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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화예술 단체장과 기관장 선임, 예술계의 신뢰감 잃었다

기사승인 2021.09.06  15: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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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방금 문화예술전문지 ‘더무브’ 임효정 대표로부터 문체부 산하 예술단체장과 문화기관장 공모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전화를 받았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문체부 산하 예술단체나 기관 수장의 선임과정에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지 않던 나로서는 현 공모제에 대하여 우호적인 응답을 할 수 없었다.

물론 공모제를 통하여 절차와 형식은 지켜졌으나 선임된 단체장이나 기관장 인사의 면모를 보면 과연 적절한 선임이었는가에는 동의하기가 어려운 인사가 대부분이다. 현재 직책을 수행하고 계실 정부 산하 예술단체장이나 기관장님들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현 정부 들어서서 지금까지 선임된 예술단체장이나 기관장 중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될만한 분이 선임되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예술계 전반의 여론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정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난 역대 정부들도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촛불 혁명으로 국민 대다수의 기대 속에 탄생한 현 정부이기에 역대 정권보다는 현저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예술계 종사자들에게는 허탈감과 실망감이 너무도 크다. 정말 반성하셔야 한다.

정부 산하 예술단체나 문화기관뿐만 아니라 지역문화진흥법 제정 이후 우후죽순처럼 설립된 광역시도 및 기초 지자체 산하 문화재단과 예술단체장 선임도 대부분 공모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정부 산하 예술단체나 문화기관과 마찬가지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기는 매일반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는 얼마나 깨끗하길래라고 공격을 하실 수도 있겠다. 그러나 누구라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변화와 개혁을 향한 첫발도 뗄 수 없기에 용기를 내어 볼멘소리를 했으니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

문제는 자천을 기초로 하는 현행 공모제하에서는 우수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공모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전통과 관습에 비추어 볼 때 선발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괜히 응모하여 자신의 체면만 실추되고 현재의 입지조차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우려 등으로 인하여 우수 인재들이 응모를 꺼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누가 선임될 것이라는 소문이 현실화하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에 후임자를 내정한 상황이라는 의심 속에서 공모제에 들러리 서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기관장을 뽑을 때면 공모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임명이나 다름없으며, 전문분야의 업적이나 공적이 아닌 정부에 대한 충성과 공헌도에 따라 내정자가 정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럴 바에는 공공기관의 특성에 따라 정부가 필요한 사람을 꼭 앉혀야 한다면 형식적인 공모제를 없애고 정부가 임명하라는 비아냥 섞인 자포자기적 지적도 있다,

현 공모제 형식과 절차로 운영된다면 옛 독재정권하의 임명제보다 더 나은 제도라고 보기 어렵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현재의 공모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발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 공모제는 누가 공모에 응모했고, 누가 서류전형에 합격했고 누가 최종 후보군에 들어갔는가가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사회적 검증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청와대나 국회 등 정치 권력과 고위 공무원들의 어떠한 개입도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와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공모의 현 방식을 자천으로만 하지 않고 문화계 원로, 전문가 단체나 학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의 추천, 민간 채용전문업체(헤드헌터)에 의뢰 등을 통해 인재를 추천받는 다채널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인사 추천 경로 다양화, 추천 기능과 심사기능의 분리, 선임과정을 감시하는 제3자평가위원회 제도·독립사정관제도를 우리 사정에 맞게 도입해보는 것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은 공모라는 형식과 절차만큼 공모의 운영 내용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것이다.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이 글은 지난 9월 1일  국악방송 신임 사장 임명 발표가 난 후,  9월 3일  통화한 직후 보내온 글이다.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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