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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을 빛낸 클래식 스타_화제가 된 사건들

기사승인 2020.01.20  01: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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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 얀손스

2020년이 막 시작되었다. 벌써 클래식 시장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공립 오케스트라들이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으며, 여러 국내‧외 여러 아티스트들이 한국 관객들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2020년의 초입에서 조금은 늦었지만, 2019년 한해동안 관객들에게 뜻 깊은 추억을 남겨주었던 공연들, 또 가장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정리했다.

 

국내 오케스트라들의 약진

 

한 발짝 약진한 국내 오케스트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2019년이었다. 지휘자의 존재는 중요했다.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은 지휘자 하나로 악단이 순식간에 달라지는는 모습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서울시향의 경우 객원지휘자인 만프레드 호넥과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단원들은 만프레드 호넥이 의도한 사운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현했다. 그 결과 말러 교향곡에 살아 숨쉬던 만물이 악보를 뚫고 나와 꿈틀거렸다. 3악장 렌틀러 리듬도 맘껏 펼쳤던 서울시향은 이미 악단의 기량을 한참이나 상회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2019년 가장 좋았던 서울시향 공연으로 꼽기도 했다.

 

마시모 자네티를 만난 경기필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상임지휘자와 한 해를 함께 했던 경기필도 오케스트라가 가진 한계를 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가장 좋았던 결과물은 2019년 교향악 축제 무대였다. 2부 무대는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로마의 축제’ 였는데, 마시모 자네티는 소리로 로마의 축제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는 축제 구석구석에 흐르는 이탈리아의 노래를 완벽히 캐치했고, 경기필은 축제의 한가운데서 실력을 맘껏 뽐냈다. 지휘자 하나만으로도 공기가 바뀌는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나머지 감성을 채워줄 특급악단들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등등 이름 하나만으로 실력이 보장되는 악단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았다. 그들은 제각각 가지고 있던 오케스트라 고유의 소리를 들려주며, 국내악단으로는 완전히 채울 수 없었던 감성을 충전해주었다.

 

그 중에서도 빈 필하모닉의 연주는 가장 특별했다. 빈 필과 가장 호흡이 좋은 지휘자 중 하나인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투어에 나섰다. 그 결과 여지껏 빈 필의 내한 공연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투어 프로그램이었던 브루크너 8번에서는 빈 필하모닉과 함께 비로소 거대한 오르간 울림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들이 앙코르로 연주하는 비엔나의 왈츠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 날의 감동은 2020년 1월 빈 필 앙상블 신년음악회로 이어진다.

 

거장의 시대를 살았던 마리스 얀손스

 

2019년에도 앙드레 프레빈(Andre Previn), 파울 바두라스코다(Paul Badura-Skoda),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 등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아티스트들이 타계하는 슬픈 소식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을 자주 방문해왔던 마리스 얀손스의 타계 소식은 국내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리스 얀손스는 2012년, 2014년, 2016년 그의 분신과도 같았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내한 무대를 가졌다. 성의 있게 준비된 무대로 귀한 음악적 순간들을 선사하며, 매해 그 해 최고의 공연은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것이었다. 2018년 역시 내한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주빈 메타가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 국내에 마지막으로 내한한 해는 2016년이었고,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선보였다.

 

그의 음악 동료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그의 죽음을 슬퍼한 이유는 마리스 얀손스가 음악을 대하던 태도 때문이다. 음악 앞에 늘 겸손했으며, 음악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늘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함께 한 악단들은 늘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었고, 특히 마리스 얀손스가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그와 함께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마리스 얀손스는 서로의 최전성기를 함께한 것이다.

 

지난 11월 76세의 나이로 타계한 얀손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Literatorskie Mostki에 안장되었고, 뉴욕에서 지휘했던 무대가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되었다.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숙원 사업인 뮌헨 전용홀 건립을 남겨두고 마리스 얀손스가 먼저 세상을 떠나 더욱 안타깝다. 하지만 얀손스를 위해서라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여정은 계속 될 것이다.

 

마지막 빈 삼총사, 파울 바두라스코다 잠들다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인 파울 바두라스코다가 향년 91세로 타계했다. 파울 바두라 스코다는 외르크 데무스, 프리드리히 굴다와 함께 ‘빈 삼총사’로 불리며 빈의 음악들을 계승해 온 연주자다. 4월 외르크 데무스에 이어, 삼총사 중 마지막인 파울 바두라스코다도 영면에 들었다.

 

고령의 나이지만 예술혼을 불태우며, 2019년에도 슈베르트 등으로 구성된 빈에서의 의욕적인 리사이틀을 진행했다. 그리고 10월 한국공연에 대한 의지도 보이며,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작품들로 구성하는 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국공연을 한 달 앞두고 타계해, 바두라스코다를 기다렸던 국내 팬들에게는 더욱 슬픔이 컸다.

 

김은선 지휘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예술감독 지명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12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이 한국인 지휘자 김은선을 예술감독으로 지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은 뉴욕 메트 오페라와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큰 오페라단으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1989년 정명훈 지휘자가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에 임명된 이후, 가장 큰 성과다. 게다가 클래식 장르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오페라 분야에서 한국인 여성 지휘자가 음악감독에 선임된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 역사에서 첫 여성 지휘자인데, 틀을 깬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의 결단력도 주목할 만 하다.

 

최근 개봉한 마리아 피터스의 영화 ‘더 컨덕터’ 등 최근 여성 지휘자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 명문 오케스트라인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리투아니아 출신의 미르가 그라지니테틸라가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던 사실도 시대가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인 경기필하모닉에 성시연 지휘자가 있었던 사실 역시 마찬가지다. 김은선 지휘자가 밝혔 듯, 빠른 시일 내로 여성지휘자라는 말이 사라지고 지휘자라는 단어만 남기를 기대해 본다. 김은선은 2021년 8월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허명현(음악 칼럼니스트)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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