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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뽑은 요즘노래 ⑪ _조엘라와 김나니의 <난감하네>

기사승인 2020.02.14  19: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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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라

‘난감하네’로 시작해서 ‘난감하네’로 끝나는 노래. 중간은 몰라도 그 처음과 끝은 모든 이가 아는 노래. 심지어 그 재밌는 ‘난감하네~’를 따라 부를 수도 있는 ‘요즘노래’다.

‘난감하네’는 재밌다. 들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런데 좀 궁금하다. 이 노래를 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과연 이노래를 끝까지 다 들어보았을까? 어쩌면 이 노래 첫머리만 듣고도 ‘나 이 노래 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수궁가의 별주부와 토끼 이야기 다 알고 있으니, 굳이 끝까지 다 안 듣더라도 누가 왜 난감한지 다 안다고 대답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든다. 만일 그러시다면, 한번 노래에 집중해 끝까지 들어보시기를 권한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 노래에는 반전이 있다. 죽음을 불사하고 충성을 맹세할 것 같은 별주부, 꼬임에 넘어가 죽을 줄 모르고 수궁으로 향하는 토끼가 아니다. ‘약 구하러 육지에 좀 다녀오겠니? 라고 명을 받자 ‘뭐라고요? 저요? 저보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육지에 나가라고요? 참 난감하네요~’라고 답하는 별주부가 등장한다. 

어찌 어찌 육지에 나와 토끼를 만난 별주부가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다며 수궁 행을 권하지만, 토끼는 옛 애기처럼 넘어가지 않고 단번에 ‘싫다 이놈아~~’ 소리치며 배짱 좋게 튕긴다. 별주부 사정은 딱해졌지만, 다 같이 웃을 수밖에 없는 유쾌한 ‘나나나나나나나나 나~ 난감함’이다. “돈 싫소 명예 싫소 벼슬도 싫소~, 세상에 나가긴 더욱 더 싫소~” 싫은 건 싫다고 분명히 말하는 별주부가 싫지 않다.

처음에는 ‘난감하네’ 가사가 재밌지만, ‘싫다 이놈아’라고 소리치는 부분도 재밌고, ‘난감하네~’ ‘나나나나나나나나~’, ‘자자자자자’, ‘아아아아~’ 등등. 노래 구석구석에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며 흉내 낼 수 있는 중독성 있는 악구들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일까. 이 노래는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교과서도 수록되어 있어, 교사들이 감상곡으로 즐겨 소개하는 곡인데, 수업시간에 이 노래를 들은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찾아듣기도 하고, 어떤 교실에는 자체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국악 곡 중에서 이런 인기를 누린 곡이 흔치않기에 ‘난감하네’ 영상 검색과 거기에 딸린 댓글 읽기도 또 다른 재미다.

 

4학년 6반 한숲이들이 음악시간에 "난감하네" 원곡을 듣고 너무 재미있어서 만든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3E6H0mGQ4kw

 

이런 재미 요소 때문에 이 곡이 발표된 지 십년도 넘었지만, 그 사이에 여러 가수들이 여기저기서 제 맛을 살려 부르고, TV 예능프로그램이나 광고 등에서 쓰임이 많다. 어떤 이들은 이노래를 ‘CF 송’으로 알고 있을 정도다. 그러니 발표된 지 좀 된 노래라 하더라도 ‘요즘노래’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는 않다. 더구나 최근 몇 달 사이에 이 노래에 주목 할 만 한 변수도 생겼다.

첫 번째는 이 노래를 처음 불렀던 조엘라가 TV의 노래 경연프로그램에서 ‘난감하네’의 원조 가수로 호명되면서, 조엘라 이름과 함께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경연에서 조엘라가 부른 ‘님은 먼 곳에’니 ‘어매’에 반한 대중들이 덩달아 ‘난감하네’를 찾아 듣게 되면서, 한동안 이 노래의 주인 역할에서 좀 멀어져 있었던 조엘라가 이 노래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조엘라_프로젝트락

이 노래는 2006년에 결성된 프로젝트 락 그룹이 2007년에 국악방송 주최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경연곡으로 선보였다. 심영섭이 작사와 작곡을 했고, 쟁쟁한 연주자들이 이전의 경향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을 때 조엘라가 보컬로 참여해 ‘대상’ 을 받았다.

2009년에 팀은 ‘에스닉팝그룹 락’이라는 이름으로 제1집 정규음반을 내고 멋지게 활동을 펼치는 듯하더니 음원만 남기고 해체되었다. 곡은 여전히 불리었지만, 노래가 확산될 수 있는 동력도 사라져 늘 아쉬웠고, 드문드문 ‘이 노래 불렀던 조엘라는 요즘 뭐할까’ 궁금했었다. 2018년 국악방송 ‘콘서트 오늘’에서 심기일전한 조엘라를 만났고, 뒤이어 온 나라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노래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소식을 듣는다. 조엘라가 앞으로 무슨 노래를 부르든 분명한 것은 그의 성장과 함께 ‘난감하네’의 지명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ethnic pop 그룹, 프로젝트 락 뮤직비디오 - 난감하네

https://www.youtube.com/watch?v=YVDw265N8aw

 

김나니

다른 또 하나는 2019년 말에 나온 새로운 버전의 ‘난감하네’의 뮤직 비디오다. 

이 노래의 원작곡자인 심영섭이 새롭게 편곡하여 '커먼그라운드'라는 그룹과 협업하여 음악을 연주하고,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노래를 불러 ‘김연아 닮은 꼴 국악인’으로 이름을 알린 김나니가 노래를 불렀다. 원곡 탄생 이후 십여 년 만에 리메이크한 이 노래를 김나니가 ‘내 노래’처럼 부르는 걸 보고 들으니 산뜻하다. 

조엘라의 ‘난감하네’와는 많이 다르다. 작곡, 작사자이자 프로듀서인 심영섭씨는 이번 작업에서 해외 팬들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원곡과 악기 편성도 다르고, 리듬도 다르고, 악곡의 구성도 다르다. 그동안 김나니가 혹시 남의노래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 이번 새 노래로 부채감에서 완전히 벗어났을 것 같다. 2019년에 새로 탄생한 ‘난감하네’의 새 길도 멋지게 열리기를 응원한다.

김나니와 X커먼그라운드

국악방송 뮤직비디오 – 김나니X커먼그라운드

https://www.youtube.com/watch?v=d3zr6LUO6Fs

 

 

 

송혜진(숙명여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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