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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_Why] 예술의전당-국립오페라단, 따로국밥 창작오페라 제작, 시스템 정상인가?

기사승인 2025.03.04  1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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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시스템 없는 예술의전당, 극장없는 국립오페라단, 한 지붕 두 가족 제각각 오페라 제작...

예술의전당이 2025년 신작  창작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을 세계 진출을 목표로 'K-오페라'의 서막으로 5월, 세계초연 한다고 밝혔는데, 창작진(작곡, 대본, 지휘, 연출)이 모두 외국인이고, 일부 성악가만 한국인 출연이라 'K-오페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같은 오페라하우스내 상주하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이 있음에도 수년 전부터 오페라 제작을 기획해왔는데, 창작오페라는 이번 <물의 정령>이 처음이다.

 2023년 <노르마>(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제작 프로덕션,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오페라), 2024년 <오텔로>(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의 라이선스 제작(해외 수입작품을 출연진 등 재구성)에 이어 올해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작곡가 메리 핀스터러(Mary Finsterer)와 그의 오랜 파트너 극작가 톰 라이트(Tom Wright, 대본)에게 위촉해 한국적 전통 소재(물귀신과 물시계 장인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어오페라로 제작한다는 것이다.

지휘는 스티븐 오즈굿(Steven Osgood,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데드맨 워킹(Dead Man Walking)>과 <그라운디드(Grounded)> 지휘), 연출은 스티븐 카르(Stephen Carr)에게 맡겼다.

이로써 주요 창작진 작곡, 대본, 지휘, 연출이 모두 외국인이다.

 

연주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이끈다. 합창은 노이오페라코러스가 맡았다.

 

내용은 판타지로 물의 정령에 홀린 공주와 왕국의 운명을 바꾸려는 여성 물시계 장인의 이야기를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편적 서사를 선보인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과 ‘시간’이라는 보편적 상징을 통해 인류 공통의 정서에 호소한다는 것. 전통 오페라의 관습을 탈피해 두 명의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서사를 펼치며, 과거 남성 중심의 사회 속 희생되는 여성이라는 전형적 서사에서 벗어나, 공주와 장인이라는 두 여성의 모험과 희생을 강렬하게 조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소프라노 황수미(공주),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물시계 만드는 장인), 테너 로빈 트리츌러(Robin Tritschler)(장인의 제자), 베이스바리톤 애슐리 리치(Ashley Riches)(왕), 카운트테너 정민호(물의 정령) 등이다. 

 

 

  'K-OPERA' 의 요건은?   

                                          

예술의전당이 <물의 정령>을 해외진출을 목표로 한 K-OPERA라고 명명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공연기획부에서는 소재면에서 물귀신과 물시계 라는 한국적 재료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과 국악기(거문고)를 활용한 음악이라는 점을 들었다.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 이민재 담당자는 작곡가 선정과 관련해

"창작오페라에서 현대음악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점을 고려해 작품을 조사하면서 '이지 리스닝'(편하고 쉽게 들리는) 음악을 찾았고, 바로크음악적 성향의 음악출판사 쇼트 뮤직(Schott Music) 소속의 작곡가 메리 핀스터러와 연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의 이번 창작오페라 <물의 정령> 제작은 'K-OPERA' 를 표방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해외 수입 오페라 라이선스 제작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창작진(작곡, 대본, 연출, 지휘) 모두 외국인
노래만 한국인 일부
<K- 오페라> 라고 할 수 있을까?     

 

K-팝, K-무비  등 한국인 창작진들인데~~ 왜 오페라만??                                             

 

이와 관련해 오페라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오페라 작곡가 L씨는 "한국창작오페라(K-OPERA)에는 무엇보다 한국어(모국어)의 언어적 특징이 담겨야 한국적 정서를 전할 수 있다. 외국 텍스트로 우리 오페라의 본질을 전할 수는 없다"며, "외국인 대본가가 남의 말(한국어)의 특징을 살릴 수 있다는 황당한 생각의 근거는 무엇인가? 어이가 없다.." 라며 질타했다.

 

오페라 대본가 T씨는 " 리골레토, 토스카, 라보엠 등을 우리 가수가 부르고  'K-오페라' 라고 한다면~ 프랑스 사람들이 판소리하면서 자기네 것이라는 것이고, 김치를  자기것이라 우기는 동북공정과 다를 바 없다. 프로덕션 자체가 한국창작오페라라고 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해외공연 목표와 관련해 공연비평가 S씨는 "초연 무대에 대한 검증도 안됐는데, 해외진출? 국민 세금으로 극장 빌려 해외 나가기만 하면 K-컬처 전파인가? " 라며 우려를 표했다.

 

 'K-오페라'에 대한 우선 요건으로 한국작곡가의 작품이어야 한다고도 하고, 한국어 대본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K-오페라의 기본 요건이 무엇인지 부터 명확하게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_ 5개 국립예술단체가 상주해 있다

한편, 예술의전당에는 상주단체로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하우스에 사무국을 갖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연간 4-6편의 정기공연으로 각 작품당 4회 정도의 공연을 하고 있다. 자체 전용극장이 없어  매 공연마다 예술의전당에 대관료를 지불하고 대관해서 공연하기 때문에 장기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같은 오페라하우스내에서 국립오페라단이 있음에도 예술의전당은 왜 별도로 자체 기획 오페라를 하는 것일까?

예술의전당이나 국립오페라단이나 단원 1명도 없이, 제작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다. 전문분야인 오페라에 관한 전문인력이 없는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의 창작오페라 프로덕션과  극장이 없는 국립오페라단이 제각각 한지붕 두 가족으로 올해 각각 창작오페라를 제작한다.  예술의전당 창작오페라 <물의 정령>(5과 예술의전당 창작오페라 <화전가> 두 작품이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이와 관련해 오페라 작곡가 C씨는 " 국립오페라단이 극장에 들어가 제작하면 될 것을 각각 분리해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예술의전당은 극장의 입장에서 "기능적으로 극장 본연의 기능을 하고자 오페라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 제작을 한다"고 말한다.

비평가 K씨는 "극장을 갖고 있지만 제작시스템이 없는 예술의전당이 오히려 '극장없는 국립오페라단'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 집 없는 달팽이 신세의 국립오페라단에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기는 도찐개찐이라는 것?" 라고 제작극장이 아닌, 한국의 오페라 제작 시스템의 헛점을 지적했다. 

 

최근, 문체부는 예술의전당에 상주하는 5개 국립예술단체 통합 사무처 신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창작오페라 제작을 두고 예술의전당과 국립오페라단이 따로 제각각 제작하는 이번 사안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위한 사무처 통합과 연결된다. 특히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K-오페라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볼때 더욱 그러하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해 <제33회파리올림픽> 개최를 기념한 유럽 3개국 투어를 진행하면서 사전에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일정으로 미처 공연할 극장을 구하지 못해 높은 대관료를 지불하면서도 이미 세팅된 남의 무대에서 공연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온전한 전막 K- 오페라도 준비못한 때문에 40여 년 전, 1986년 초연한 창작오페라 <처용> 갈라 오페라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제대로 된 홍보도 하지 못했다.

 

문체부의 국립예술단체 사무처 통합 추진은 특히 해외진출 프로젝트에 있어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해도 될까?

무엇보다 이참에 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 5개 국립예술단의 통합 사무처 신설로 전문적인 인력 투입으로 전문성이 강화되길 기대한다. 또한, 해외진출의 장기적인 비전과 체계적인 계획, 그리고 창작오페라의 전문 TF팀 구성으로 보다 한국적인 수월성의 K-오페라 제작에 대한 프로젝트가 마련되길 바란다.

이번 사무처 통합 신설은 향후 '제작극장'으로 가기 위한 첫 발걸음으로서 정치적 영향을 넘어 문체부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성과 효율성에 맞춤한 방향으로  문화비전이 체계적으로 실행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크기 때문이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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