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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호 페스티벌?

기사승인 2019.06.18  08: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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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격의 가치와 무게, 이름값에 마땅한 페스티벌이 되어야 한다

 

가슴마다 다시 분노가 솟아오르고, 성난 대화가 소용돌이치며 돌아간 그날의 대열을 이야기한다..... 언제고 꼭 한 번은 파도처럼 일어 올 분화구의 최후를 기억하며 우리는 우리의 외로운 언어들을 지니고 살아간다. 저마다 어쩔 수 없는 항거를 지니고.

- 권용태 시 ‘구름은 아직도’ 中

 

 

‘대한민국 [大韓民國]’(the Republic of Korea), 한국, KOREA, 남한- 우리나라 국호로 불리는 고유명사다. 이 이름을 빌려와 걸어 붙인 2개의 국가급(?) 페스티벌이 6월에 공공극장에서 펼쳐진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대한민국발레축제’ 가 그것이다. 국호를 붙인 국가행사축제? 외국 어느 나라의 축제에 국호를 붙여 판을 벌이고 있을까? 혹, 독일오페라축제? 중국발레축제?,, 미국, 일본 등등에 이처럼 국호를 붙인 축제가 있는가? 

우리 국민들은 유난히 대규모 판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고 국가의 이름을 붙이는 것에 별다른 부담을 갖지 않을뿐 아니라 상당히 열광적으대한 선호한다. K-POP 이니, K-MUSIC, K-MUSICAL 등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국호를 붙인 행사명으로 불리고 있는데, 국호를 붙인 국가브랜드 행사는 사실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해외에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국가브랜드를 걸고 소개하기 위함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 한국의 정신과 혼이 담긴 문화와 예술 행사로 한국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한 일에 그 상징성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국호를 달고 국내에서 여러 행사를 벌이는데 주저함이 없다. 국격의 가치와 무게를 생각하면 이름값에 마땅한 일을 해야만 할 터인데..

그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올해 제10회째 맞는 ‘대한민국오페라축제’,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국호의 축제를 펼친다. 그러하니 그 행사의 규모와 의미에 있어 엄청날 것이라 기대하게 마련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10년째 진행되어 온 행사라면 이제 다시 한번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축제라 하면 당연히 갖추어야할 몇 가지 요건들이 있다.

첫째는 매년 지속하며 일 년에 한번 하는 축제에서 그 해의 주제는 필수다. 어떤 의미와 방향성을 갖고 축제를 진행하는가를 정하는 주제는 상징성을 담아 그 시대상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더욱이 국호를 앞에 내건 이름의 축제라면 마땅히 행사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그 의미 부여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공연예술축제로 에든버러페스티벌, 아비뇽페스티벌 등의 경우, 그 해의 주제가 무엇일까 하는 것은 세계인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하여 그 것을 보기 위해 그 곳을 찾는 것이다.

둘째로 개막작은 축제의 꽃이다. 그해 축제의 주제에 부합하는 신작으로 신선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또한, 축제는 기왕의 개별 예술단 정기공연 등과 차별화되어야 한다. 레퍼토리시즌 등과도 다른, 참신하고 유니크한 발상이 돋보이는 새로운 무대로 그 해 공연계의 화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10년째 맞는 국내 대한민국 국호를 네이밍한 ‘대한민국오페라축제’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주제는커녕 슬로건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개막작의 신선함은 고사하고, 올해 발레축제의 개막작은 심지어 전막 공연도 아니고, 갈라로 진행되는 상황이다.

더우기 국립발레단은 올해의 2개 정기공연을 축제에 포함시켜 두 작품<마타하리> <지젤>을 6월에 모두 올려 병행하고 있다. 기왕에 축제에 참여하려면 흥미로운 신작을 준비해 질적 상승에 기여하고, 발레 붐업을 위한 국립예술단체의 역할과 위상을 높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셋째, 행사를 널리 알리고 붐업을 위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있어야 한다. 국가 예산을 들여 하는 국가행사에 홍보에도 다각도로 힘써야 하고,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부대행사에도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행사장인 예술의전당 내에서조차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은 개선이 필요하다.

넷째로는 이 모든 축제에는 당연히 예술감독이 있어서 해마다 다른 예술적 색채를 띠고 책임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그 행사의 처음의 취지가 민간오페라단, 민간발레단 지원에서 시작했다하더라도 현재의 오페라단연합회, 발레단연합회와의 공동주최로 순환제 나누기식 행사의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 예술의전당에서든 어디든 명확한 단일화된 주최 창구로 이를 통해 일원화된 계획을 갖고 원활한 행사 진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지원금 분배의 방식, 대관료을 제외하고 지급되는 지원금 일부와 그 지원금의 사용처가 각 단체의 제작비용으로 할당되어 전체 운영비용으로 쓰임이 적다는 점 등은 전체 행사의 효율을 위해 보완 수정되어야 한다.

다섯째, 보다 확장된 기회 제공과 국내.외 교류 그리고, 올바르고 투명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민간의 많은 예술가, 예술단체에게 기회가 열려 있어 교류의 확산과 더불어 붐업 조성이 확장되어야 한다. 축제 후 평가단의 객관적이고 정당한 평가는 공개되어 투명해야 하고, 당해 작품의 질적 고양을 위해 평가와 더불어 어워즈와 함께 내년도 축제에 대한 고지 등의 폐막식이 있어 기대감을 제공해야 한다.

 

예술축제는 예술의 감흥으로 고단한 일상에서 일탈해 위로와 삶의 새로운 생기와 에너지를 충전하는 계기의 장이 되어야 한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한민국 국호를 내건 두 굵직한 축제가 국격에 걸맞은 행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ditor - in - Chief   임효정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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