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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렌치스, 그는 진정한 클래식의 구원자인가?

기사승인 2020.02.15  10: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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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One Pick _테오도르 쿠렌치스 & 무지카 에테르나

[테오도르 쿠렌치스_MA]CurrentzisⓒOlya Runyova_V6A5476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빈사상태의 클래식 시장

쿠렌치스의 베를린 필 데뷔, 쿠렌치스 첫 내한 등등 21세기의 클래식 관객들은 쿠렌치스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메이저 축제들과 명망 있는 공연장들은 끊임없이 쿠렌치스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향후 몇 년 치의 스케줄이 잡혀있고, 그는 현시대의 치트키(cheat key)가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가장 센세이셔널한 존재인 테오도르 쿠렌치스(Teodor Currentzis)의 내한 일정도 확정되었다.

쿠렌치스는 그의 수족 같은 악단인 무지카 에테르나(MusicAeterna)와 함께 4월 7, 8일 양일에 걸쳐 한국관객들을 찾는다(롯데콘서트홀).

프로그램은 베토벤 250주년을 맞아, 전부 베토벤 프로그램들로만 구성했다. 베토벤의 에센셜인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5번,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지휘한다.

 

과거 쿠렌치스는 “내게 10년의 시간을 주면 클래식 음악을 살려내겠다.” 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제 그 10년이 지나가고 있으며, 과연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판단해 볼 시기가 되었다. 당연한 사실은 10년 동안 쿠렌치스의 음악을 추종하는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쿠렌치스는 빠르게 이름을 알렸고, 클래식 시장이 아직도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한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클래식시장의 에코시스템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위기의 클래식 시장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충분히 전달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빈사 상태나 다름없었던 클래식 시장은 그의 출현과 함께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쿠렌치스의 음악들

국내 관객들은 쿠렌치스의 음악을 대부분 음반으로 먼저 들었을 것이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과 말러 교향곡 6번은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음반이다. 쿠렌치스의 음악에서 가장 특별한 점은 역시 신선함이다.

이전 지휘자들이 끌어내지 못한 (혹은 않았던) 숨겨진 새로운 이야기들을 발굴했다. 신선한 와중에 우아하기까지 하다. 결코 경거망동하는 천둥벌거숭이는 아니다. 곳곳에 배치한 굉장한 효과의 음향들은 실제로 들으면 더욱 놀라울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이 가장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물론 일부 음향범벅인 대목들은 단지 새로움만을 위한 파격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하기도 했다. 차이콥스키와 말러를 너무 기름지고 자극적인 디핑소스에 푹 담근 느낌도 들었다. 또 고유의 텍스추어가 사라져 버릴 정도로 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체하지 못하는 불같은 혈기와 에너지는 말 그대로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음악이었다.

그리고 또 그의 음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무대는 바로 지난 11월, 베를린 필 데뷔 무대였다. 그의 장기인 베르디 ‘레퀴엠’을 베를린 필과 함께했다. 마찬가지로 쿠렌치스의 음악은 대단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물론 관객들의 감정에너지를 과하게 소모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지만, 쿠렌치스는 베르디 텍스추어를 확실히 다른 관점에서 본다. 쿠렌치스는 베르디 레퀴엠을 거대한 의식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삼았다. 공포, 환희 등 인간이 느끼는 원초적 감정에 치밀하게 다가갔으며, 레퀴엠은 그저 하나의 양식에 불과했다. 베르디에 과연 있었나 싶었던 음향적인 효과들도 돋보였다.

 

그는 진정한 혁명가인가?

쿠렌치스와 클래식의 미래를 결부시켜 그를 혁명가, 구원자쯤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혁명가라고 불리는 건 조금 과장되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타성에 젖은 업계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은 맞아 보인다. 사실 혁명가라는 타이틀은 음악의 재료를 변화시켰던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사람에게 더 어울린다. 하지만 구원이라는 표현은 맞을지도 모르겠다.

얼토당토 않는 크로스오버 음악들로 관객들을 현혹하는 세력들, 현대음악이 이룩한 성과와는 별개로 그 상아탑의 열매만 피상적으로 취해 잘난척하는 세력들로부터 우리를 구원하고 있다. 적어도 클래식의 미래는 그 곳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쿠렌치스의 내한 무대 티켓 가격은 상당히 높게 책정되었다. 특급 오케스트라들에 준하는 티켓 가격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티켓 가격이 결정된 건 오로지 테오도르 쿠렌치스 때문이다. 이제 이 값어치를 증명해야 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쿠렌치스에 달려있다. 쿠렌치스의 한국 투어는 2021년에도 예정되어 있다. 2021년의 흥행여부는 올 해의 공연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그 파격도 눈앞에서 보여주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http://www.vincero.co.kr/project/200219/

 

Bach English suite nº3 in G minor BWV 808 (Pogorelich)

https://youtu.be/b2FUKMfO22A

 

Teodor Currentzis - Sasha Waltz - Beethoven 5th Symphony

https://www.youtube.com/watch?v=t_YBqqMXvtU

 

 

Tchaikovsky: Symphony no. 6 "Pathétique". MusicAeterna, Currentzis

https://www.youtube.com/watch?v=BH0P6JS16Fc

 

 

Verdi requiem. Dies irae. Conductor - Teodor Currentzis

https://www.youtube.com/watch?v=20WO8HSY8c4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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