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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춤에 대한 동시대적 문답(問答)_장유경

기사승인 2020.03.11  22: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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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에 대한 경의>

승무_장유경무용단ⓒ옥상훈

전통에 경의를 표하다. 이번 무대를 총괄한 안무자 장유경 교수의 출사표다. 우리춤의 근간이 되는 전통춤이 견고히 자리잡고 있기에 창작이 뿌리를 내릴 수 있고, 전통을 유지한 가운데 새로운 감각이 더해질 수 있음을 안무자의 글에서 밝히고 있다.

전통에 대한 경의의 마음을 1부 전통과 2부 창작으로 구성한 <2019 장유경의 춤 - 전통에 대한 경의>(2019.12.18.,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로 울림 가득한 시간이었다.

한 명씩, 두 명씩 무대로 걸어 나온다. 경의(敬意)의 시작을 알린다. 전통춤 미덕이 집대성된 ‘승무’가 첫 숨을 내쉰다. 전통을 춤으로 호흡하고자 한 안무자 의도가 오롯이 반영되었다. 백색 군무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무대를 윤택하게 한다. 장유경 교수를 중심한 17명 군무진의 장삼자락이 동시에 흩날린 때 유려함이 깊고도 깊다. 작품 후반부 공간 분할이 이루어져 군무 퇴장 후, 리프트 된 무대 위 대고를 백경우가 치게 하는 연출 또한 인상적이다.

이어진 무대는 ‘부채춤’. 평안남도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김백봉부채춤’을 통해 웅숭깊은 우리 춤의 맛과 멋은 더해진다. 김순주, 심현주 등 5명의 무용수는 부채춤이 가진 춤 철학과 고유의 내재성을 잘 담아냈다. 다음은 백경우가 출연한 ‘장고춤’ 독무. 전통 농악 설장고 춤에서 가락과 춤사위를 이끌어낸 이매방 선생 장고춤이 가진 특징을 백경우 특유의 스타일로 녹여낸다. 춤에 몸을 싣고, 몸에 춤을 싣는다. 공간을 장고로 채우고, 소리로 또 채우는 꽉 찬 무대다.

1부 전통의 마지막은 장유경 솔로 ‘선(扇)살풀이춤’이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남성춤 느낌이 나면서도 우아한 속살을 기품 있게 드러낸다. 부채에 달린 긴 명주천이 허공을 넘나든다. 독창성 강한 장유경표 살풀이춤이다.

 

시인의 강 중 축제_장유경무용단ⓒ옥상훈

1부 전통은 2부 창작의 첫 문인 ‘축제’로 유유히 흘러간다. 2015년 대구오페라하우스 초연, 2016~2017년 재연된 <시인의 강> 중 ‘축제(祝祭)’. 전통 첫 무대를 ‘승무’로 시작했듯 ‘승무’의 장삼자락과 닮았다고 안무자가 생각한 강. 아름다운 낙동강에 ‘승무’의 서정을 얹어 풀어낸 이 작품은 그래서 더 심연하다. 무대 좌우에서 2명씩 등장해 ‘백색무가(白色舞歌)’로 만개한다. 화려한 축제가 아닌 수수한 축제로 노래하다.

우리춤의 대명사인 부채춤을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에 얹힌 ‘바흐_부채춤’. 첼리스트 구희령 연주에 김현태, 김정미, 서상재 3인무 무대다. 하얀색 의상에 파란색 부채가 도드라져 보인 이 작품은 첼로 특유의 따뜻하고 두터운 질감이 오브제 부채, 움직임 등으로 춤 밀도를 노련하게 높였다.

2부 마지막 작품은 ‘신.가(神.歌)’. 신라 ‘처용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전 부산시립무용단 김용철 예술감독을 비롯해 편봉화, 서상재의 감각있는 움직임이 공간을 철저히 계산하며 리더했다.

전통과 창작 두 파트로 구성된 이번 무대는 전통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상고시킨다. <전통에 대한 경의>는 결국 우리춤에 대한 경의요, 우리춤에 대한 동시대적 문답(問答)이다. 그 현장을 대구에서 목도하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장유경 안무가

장유경  안무가   

계명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장유경무용단 단장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이수자

대구광역시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이수자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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