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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울시향 새로운 키워드, 오스모 벤스케

기사승인 2020.03.11  14: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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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취임공연 <부활 Resurrection>

Osmo Vanska Conducting, Photo Courtney Perry

 

지난 해 오랜 시간 공석이던 서울시향 상임지휘자가 결정되었다. 서울시향과는 비교적 오래 호흡을 맞춰온 핀란드 출신의 오스모 벤스케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객원 지휘자가 아니라, 상임지휘자로서의 데뷔 공연을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졌다. 양일 공연은 모두 매진되며, 관객들은 큰 관심을 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공연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롯데 콘서트홀 객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향후 서울시향의 방향을 알 수 있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면서도 공연장을 찾았다.

 

오스모 벤스케는 취임공연 프로그램으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골랐다. 새로운 시작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언급하며 선곡의 취지도 밝혔다. 실제로 2003년 위암을 이겨내며, 사선에서 돌아온 클라우디오 아바도(1993~2014)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처음으로 연주 했던 곡이 바로 이 곡 이었다. 그만큼 곡이 가지는 상징성이나 드라마틱한 효과는 취임연주회에 가장 잘 어울렸다.

 

롯데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오스모 벤스케가 무대로 입장하자 크게 환호했다. 오랜 시간 선장 없이 항해를 해왔던 서울시향에 새로운 선장이 승선하자 진심으로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며, 마침내 이들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내가 받은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르리!

 

오케스트라는 하나가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 압도적인 음향덩어리를 만들기도 하고, 주제를 노래하기도 했다.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을 양쪽으로 배치시키며 오스모 벤스케는 의도한 음향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분투했다. 서울시향은 그야말로 말러 2번이라는 거대한 작품과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또 공연에서는 서울시향과 인연을 맺었던 여러 객원 단원들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서울시향으로서는 중요한 공연이었고, 관객들의 기대치도 가장 높은 공연이었다. 대표적으로 팀파니스트 폴 필버트(Paul Philbert)가 이번 공연에 가세했다. 특유의 강단있는 타격으로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왔던 연주자다. 이 날 공연에서도 타악기로 서울시향의 마지막 음색을 완성하며 가장 많은 활약을 했다.

물론 난곡인 만큼 앙상블이 어긋나는 부분들도 있었다. 각 섹션간 밸런스가 어긋나기도 했고, 무대 뒤 반다가 완전히 통제되지 않아 삐걱대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스모 벤스케는 본인이 그리고 싶어 했던 그림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음악이 흔들리는 순간이 오면 단원들을 독려하며, 방향을 잡아주어 함께 나아갔다. 최전선에서 균형을 잡아주려고 노력하는 선장의 모습은 많은 관객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마지막 악장의 가사는 특히 유의미 했다. ‘내가 받은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르리!’ 등 작품에 등장하는 가사들이 서울시향의 첫 걸음을 알리고 있었다. 여기에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이 결합하여 실황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순간들이 펼쳐졌다. 새로운 부활의 신호를 알리는 가사들은 파이프 오르간이 만드는 진동과 함께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압도적인 감흥과 함께 곡이 끝나고, 이곳저곳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성공적인 취임 연주회가 막을 내렸다. 역할이 컸을 웨인 린 악장과 주먹 인사를 나누는 오스모 벤스케의 모습은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남았다. 양일간 펼쳐진 취임 공연으로 서울시향과 오스모 벤스케는 출사표를 대신했다. 관객들에게 향후 행보를 음악으로 전달한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서울시향

 

서울시향은 오스모 벤스케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향후 여러 가지 과제들도 남았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오랜 시간 공석이었던 악장을 새로 뽑는 일이다. 상임지휘자의 부재로 서울시향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다. 한 오케스트라의 악장은 그 오케스트라의 색깔을 대변하며, 지휘자와 가장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악장 선임과 함께 서울시향의 색깔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레퍼토리 확장 또 레코딩이나 국제 페스티벌 참가 등 지휘자의 역할이 결정적인 사안들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향이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우리동네 음악회’ 등 복지 공연들의 방향도 과제로 남아있다.

 

이제는 취임 연주회 때만큼의 많은 관심들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양일 공연 동안 객석은 가득 찼다.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서울시향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 준다면, 서울시향이 진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는 모습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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