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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코로나도 침범할 수 없는 숭고한 무용예술 백신_2020젊은안무자창작공연

기사승인 2020.04.27  10: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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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연 시대다.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공연예술 풍경이다. 무용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한 <2020 젊은안무자 창작공연>. 4월 12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9일까지 나흘동안 4개조로 나뉘어 12명 안무가들의 춤 무대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상오디션, 무관객 공연, 온라인 생중계 3대 요소가 관객 대신 무대를 채웠다. 네이버TV와 V LIVE 플랫폼을 통해 관객을 맞는다.

이번 공연은 신예 안무자 무대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안무자들에게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칠 수 있는 기회다. 작품 전반적으로 볼 때, 신선한 감각으로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땀방울을 흘린 모습이 역력하다. 안무자 성장 발판이 되는 무대 구현이라는 공연 취지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 의미가 지속되길 바란다.

A조 공연 첫 무대를 연 한지원 안무 <작은 거인>. 작은 발걸음이 하나씩 쌓여 큰 발걸음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처럼 ‘개미’를 의인화하여 작은 거인이 남긴 큰 발자국처럼 인상깊다. 놀이적 스타일로 경쾌하게 잘 풀어낸 남녀 2인무다. 닭과 계란 비유. 흔히 일상에서 많이 문답하는 소재다. 신원민 안무 <Egg>는 ‘닭과 계란 중 어느 것이 먼저냐’라는 물음을 양자가 가지고 있는 ‘고리’를 통해 삶의 열정을 포착했다. 부드러운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첫날 마지막 무대는 라세영의 <co-exist>. 현대인의 일상성을 아파트의 획일성, 공간감을 통해 진화하는 가족 형태로 담았다. 라이브 댓글에서도 표현되듯 현재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방역복장은 친근감 아닌 묘한 친근감으로 다가왔다. 음악, 의상, 무대장치, 움직임 등 제반 공연요소를 잘 연결시켜 작품 상징체계를 부드럽게 이은 수작이다.

B조 첫 무대는 김유연 안무 <Great Hunger>가 열었다. 무대 중앙에 모인 5명의 무용수가 프랑스어에 맞춰 서서히 움직인다. 솔로와 군무 앙상블이 차분한 음악속에 편안하게 전개된다. 불투명한 현실 속 젊은이들에게 위로를 던지고 싶다는 안무의도처럼 잘 짜여진 안무 구도 속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한 작품이다.

 

박관정 안무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AI) 시대에 우리의 존재와 시선에 주목한 박관정 안무 <딥러닝(Deep Learning)>. 큰 움직임은 없으나 내적 밀도를 높이려는 모습이 보였다. 전반적으로 메시지 전달력 한계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어진 김지은 안무 <LIVE>는 제목처럼 인간의 삶이 라이브(live)임을 4명의 여자 무용수가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변화를 주며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삶이 그러하듯.

최종인 안무 漁(어) - 고기잡을 어

C조 첫 작품은 거친 바다를 향해 노를 젓는 뱃노래. 최종인 안무 <漁(어) - 고기잡을 어>가 인생이란 바다에서 메시지를 길어 올린다. 풍어제 느낌으로 시작한 이 공연은 드라마성을 가미해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잘 버무렸다. 다소 많은 것을 담으려는 모습도 보였으나 작품 전개가 좋다.

이어진 무대는 서현정 안무 <MUTE>. 소통이 안되는 것 만큼 답답한게 없다. 인간 소통 부재를 다룬 이 작품은 2명의 여자 무용수가 ‘무언의(mute)’ 느낌을 실감있게 표현했다. 작품 중 답답한 두건을 벗으면서 몰입도가 올라간다. 적절한 음악 선곡 또한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이 날 마지막은 천소정 안무 <길에서 벗어나다>가 마무리하다. 움직임으로 자신의 춤을 말하고자 한 이 작품은 사유성 깊다.

이 프로젝트 마지막 D조 첫 문은 선택과 확률의 의미를 제목처럼 담아내 박영대 안무 <50:50>이다. 느릿한 음악속에 두 남자가 5:5 분할을 시작한다. 즉흥춤 추듯 주고받는 동작들이 연속된다. 흩어진 동전을 주워 위로던지며 마무리한다.

‘50:50’ 상징성을 압축했다. 차분하면서도 집중력있게 끌어간 권미정 안무 <Portrait de be beau et honnête(아름답고 곧은 자의 초상)>. 평범 속 미완의 초상을 통한 단상이 이채롭다. 마지막 무대는 이윤지 안무 <어딘가에서>. 사회의 무관심과 폭력에 대한 추상적 이미지를 움직임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이 작품은 리드미컬하면서도 때론 서정적인 음악 속에 짜임새있게 연출했다.

4조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공연은 온라인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역시 ‘무대는 현장이다’라는 보편적 진리를 확인한 시간이다. 작금의 사태로 대체재는 될지언정 무대예술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인 현장성을 담보하기엔 한계가 있다. 또한 무용 공연 특성상 움직임과 안무 느낌을 잘 담아내기 위한 기술적 측면에서 영상 작업 노력 또한 요구된다. 라이브 댓글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언급했듯 클로즈업 보단 풀샷 이미지 중심으로 하되 적절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영상 작업할 필요가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공연실황 생중계를 통해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젊은 안무가들의 참신한 안무가 살아 숨 쉬는 열정의 무대는 코로나도 침범할 수 없는 숭고한 예술 백신이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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