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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의 국악정담35] 창작 국악극 '꼭두'가 준 메시지

기사승인 2017.11.14  0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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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얼마 전 주목할 만한 공연이 있었다. 10월 4일부터 22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창작 국악극 ‘꼭두’가 공연되었다. 이 공연은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영화와 국악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라는 것도 관심사였지만, 이 공연의 연출을 맡은 사람이 배우 탕웨이 남편으로 잘 알려진 김태용 영화감독이 연출하고, 영화 '군함도'에 출연한 아역 김수안이 주인공을 맡아 출연한다는 것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국립국악원은 이러한 점을 적극 활용하여 홍보에 임하였고 그것이 모객 마케팅에 적중했던 것이다. ‘꼭두’는 저승길을 안내하는 꼭두들과 함께하는 남매의 모험을 그린 창작 국악극으로서 국립국악원 자체가 대표 공연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것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이 긴 연휴기간 내내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이 성공 요인이었을까? 고품격 공연에 길들여진 깐깐한 관객들의 니즈에 부응할 줄 아는 실력 있는 연출가와 음악감독, 그리고 인지도 높은 아역 배우를 섭외한 것이 적중하였던 것이다.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은 ‘가족의 탄생’, ‘만추’ 등 다양한 영화를 통해 관객과 소통해온 실력 있는 감독이지만, 국악공연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감독을 맡은 방준석 감독 또한 ‘사도’, ‘군함도’ 등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던 한국 영화음악계를 대표하는 실력가이다. 이런 정상급 감독들이 제작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공연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국악공연이 흥행을 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출연자들의 예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출력과 작품의 완성도가 부족해서이며, 게다가 홍보와 마케팅도 받혀주지 못해서이다. ‘꼭두’는 한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동시에 전통 공연을 선보인 국악과 영화가 성공적으로 융합된 콜라보레이션 작품으로서 국악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막이 오르면 무대 뒤편 스크린을 통해 영상이 흘러나오는데, 이는 지난 8월 김태용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전남 진도에 내려가 보름간 촬영해온 단편영화로서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승에서의 남매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고,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영화 속에 등장하던 수민과 동민 남매가 갑자기 무대 위로 튀어나와 저승에서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아역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저승길에서 만난 꼭두들의 익살스러운 재치에 관객들은 웃음이 터지고, 가족 사랑이 진하게 전해져 오는 작품의 메시지에서는 깊은 감동을 느끼며 어린 남매들이 다시 이승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바라게 된다. 노련한 이야기꾼으로 판타지를 실감 나게 꾸민 김 감독의 솜씨와 꼭두로 출연한 배우 4인방과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졌다. 게다가 실기력으로는 정상급인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 민속악단, 창작악단, 무용단 출연자들과 배우들이 펼치는 춤, 노래, 음악, 연기 등이 더하여졌으니 더욱 빛이 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국립국악원은 유례없는 최장기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됨에 따라 추석 연휴기간 중 관람료 50% 특별할인과 야외마당 민속놀이 무료 체험 등 공연 외의 즐길 거리를 함께 마련했다. 또 외국인 및 3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증정 이벤트 등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증정한 것도 객석 점유율을 상승시키는데 한 몫을 거들었다. 마케팅 전략이 통했던 것이다.

우리 국악의 원재료는 우수하다. 그리고 국악예술인들의 예능 또한 우수하다. 그런데 왜 우리 국악이 이 시대의 음악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 ‘꼭두’의 성공에서 볼 수 있듯이 ‘꼭두’가 주는 메시지가 있다. 우리 국악이 이 시대의 음악이 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정서와 교감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음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국악을 멋지게 가공하여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역량을 갖춘 연출가, 대본가, 무대감독, 음악감독, 영상감독, 음향감독, 작곡가, 의상감독, 전문홍보 및 마케팅 인력, 기획가 등 무대 전문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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