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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Wien)에서의 주말, 전지적 음악 시점

기사승인 2018.12.24  15: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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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명현의 감성회로찾기_비엔나 여행기1

음악가 무덤 입구 WIEN

비엔나 한입

공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요한 슈트라우스 카페, 지면 광고물에 그려진 클림트의 그림들, 시간마다 도시 전체를 감싸는 아름다운 종소리, 모차르트를 내세운 화려한 기념품들. 확실히 빈(WIEN)에 와있음을 느꼈다.

 빈 중심지는 생각보다 그리 넓지 않다. 빈의 유명 관광지들만 둘러본다면 며칠이면 되겠다는 자신감마저 생기게 했다. 우선 빈 중심지에서 가장 눈에 띠는 건축물은 단연코 슈테판 대성당이다. 빈 어떤 곳에서도 그 높이와 규모로 쉽게 볼 수 있으며, 관광객들과 함께 휩쓸려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눈앞에 등장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고딕양식의 정점이며, 높이는 40m에 달한다. 이곳은 모차르트의 결혼식이 열렸던 곳이자, 모차르트의 장례식도 열렸던 곳이다. 

슈테판 대성당

슈테판 성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모차르트가 살았던 곳이 자리 잡고 있다. 모차르트는 평생을 떠돌아다니며 작곡을 했기 때문에, 빈에도 모차르트가 잠시 살던 집이 보존되어 있다. 4층 높이의 건물이며, 1층은 티켓을 판매하는 장소였다. 

 

모차르트 하우스 내부는 모차르트의 외모 변천사가 담긴 초상화, 고민 없이 한 번에 휘갈긴 악보, 익살스런 편지, 자랑스러운 임명장 등 다양한 기록물들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모차르트가 가지고 놀았던 당구대 등 각종 유흥시설들이 보존되어 있는 방도 있었다. 모차르트 하우스의 여러 방을 둘러보면서, 모차르트의 집 내부 구조가 흡사 그의 뇌 구조와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에겐 음악만큼이나 놀이도 무척이나 중요했다. 작업실과 놀이실의 물리적 경계는 모호했으며, 그의 뇌 속에서도 놀이와 음악은 같은 신경을 공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놀이실을 지나, 다시 어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침내 모차르트의 최고 걸작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바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이 탄생한 것이다.

 

베토벤 묘지

이제 빈 중심지에서 발을 돌려 공항 방향으로 향하면, 20km정도 떨어진 곳에 빈 중앙묘지가 위치한다. 오히려 공항에서 빈 중심지로 들어오는 길에 먼저 스쳐간 곳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불멸의 작곡가들도 이곳에 잠들어 있다. 그 대단한 규모만큼 입구는 여러 개였고, 꽃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입구에 줄지어 모여 있었다. 너무나도 방대한 묘지의 크기(실제 유럽 전체 묘지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때문에 관리인에게 음악가들의 무덤위치를 물어봐야 했다. 무덤을 관리하는 직원은 말을 떼기도 전에 모차르트? 베토벤? 이라고 물으며 친절히 위치를 알려준다. 

브람스 뮤지

 

그만큼 이곳에서도 음악가들의 입지는 대단하다. 음악가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32구역에 들어서자마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등서양음악사를 이끌었던 작곡가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내 압도되었다. 지금껏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우리를 벅차오르게 한 주인공들이 한 곳에 잠들어 있다. 숙연해졌고, 그들에게 마음을 담아 헌화하였다. 이들이 남긴 예술작품들의 위대함에 비하면, 꽃 한 송이는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 앞에 한참이나 서 있으며, 여태껏 품어왔던 생각들을 속으로 고백했다. 당신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슈베르트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훔치는 여성 러시아 관광객들, 묘지를 산책하며 즐겁게 음악을 듣는 현지인 등 이곳은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아쉽게도 모차르트의 시신은 찾을 수 없어 이곳에는 비석만 세워져 있다. 그리고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onberg)나 죄르지 리게티(Gyōrgy Ligeti) 등 대중들에겐 낯설지만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작곡가들 역시 이곳에서 같이 숨 쉬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불세출의 작곡가 말러의 무덤은 빈 중앙묘지가 아니라, 슈테판 대성당을 기준으로 반대편에 위치한 그린칭에 있다. 말러의 부인 알마 역시 같은 곳에 있다. 말러 부부는 다사다난한 사연들이 있었지만, 죽어서도 함께였다. 괜스레 낭만적이다. 말러의 교향곡이 언제나 그러하듯이 말이다.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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