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료 감면 거부로 공연 포기?
103개 민간오페라단, 참가단체 10개 회전문.... 소극장 단체 참가 3년째
이소영 추진위이사장, “환골탈태 필요한 시기...” 자성의 목소리 높여
<2020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예산 삭감으로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중, 참가를 포기하는 단체가 생겨나 재공모 하는 일이 생기는 등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왜 올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보조금은 삭감되었을까? 그 까닭은 무엇일까?
올해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예산이 삭감된 가장 중요한 쟁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한민국공연예술제지원사업’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오페라축제 보조금을 지원받는 사업 주최는 ‘대한민국공연예술제지원사업’으로 이 지원사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제를 지원함으로써, 공연예술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일반 국민들과의 접점 확대에 기여하는데 목표가 있다.
올해는 장르대표공연예술제와 우수공연예술제로 지원 유형을 이원화하였고, 장르대표공연예술제의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각 장르를 대표하는 공연예술제를 지원하며 3년 간 연속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그동안 지정공모로 약 7억 여원의 지원금을 받아왔으나, 올해는 일반공모로 바뀌면서 타 페스티벌과 경쟁하게 되었고, 심의 결과 각 장르별 대표 공연제에서 음악 분야에서 <통영국제음악제>가 ‘장르대표 공연예술제’로 선정(5억 5천만원 지원, 3년 연속 지원)되면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일반 우수공연예술제로 선정되어 4억 5천만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각각 별도로 조직되어 오던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과 <대한민국발레페스티벌> 두 페스티벌은 통합해서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이사장 이소영)을 만들고, 이소영 오페라연합회 회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두 축제는 조직을 일원화 하였으나 진행은 기존대로 각각 진행하는 걸로 했다.
한편, 올해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의 <제10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무용분야 장르대표 공연예술제에 <제29회 전국무용제>(6억 지원/ (사)한국무용협회 주관)와 공동으로 선정되어, 올해는 3억 6천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3년간 연속 지원받게 된다.
공연을 포기한 서울오페라단 장수동 감독은 포기한 이유에 대해 공문을 통해“보조금 삭감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인한 객석 수의 50% 감소라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작품완성도를 우선으로 하는 정상적인 공연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끝내 부득이 공연을 취소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문화부, 예술의전당, 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등에게 거듭해서 대관료 감면 등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을 뿐더러, .... 비협조적 상황이 향후에도 여전히 진행될 우려 커서 ‘오페라 공연에 대한 몰이해’에 대해 항의의 표시로 공연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이미 확정된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의에서 새로운 추가 예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예술의전당도 수용하기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예술의전당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취소로 대관료 반납과 임대료 감면 등으로 국고 보조금 25%로 운영되는 재단법인으로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예술의전당은 기존의 공동주최가 아닌, 후원의 입장이어서 발 벗고 나설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페스티벌측에 우선 대관과 부대시설 및 연습실 사용료 감면, 홍보 등을 제공한다.
이소영 이사장은 “그동안 8개 대표축제(통영음악제, 아창제 등)의 하나로 지정공모 지원받아 오던 중, 8년차 지나면서 안식년제도 있어 기재부의 압박을 받아오던 중, 애써서 어떻게든 유지하며 버텨왔었는데, 올해는 블랙리스트 이후 정부방침이 평준화되어 일괄적으로 경쟁 구도로 바뀌게 됐다. 특혜는 없다는 것이다. 일반공모로 되면서 자부담 비율도 감당해야 한다. 이번 보조금 삭감은 축제의 탄생 설립 과정과 심의위원들의 오패라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온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도 태동이 민간오페라단 지원책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다른 모양새로 바뀌어야 할 변모 타이밍이 온 것이다. 일반공모 구도로 되면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어려운 시기에 봉착할 것이다. 민간오페라단연합회와 추진위도 구분됐다. 국립오페라단도 일정한 역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산 분배도 지금처럼 각 오페라단에 나눠줄 것이 아니라 발레축제처럼 조직위 차원에서 전체를 운영하는 방안을 조직위에서 바꿔보려고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페스티벌추진위는 2010년 시작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지난 10년간 총 40여개의 오페라작품을 200회 넘게 공연하며 25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0년 제1회부터 2012년 제3회 페스티벌은 국립오페라단 주최로 운영되었으나, 2013년 제4회부터 2019년 제10회까지 예술의전당과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로 운영 주최가 변경됐다.
그동안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이라는 최적의 공연장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재정 지원으로 안정적으로 공연해왔다.
그러나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한민국공연예술제’지원 사업에 일반공모로 선정되었으나, 당초 7억 이상의 전체예산에서 40% 삭감된 4억 5천 만원으로 배정됐다. 이에 5개 단체는 제작지원금과 대관료지원금을 합쳐 대극장 오페라는 각 1억 175만원, 창작오페라는 천만원여를 더한 1억 천 110만원, 소극장 오페라는 각 2천 335만원 지원받는다.
이중 대극장용 <리골레토>의 경우, 예술의전당 대관료 5천 5백만원(7일 사용)을 제외하면, 순수제작비 지원금은 4천 675만원인 셈이다.
또한, 이번 축제 예산 중 각 단체 총 지원금을 제외한 8천 8백 70만원은 인건비, 사례비, 홍보비 등으로 쓰인다고 한다.
민간오페라단과 국·공립오페라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으나, 대개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한 편 제작비로 10억 여 원, 서울시오페라단 6-7억 등을 감안하면 오페라 한 편 제작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페스티벌추진위는 매년 예산 부족을 논란하기에 앞서, 페스티벌의 형식을 지금처럼 오페라단의 정기공연처럼 계속 할 것인지 등에 관한 축제의 방향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이번 예산 삭감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후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직면했고, 이후 장르대표 축제가 되고 안정적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당면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지원금 현황 내역
■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오랜 숙제 해결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이제 민간오페라단 지원사업의 틀을 벗어나 명실공히 이름값에 버금가는 오페라축제로 변모해야 할 타이밍에 왔다. 11년 전과 크게 변함이 없는 페스티벌은 변화해야 지속적 발전이 가능하게 됐다. 물론 약간의 변화의 조짐은 있다. 몇 년 전부터 소극장오페라를 도입해 재미와 한국창작오페라의 가능성을 실험해오고 있다. 그러나 오랜 숙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많은 축제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오래 묵은 숙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타진해보자.
우선, 첫째로 참여하는 오페라단의 범위가 확장되어야 한다. 현재 등록되어 있는 민간오페라단의 수는 130여개(작년 기준 103개 단체/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에서 2019년, 그동안 공연을 한 번도 안한 단체를 제외한 새로 회원단체를 정리)에 이른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라는 이름하에 참여하는 오페라단의 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페스티벌측은 지난 10년 동안 40여개 오페라 작품을 200회 공연했다고 발표했는데, 참여한 오페라단 수는 밝히고 있지 않다. 10여개의 민간오페라단(누오바오페라단, 서울오페라앙상블,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 글로리아오페라단, 호남오페라단, 노블아트오페라단, 라벨라오페라단, 솔오페라단 등)이 대개 2~3년에 한번 씩 돌아가며 참여하는 구조이고, 이는 전국적 규모의 다수 민간오페라단의 지원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정 오페라단에 몰려있는 현재의 축제 구조로는 민간오페라단 지원이라는 명분도 무색할 뿐 아니라 이는 심사위원의 기준에도 걸림돌이 되어 선정되기 어려운 점이다. 무엇보다 전 오페라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물론 대극장에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오페라단의 수가 한계가 있고 지방에서 올라와 공연할 수 있는 민간오페라단의 환경이 여의치 않다고 한다면, 이는 축제의 방식과 형태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발레축제는 많은 변모를 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확장성을 더욱 넓혀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더욱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페스티벌은 정기공연과 달라야 한다. 해외 유명 성공한 오페라축제를 보라. 오페라 매니아뿐 아니라 대중들에게 관심과 이목을 집중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침으로써 화제가 된다. 2년마다 바뀌는 브레겐츠페스티벌은 매번 어떤 오페라가 올라올 것인가에 대한 흥미를 유도한다. 잘츠부르크페스티벌이나 인스브부르크 고음악페스티벌은 오랜 전통의 민속적 이벤트 행사를 통해 축제의 다양한 재미를 제공한다. 대한민국오페라축제는 행사장인 예술의전당에서도 축제의 분위기를 감지하기 어렵다.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붐업이 요구된다.
셋째, 창의성과 신선한 테마가 있어야 한다. 축제는 유니크함과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브함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대적 화두를 던지는 작품을 통한 예술 행사여야 한다. 최소한 컨셉과 캐치프레이즈라고 정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 흥미로움 속에서 시대적 삶의 통찰을 제시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메시지가 전해질 때, 관객들은 감동 받을 것이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최근 정기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프로그램과 내용을 축제에서 보여주고 있는 점은 벤치마킹 할 만 하다.
넷째, 예술가(성악가) 기용 확대되어야 한다. 한정된 10여개의 오페라단이 돌아가며 순환적으로 운영되면서 비롯되는 각 오페라단과 연계된 성악가의 인적 풀을 확장해 보다 많은 성악가들의 참여를 확장해야 한다. 기회의 장을 확충해 그야말로 성악가들의 축제의 장을 만들어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다섯째, 국민적 홍보 이벤트 행사로 대중적 관심을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다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 홍보의 방식도 새롭게 고안해야 한다. (뮤지컬처럼 스탭진에 앞서 성악가를 전면에 내세운 스타 마케팅도 필요하다.) 축제를 널리 알리고, 축제의 분위기를 붐업 시키고, 매체와 협력을 통해 페스티벌 기간동안 매일의 새로운 이슈와 뉴스를 실시간 알릴 수 있는 방식도 필요하다. 축제의 화제 거리를 생성해 오페라축제의 진행을 지속적으로 알림으로써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관객의 발길을 이끌어 내야 한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매일의 뉴스처럼 별점을 받는 방식 등)
여섯째, 페스티벌의 진행 방식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국민적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어워즈, 콘서트 형식의 버스킹, 플래시몹, 스타성악가의 발굴(팬텀 싱어 참고) 등등 다양한 운영의 방식을 새롭게 궁리할 필요도 있다.
한편, 올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정작 참가단체의 대표들은 빠져 있다. 조직위원회는 평가단이 아닐뿐만 아니라 책임 있는 운영을 위해 참가단체의 참여가 필수적일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지원금에 매달리기에 앞서 필사적인 구상으로 판매 전략 및 대중적 확산과 축제의 성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양한 홍보 전략과 판매 전략도 연구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관객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를 궁리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의 관객 관람 수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얼마나 국민적 오페라 확산에 노력을 기울였는 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임효정 기자 (발행인,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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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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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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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디아뜨소사이어티 / 코리아아르츠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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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오바오페라단의 <미호뎐>, 라벨라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 서울오페라 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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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아르츠그룹 <판오페라-흥부와 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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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페라앙상블(라 트라비아타) / 베세토오페라단(카르멘)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