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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전통과 미래를 담은 연결의 미학

기사승인 2020.12.09  10: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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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최희선 대구의 푸른 춤을 지키다>

무악지선_ⓒ옥상훈

푸른 밤, 푸른 춤이다. 대구의 하늘은 그랬고, 대구 무대도 그랬다. 대구문화예술회관 30주년 기념 기획공연 명인전Ⅱ <故 최희선 대구의 푸른춤을 지키다> 무대(2020년 11월 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이자 최희선 선생의 큰제자인 윤미라 달구벌입춤보존회장 연출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전통과 미래를 동시에 담은 연결의 미학을 보여줬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 명인전 시리즈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무대는 권명화 춤 인생 70주년을 기념한 <권명화의 명무전(名舞展) - 대를 잇는 춤의 맥>이였다. 이렇게 명인전을 통한 조명은 지역, 극장, 전통무용 모두에게 도움된다. 지역 대표 극장에서 지역 명인을 재조명해 지역 전통춤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권명화, 최희선은 대구춤의 양대 산맥이다. 그 뿌리는 스승 박지홍(1889~1959)에게서 나온다. 70세 일기로 세상을 떠난 박지홍은 춤은 기본이고, 판소리, 시조, 가곡에도 뛰어난 명인이다. 원래 호남사람이지만 영남에서 무용 터전을 잡고, 영남춤 발전에 족적을 남겼다. 춤 계보 상으론 박지홍-권명화-장유경, 박지홍-최희선-윤미라로 이어진다. 제자들을 통해 박지홍의 춤 정신과 전통은 이같이 고스란히 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번 무대는 ‘달구벌 입춤’으로 대표되는 최희선 선생의 춤결을 숨결로 마주한 자리다.

장구 소리 싱그럽다. 푸른 춤이 빛나기 시작한다. 첫 문을 연 윤미라 안무 ‘달굿 中’ 무대. 달의 순환성을 한국 여인들의 정서에 녹이니 두드림이 유유하다. 밀도있는 군무와 반주 장단이 경쾌하게 합을 이룬다. 작고한지 올해로 10년이 된 스승을 향한 초혼(招魂) 느낌이 객석에 전달된다. 이어지는 무대는 박지홍제 최희선류 ‘달구벌 입춤’. 무대 중앙 병풍 앞에 윤미라 서 있다. 공연 초반 분명한 꺾음으로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한 이 춤은 서서히 산조 특유의 자유로움을 수건춤이 받는다. 헌정의 느낌 강하다. 허리에 수건 동여맨 소고춤이 활기차다. 수건을 가지런히 접는다. 춤의 매듭이다. 이 춤은 경건, 자유, 신명, 우아함이 직조된다. 입춤의 절대성을 유려하게 제시한 무대다.

최희선의 ‘바람꽃’ 작품에서 2인무를 했던 중견 무용가 임관규는 ‘한량무’를 통해 춤 인연을 풀어낸다. 묵직하되 우아하다. 달구벌을 호령하듯 때론 풍류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 인상깊다. 침묵과 외침의 조화다. 춤의 재치까지 더했다.

선살풀이춤_ⓒ옥상훈

다음 무대는 장유경의 ‘선(扇)살풀이춤’. 이 춤은 장유경에 의해 2003년 초연됐다. 지난 해 12월, 재구성해 무대에 올랐다. 필자는 ‘독창성 강한 장유경표 살풀이춤’이라고 평한 바 있다. 무대를 한 바퀴 돌며 시작된다. 선(線)을 통해 선(先)을 보여준 무대다. 부채는 우주를 담고, 수건은 마음을 품는다. 부채와 수건의 적극적인 활용은 맺음과 풀림을 절묘하게 담금질한다. 부채에 매달린 수건이 비상한다. 선살풀이라는 이름으로.

세 명의 연이어진 솔로춤 이후 펼쳐진 ‘무악지선’은 천상과 지상이 한 곳에서 만난 말 그대로 ‘천상지희(天上之喜)’다. 이 작품은 옛 유물에서 보여지는 주악상과 비천상에서 춤추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천상과 지상의 그리움을 담아 미래에 대해 언약하는 듯 하다. 전통에 대한 경의요, 춤에 대한 헌정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한(恨)’. 긴 수건을 무대 좌측에 놓은 후 시작된다. 구음따라 허공에 그려지는 수건이 펄럭일 때 슬픔은 하나된다. 끊을 수 없는 한. 이어짐과 끊어짐을 하나로 만든다. 또 다른 연결의 미학이다. 마지막 작품은 박지홍제 최희선류 ‘입춤’으로 윤미라가 재구성했다. 천도(薦度)의 의미 강하다. 독무로 추어진 것을 이번에 군무로 재구성했다. 작품 중 이은영은 노련하게 무대를 이끈다. 소고춤 이어지며 두드림은 또 하나의 울림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이번 공연은 지역 명무를 조명함으로써 달구벌의 푸른 밤을 더욱 의미있게 채색했다. 대구춤의 산역사인 최희선 선생의 춤맥을 다양한 춤 구성과 노련한 연출로 돋보이게 한 무대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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