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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의 국악정담 29] 아동국악교육이 왜 중요한가

기사승인 2017.05.17  00: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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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의 국악정담 29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얼마 전 호형호제하며 지내던 문화계 선배를 만나 담소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게 던진 그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나는 국악 전문가는 아니지만 말야. 국악이 다른 장르와는 달리 특별한 이유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우리 국악이 국민들의 생활 속에 꽃피우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이 필요하지. 그런데 우리나라 조기 교육에는 국악교육이 부족하단 말이야. 나도 공부께나 했지만 학교 다닐 때 국악에 대한 교육을 받은 거라고는 ‘국악의 아버지’가 ‘박연’이고, 가야금은 ‘우륵’이, 거문고는 ‘왕산악’이 만들었다는 것을 기계적으로 외웠던 정도가 전부야. 솔직히 나는 지금도 가야금이 몇 줄이고 거문고가 몇 줄인 줄도 몰라.

음악 시간에 이태리 가곡을 불러 보거나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의 음악은 들은 적은 있지만 국악곡을 들어본 기억이 없어.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국악이 낯설게만 느껴져. 국악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러운 음악으로 들어줄 수 있는 국민들이 많아야 국악이 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하며 훈수 비슷한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이는 말이 “그런데 말이야. 내가 잊지 않고 있는 국악 노래가 있는데 뭔지 알아?” 라고 하여 귀가 쫑긋해졌다. “그건 말이야. 할머니 무릎 베고 듣던 자장가 노래지. ‘자장자장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우리 애기’ 하하. 그래서 조기 국악교육이 중요하다는 거야.” 그때 나는 속으로 무릎을 치며 그의 통찰력에 탄복하였다.

우리 국악을 어릴 적부터 경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국악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음악과 감정이 가장 한국적인 표현방법으로 용해되어 있어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얼이 담긴 국악을 통하여 내 나라, 내 민족에 대한 동질성과 문화정체성, 그리고 우리 음악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며 이때의 음악적 감성이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현재 문체부와 교육부는 16개 광역시도, 기초지자체와 함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악을 비롯한 무용, 영화, 연극 등 총 8개 분야의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국의 9,033개교에 5,300 여명의 국악강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그 중 2,500 여명이 국악강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국악강사의 비중이 단연 높다. 그뿐만 아니라 8개 분야 중 정규교과인 음악 과목의 교과서를 가르치는 유일한 분야가 국악이다.

정부에서는 전국의 초·중·고 총 11,000여개 학교 중 현재 70~80%에 이르는 학교에만 예술강사를 파견하고 있으나 올 해 말까지 100%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초중고 음악교과서에서 30~50%를 차지하고 있는 국악교육의 교사 공백을 학교 예술강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 부여를 계기로 안정화 되어 가고 있어 이 사업은 국악관련 대학 졸업자의 일자리 창출과 국악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정한 초·중·고 음악교육과정에서 국악의 중요성과 비중이 크게 신장됨에 따라 음악 교과서에서 국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그에 따라 가르칠 내용도 많아지고, 보다 전문성을 요구하게 되어 현장 초등학교 교사들과 중·고 음악교사에 대한 국악의 재(再) 연수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방치되고 있다. 초·중·고 국악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아 국악교육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인성, 상상력, 창의력이 형성되는 시기가 유아기이기 때문이다. 유아교육을 맡게 될 유치원의 국악 교육과정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과정에서 국악교육은 거의 기반이 없거나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국악의 멋과 즐거움을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체득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따라서 초·중·고 음악교사 재연수를 확대 실시하고, 국악강사 지원을 유치원까지 확대해야한다. 아울러 초·중·고 음악 교원 양성과정에서 국악교육 비중을 확대하고, 유·초·중·고 국악교육 자료개발 및 연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국악 전문가를 양성하는 공·사립 국악전문 교육기관인 예술 중, 고등학교와 국악 관련 대학 학과의 질적 향상 및 그를 위한 적극적 지원과 아동국악교육에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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