비극 작품으로 올리며 오페라 본연의 카타르시스를 통해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살로메>로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후 11월 10일까지 36일간 <리골레토> <엘렉트라> <맥베스>, <오텔로> 등의 다양한 작품과 부대행사로 관객의 취향 저격에 맞춤한 선택의 즐거움을 준다. 오페라의 향연을 즐기러 대구로 가볼까요?
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동시에 개최되어 성년(成年)을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각오를 담아 ‘다시, 새롭게! Now, Start afresh!’ 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파격적 소재를 다루고 있는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Salome>를 개막작으로 10월 6일에서 11월10일까지 36일간, 5편의 메인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 특별 기획오페라 두 편과 콘서트 시리즈, 특별행사 등으로 대구의 가을을 가득 채운다.
20주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특별함!
20주년을 맞은 올해 축제의 특별한 점으로 첫째는 바그너 이후 뛰어난 현대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두편 <살로메>와 <엘렉트라>를 간판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대구에서 전막으로 처음 공연되는 <살로메>는 물론, <엘렉트라>는 한국 초연이다. 지난해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네 편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며 위상을 높였던 대구오페라축제가 애호가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대중적인 인지도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묵직한 세 편의 작품(리골레토, 맥베스, 오텔로)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오페라 애호가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오페라 초심자들에게는 도전이 될 만한 양면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두 번째는 강렬한 비극 오페라들이다. 정갑균 관장은 강렬한 비극들로 구성된 이번 축제의 라인업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을 통해 비극은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한다고 말했다”며, “‘카타르시스’는 그리스어로 ‘정화’를 뜻하는 말로, 비극을 통해 영혼의 정화를 경험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축제의 주제인 ‘다시, 새롭게!’ 역시, 비극을 통해 관객들이 영혼의 정화를 경험하고 새롭게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축제의 범위를 확장해 여러 오페라단들과 협업한다는 점이다. 국립오페라단, 영남오페라단은 물론 13년 만에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참가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을 메인오페라로 초청하고, 경북 지역의 민간오페라단(구미오페라단 <배비장전(10/11,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안동오페라단 <사랑의 묘약(11/8, 안동예술의전당)>) 두 단체의 작품을 특별기획오페라로 편성하고, 불가리아 소피아극장의 최신 프로덕션을 초청하는 등 국제적인 범위의 공연 교류로 국제 행사의 면모를 갖추었다.
10.6(금)-11.10(금)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대구오페라하우스
#1. 개막작_관능과 전위의 오페라<살로메 Salome> R. 슈트라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능적 오케스트레이션이 뿜어내는 음악이 압도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가 개막작이다. 바그너 이후 독일의 가장 뛰어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1864~1949)는 유럽의 가장 진보적인 작곡가로〈살로메 Salome〉(1905)·〈엘렉트라 Elektra〉(1909)·〈장미의 기사 Der Rosenkavalier〉(1911) 등의 오페라로 특히 유명하다. <살로메>는 충격적인 소재와 관능적인 내용의 자극적 장면들로 초연(1905) 당시 물의를 일으켰던 작품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을 기반으로 슈트라우스가 직접 대본을 쓰고,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화성, 현란한 관현악의 편성으로 관현악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의붓딸 살로메의 관능적 아름다움에 빠져 세례 요한의 목을 자른 헤롯왕의 성서 속 스토리를 내용으로 인간의 욕망과 충동, 광기를 단막의 오페라로 그려냈다. 특히,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얻기 위해 헤롯왕 앞에서 몸에 걸친 일곱 개의 베일을 차례로 벗으며 춤추는 ‘일곱 베일의 춤’은 특히 주목되며 연출의 방식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유럽 최고 연출가 미하엘 슈트루밍어의 현대적 무대
<살로메>의 프로덕션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세계무대의 정상급 연출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미하엘 슈트루밍어(Michael Struminger)의 현대적 연출에 빈 폭스오퍼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Lorenz Aichner)가 이끄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기대된다. 미하엘 슈트루밍어의 이번 프로덕션은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시립극장에서 공연하며 최우수 오페라 작품상을 수상해 인정받았다.
살로메 역에 소프라노 안나 가블러, 헤롯왕 역에 테너 볼프강 아블링어 슈페르하크, 살로메 어머니 역에 메조소프라노 하이케 베셀 등과 세례 요한 역에 도이치오퍼 베를린 전속가수 출신의 바리톤 이동환, 경비대장 나라보트 역에 빈 폭스오퍼 10년 전속가수로 활동한 테너 유준호 등이다.
10.6(금)-10.7(토) 7:30pm.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2. 격정적 음악, 현대적 무대 <리골레토 Rigoletto> J. Verdi 서울시오페라단
베르디 중기 대표작이자 서울시오페라단의 인기 레퍼토리 <리골레토 Rigoletto>는 2010년 <안드레아 셰니에> 이후 13년 만에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참여하게 된 서울시오페라단의 최신 프로덕션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올해 <세비야의 이발사> 연출을 맡았던 장서문이 연출, 거울을 키워드로 한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무대가 돋보인 작품이다. 전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백진현이 지휘를 맡고,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유동직과 양준모, 질다 역에 소프라노 양귀비와 이혜정, 만토바 백작 역에 테너 진성원과 이명현 등이 출연한다. 대구메트로폴리탄심포니오케스트라와 마에스타오페라합창단이 연주한다.
10.13-10.14 7:30pm.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엘렉트라 |
#3. 그리스 비극 <엘렉트라 Elektra> R. Strauss
소피아 국립오페라&발레극장
고대 그리스 시대 소포클레스가 쓴 비극을 원작으로 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는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에 대한 증오와 복수라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강렬한 주제를 다룬다. <살로메>에 이어 작곡가 스스로가 가장 독보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했던 작품이다. 한국 오페라 역사상 최초로, 유럽의 최신 프로덕션으로 선보인다. 1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오페라&발레극장 프로덕션을 한국으로 그대로 옮겨온다. 불가리아 소피아극장 지휘자 ‘에반-알렉시스 크라이스트 Evan-Alexis Christ’가 지휘를 맡고, 소피아극장의 극장장이자 작년 오페라축제 개막작 <투란도트>로 대구 관객에게도 익숙한 ‘플라멘 카르탈로프 Plamen Kartaloff’가 연출하고 대부분의 주조역 가수들이 불가리아에서 초청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연주단체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10.20-10.21 7:30pm.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맥베스 |
맥베스 |
#4. 운명인가, 의지인가? <맥베스 Macbeth> J. Verdi 국립오페라단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연출과 성악진의 뛰어난 역량으로 호평받았던 국립오페라단의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에서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연출했던 ‘파비오 체레사 Fabio Ceresa’의 연출작으로, 커다란 눈동자 모양의 무대와 다양한 장치들로 운명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 국립오페라단과 다수 호흡을 맞춰온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 Sebastian Lang-Lessing’이 지휘를 맡고, 맥베스 역에 바리톤 양준모와 이승왕, 레이디맥베스 역에 소프라노 임세경과 오희진, 방코 역에 베이스 박준혁과 안균형이 노래한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노이오페라코러스가 연주에 참여한다.
10.27-10.28 7:30pm.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5. 폐막작_<오텔로 Otello(11.3-4)> J. Verdi 영남오페라단
오페라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작은 <오텔로 Otello>다. 베르디가 <맥베스>를 작곡한 지 40여 년 만에, 일흔을 넘긴 나이에 작곡한 셰익스피어 원작의 오페라 <오텔로>는 이아고가 손수건 한 장으로 주군 오텔로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켜 이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내용의 비극이다. 39년의 관록을 지닌 지역 오페라단, 영남오페라단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대구․경북 민간오페라단 축제 참가작 공모’에 선정됐다. ‘정선영’이 연출과 무대디자인을, 이탈리아 출신의 대가 ‘카를로 팔레스키 Carlo Palleschi’가 지휘를 맡았다. 오텔로 역에 테너 이정원과 윤병길, 데스데모나 역에 소프라노 유소영과 이화영, 이아고 역에 바리톤 김승철과 강기우 등이 출연,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연주한다. 11.3-11.4 7:30pm.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사야 오페라어워즈’
축제의 마지막은 ‘대구․사야 오페라어워즈’ 가 장식한다. 지역 철강기업 TC의 문화예술기부금 후원으로 제정된 ‘대구․사야 오페라 어워즈’는 20주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빛낸 성악가들과 연출자, 지휘자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며, 유럽 유수의 극장장들과 세계적인 성악가들을 시상자 및 협연자로 초청하여 진행된다. 시상식 직후에는 성대한 갈라콘서트를 개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11.10(금) 7:30pm. 대구오페라하우스
이밖에 ‘프린지 콘서트’,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 사업의 결실이자 2021년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꾸준히 추진해 온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콘체르탄테 <264, 그 한 개의 별>’,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영아티스트 오페라 콘체르탄테 <극장지배인&라 보엠>’, 대구성악가협회 소속 실력파 성악가 50명이 대거 출연하여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 합창의 무대를 만들게 될 ‘오페라 갈라콘서트 50스타즈Ⅲ’ 등 다양한 콘서트와 ‘오페라 오디세이’, ‘글로벌 오페라 심포지움’ 등 특별행사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10.6(금)-10.7(토) 7:30pm. 3pm. 대구오페라하우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