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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의 순례

기사승인 2018.06.13  09: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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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고개 돌려 멀리 바라보나니,

사방 아득히 먼 곳으로 가서 살펴보리라.

사람마다 본래 각기 좋아하는 바가 있으니,

나만은 수양하길 일삼노라,

....

아침에 창오를 떠나

저녁에 현포에 도착했네.

신이 사는 이곳에 잠시 머물고 싶지만,

해가 어느덧 저물려 하네.

길은 까마득히 멀고 멀지만,

나는 하늘 땅 곳곳을 다니며 찾아보리라.

  - 굴원의 작품집 ‘이소’ 中

 

 

굴원은 중국 최초의 시인이자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불린다. 그가 후대에 문인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한 세대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 남방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먼 고대의 전통이 초사부터 산해경까지 그리고 장자에서부터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으로 가르치며 무도함에 보복하지 않는” 남방의 강함에 이르는 의식의 미적 영역은 기이한 상상과 뜨거운 정감이 담긴 토템(신화의 세계)속에 먼 고대의 전통이 가득차고, 문예 심미의 영역에서는 굴원을 대표로 하는 초문화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 굴원의 노래는 자유롭고 다의적인 낭만적인 상상으로 생동적이고 아름다운 진리 추구자의 모습으로 발현하며, 중국 서정시의 본보기가 되는 ‘이소’에서 개체의 인격과 정서의 융화를 보여준다. 신화적 상상으로 가득한 자연환경 속에서 주인공은 완강하고 슬퍼하고 원망하면서 세상의 부조리에 분개한다. 그리고 그는 세상에 받아들여지지않는 진리를 추구한다.

중국 고전문예에 대한 순례의 미적 가치는 광범위하면서도 모호하지 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오래되고 옛것이 된 고전문예가 오늘날 여전히 감격스럽게 울림을 주는 것은 예술작품의 영원성이라는 비밀을 간직한 때문이 아닐까. 예술작품은 시대의 영혼을 여는 심리학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감성과 이성, 지각과 정감이 누적된 심정은 새로운 미의 순례를 기다린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화제다.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가 원작의 형태로, 혹은 실험극으로, 어떠한 형식으로 변화하든 마땅히 자기 시대의 초상을 담고 있게 마련이다. 그 새로운 모습이 비로소 변화와 다채로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테니. 예술의 영원성이라는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찾아 극장으로 떠나볼까.

 

Editor in Chief   임효정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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