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정부는 사회적 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하향하면서, 공연장들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먼저 관객들을 맞이했다. 10월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 그리고 경기필하모닉이 대면공연을 진행했다. 공연장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연주자들 역시 관객들을 만나며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경기필하모닉 정기공연의 협연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너무 오랜만의 무대라 긴장도 되고, 무대에 다시 선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만 프로그램으로만 구성된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은 지역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수많은 관객들이 지금껏 문화예술에 갈증을 느꼈음을 알 수 있었다.
매년 국내에서 진행해온 규모 있는 실내악축제들도 무대를 이어갔다. 대표적으로는 서울스프링페스티벌과 경기도 일대에서 진행하는 경기실내악축제가 예정대로 진행했다.
소규모 공연인 실내악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각광받았다. 2020 서울국제음악제 역시 예정대로 진행한다. 공연은 모두 관객과의 대면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축제의 총 감독인 류재준은 “암흑 같은 시기는 언젠가 지나가고 또 다른 시대를 맞을 겁니다.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연주를 듣고 공감하고 나아가 희망을 갖길 바랍니다.” 라고 전했다.
해외 아티스트들은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특히 해외 아티스트들을 접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규정상 해외 아티스트들이 국내 무대에 서려면 자가격리를 2주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와 기획사 입장에서 수지타산도 맞지 않는다. 빠르게 여러 국가를 투어 하며, 수입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주간의 체류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10월 공연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의 공연도 취소되었다. 투어 특성상 2주의 시간을 오롯이 한국에서의 격리 시간으로만 사용하기엔 스케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2월 내한 예정인 피아니스트 랑랑과 유자왕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켜봐야겠지만 이들의 여건상 2주 자가격리는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다.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 경기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 등은 자가격리 2주를 각오하고 국내에 입국해 성공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각의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수장들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롯데문화재단이 기획한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포펜 역시 2주간 격리를 끝마친 뒤 축제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해외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또 이야기가 다르다. 단일 아티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2월 이후 해외 오케스트라들을 국내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보스턴 심포니와 안드리스 넬슨스의 첫 내한공연 무산되었고, 한국 투어를 강행하려 했던 홍콩필하모닉의 투어의 의지를 상실했다. 단일 아티스트의 내한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비용과 위험성 때문이다. 다시 겨울을 맞게 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더욱 활기를 치고 있다. 우리가 언제 다시 해외오케스트라들을 만나게 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거점 아티스트를 적극 발굴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더 찾아나설 필요가 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공연을 기획하는 조직이라면 전부 해당이 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해외 아티스트나 해외 단체는 초청하기에 여러 위험이 존재하고, 다시 초청하게 될 시기조차도 알 수 없다. 게다가 장기간 항공편의 비용상승도 예상되기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 제작 비용은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연주자들에 의존하기보다, 내실 있고 트렌디한 국내 거점 아티스트를 적극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huhmyeong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