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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 뽑은 요즘 노래⑥ _안정아의 <꽃이 있다>

기사승인 2019.07.18  06: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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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아

안정아 노래는 언제, 어디서나 반갑다. 옛 노래, 요즘 노래, 아이 노래, 어른 노래 할 것 없이 맑고, 착하고, 수수하고, 착한 감성을 담은 목소리로 부르는 그이의 노래가 참 고맙다. 힘 하나 안들이고 숨 쉬듯 불러주는 안정아의 노래는 ‘잘 들어봐달라’는 부탁보다 ‘그냥 맘 편히 기대 보시라’는 권유처럼 들릴 때 더 좋다. 그 노래 목소리 한 자락을 잡고, 잠깐 몸에 힘 빼고 생각 뭉치들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숨을 고르다 보면 저절로 마음 고요에 이르게 되니 ‘소리 명상’이 따로 없겠구나 싶다. 안정아씨가 지난달에 싱글음반으로 발표한 <꽃이 있다>(안정아 작사․작곡․노래)도 그렇다.

음반 '꽃이 있다'

 

 

꽃이 있다 꽃이 있다

꽃이 피어있다

꽃이 있다 꽃이 있다

꽃이 하나 피어있다

꽃이 있다 세상에

많고 많은 꽃 중 유일한 꽃

추운 겨울 긴긴날을 견디고 자라난

소박한 아름다움이

꽃이 있다 꽃이 있다

꽃같이 어여쁜 소녀가 서 있다

궂은 비바람 견뎌낸 아름다움이

꽃이 있다 꽃이 있다

꽃같이 어여쁜 소녀가 서 있다

푸른 숲속 꽃이 하나 피었다

 

몸이 원하는 제일 편한 자세로 앉아서 무한 반복으로 이 노래를 들었다. 정가 스타일 노래에 어울린 서양악기의 조화로운 울림이 마치 깊은 숲속 바람처럼 일렁이며 다가와 맴도는 듯 하다. 아마도 올 여름에 마주치는 이들 중에 머리가 복잡해 피곤하다는 이들을 만나면, ‘잠시 이 음악 같이 들으며 멍하게 있어 보시자’는 권유를 자주 하게 될 것 같다.

 

안정아의 최근 프로필을 보니 직접 노랫말도 짓고, 노래도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라고 한다. 어릴 때는 동요를 잘 불렀던 스타였고, 국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정가를 전공했다. 널리 알려진 <꼬마버스 타요> 주제가, 가수 김현철과 함께 부른 “Love is”를 불렀고, 국악방송의 로고송 “사랑해요 국악방송”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가곡 이수자로서 시조와 가곡도 잘 부르고, 다양한 유형의 무대에서 정말 여러 가지 창작 노래들을 불러온 실력자다. 어떤 노래든 현장에서 그녀의 존재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류시화 시인의 <여섯줄의 노래>는 안정아의 대표곡 이미지가 강하다.

 

너의 눈에 나의 눈을 묻고

너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묻고

너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묻고

말하렴, 오랫동안 망설였던 말을

말하렴, 네 숨 속에 숨은 진실을

말하렴, 침묵의 언어로 말하렴

 

프로젝트 그룹 ‘시로(詩路)’에서 2009년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이 곡은 구성도 좋았지만 보컬 안정아의 개성 있는 음색과 정가 창법으로 해석된 시의 느낌이 아주 참신하고 강렬했다. 초연 발표 이후 여러 싱어들이 이어 부르고 있어 어렵지 않게 들어볼 수 있는데 그때마다 긴 여운이 맴돈다. 아마도 꽤 오랫동안 살아남아서 요즘노래의 한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 같다. 안정아가 부른 노래 중에서 이 노래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도 좋다. 다른 가수가 부른 것도 들어봤는데 이 시는 안정아 노래로 들을 때 더욱 좋았다.

안정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혼잣말>, <소녀> 등의 단독 무대를 기획하며 새로운 출구를 찾는 듯 했다. 이때마다 나는 객석에 앉아서 그녀가 좀 더 자기다운 콘텐츠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음 작업들을 기다려오던 중 <꽃이 피다>를 만났다. 7월쯤이면 스스로 지어 부른 노래를 담은 새 음반을 내놓겠다고 하니 기쁘고 또 기쁘다.

그리고 6월 말부터 7월까지 국악방송의 <예술가의 백스테이지>에서 박민희씨와 진행을 맡고 있어 그녀를 좀 더 가까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매일 방송에서 그녀를 만나는 동안, 틈틈이 <여섯 줄의 시>, <꽃이 피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를 들으며, 그녀의 새 음반을 기다려야겠다.

 

송혜진(국악방송 사장. 저술가)

 

 

꽃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p-eaIVbLzw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https://www.youtube.com/watch?v=2WxWa9UDWiM

 

 

* 여섯 줄의 시

https://www.youtube.com/watch?v=lfRjFaI3q3A

류시화 시, 차승민 프로젝트 詩路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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